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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바나나 -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촌의 눈물과 희망 메시지
손은혜 지음 / 에이지21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서평을 했던 ‘Because I am a Girl’을 계기로 이 책을 서평 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전해 받았을 때 책보다도 먼저 출판사 소개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희는 세상에 모두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책을 만드시는 분들의 참 좋은 마음씨를 먼저 읽고 나니 이 한권의 책을 열심히, 좀 더 열심히 읽어나가야겠다는 결심부터 세우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로 가는 출근길에 쌀쌀함을 달래고자 ‘홍차’ 한잔을 사고 점심식사 후엔 심심한 입을 달래고자 ‘커피’ 한잔과 ‘초콜릿’ 하나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퇴근길에 쇼핑을 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설탕’과 ‘티셔츠’ 한 벌, 그리고 내일 아침에 먹을 ‘바나나’를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와선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세계 소식들을 한귀로 흘려듣습니다. 이런 일상 속에서 우리가 모르는 지구 어딘가의, 누군가의 눈물과 가난이 담긴 무언가를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 얼마나 무관심하게 외면하는지를 우리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홍차와 바나나’- 마치 요리책처럼 달달한 제목을 가진 이 책은 바로 이렇게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혹은 외면하고 있었던 그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이 책은 2011년 현재, 사회부 기자이며 2010년 당시 국제부 <특파원 현장보고> 프로그램 제작팀의 기자였던 지은이가 세 번의 출장길에서 적은 일기를 정리 보강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기자의 눈과 입을 빌려 듣게 되는 전쟁지역과 분쟁의 기록들은 얼마나 사실적이고 적나라할 것인지, 너무 지독한 사실들에 읽는다는 것조차 힘들지는 않을지 시작부터 조금의 걱정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개인적인 여행을 시작하며 이 책을 읽게 된 터라 책 속의 여행을 같이 출발한 듯 한 묘한 설렘과 함께 기자의 하루가 지치고 고될수록 여유로운 여행 일정 속에서 내가 느끼는 고단함 들이 사치처럼 느껴져 묘한 죄책감도 들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덤덤하게 일상을 살아갑니다. 우리의 주변에도 하루하루가 가난과 고단한 절망으로 뒤덮여 있는 이들이 있음을 분명 알면서도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가는 자신의 생활을 ‘평균’으로 생각하고 이 ‘일상’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일상’이 ‘사치’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에서 시작됩니다. 스리랑카에서는 내전의 현실과 사르보다야 대안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홍차재배에 관한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작은 지식으로 대충 알고 있었기에 기자의 취재를 따라 읽으며 가까이서 이 비극을 들여다보는 일이 조금 더 서글프게 느껴졌습니다. 홍차의 재배를 위해 타밀족을 이주시킨 영국, 타밀족 탄압 정책을 내세운 싱할라족, 분리 독립을 외치며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타밀라족, 그리고 이 내전을 뒤에서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도 등의 강대국. 책에 적혀있는 글귀처럼 내전은 끝을 알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져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은 체 지금껏 26년을 이어져 왔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힘겨운 난민캠프 취재를 끝으로 파키스탄에 이르면 탈레반 점령 지역의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앳된 소녀들을 만나게 됩니다. 탈레반 점령 기간 동안 주요 건물이 대부분 파괴되었고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탈레반은 여성 교육을 금지하고 텔레비전 시청을 금지하는 등 일반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막았기 때문에 폭탄테러를 피하기 위해 많은 여학생들이 학교에 갈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딸에게 공부를 시키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있는 리사 어머니와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리사처럼 어떤 위험에도 숨지 않고 학교로 향하는 여자아이들이 그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슬람의 여성 억압적인 문화를 비판하는 사람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P.166 “당신은 이슬람교에 대해 잘못 알고 있어요. 이슬람교는 여성들을 억압하지 않아요. 이슬람교에서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탈레반은 그것을 잘못 이해한 사람들일 뿐이죠. 탈레반을 이슬람교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우린 테러리스트가 아니에요. 우린 평화를 사랑해요. 우린 공부하고 싶고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능력 있는 여성이 되어서 외국에 가서 공부도 하고 이슬람권에 대한 편견도 깨고 싶어요.”
라는 여학생의 대답을 읽으며 ‘이슬람권에 대한 나의 여러 가지 편견을 거둬준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는 기자의 말처럼 저 또한 제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조금 내려놓았습니다.  

그 후 방문한 장수 마을 훈자의 모습은 아마 이 책의 전체 여정 중에서 유일하게 쉬어가는 듯 한 기분을 주는 곳 이었습니다. 다른 곳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들의 고통과 시련에 쉴 새가 없었는데 이곳은 마치 산책을 하듯 편안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p.148. 수십 년째 같은 장소에 같은 시간이 되면 같은 모습으로 풀을 먹이고 있다고 했다. 안 지겹냐고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하나도 안 지겨워요. 다른 삶을 살아본 적도 없고 상상해본 적도 없으니까요. 이게 우리의 삶인 걸요." 그의 대답을 들으며 무릎을 쳤다. 자족하는 삶이 이런 걸까. 삶의 다양한 모습을 알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많이 하며 사는 삶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우리가 보기엔 한없이 단조롭고 지루한 삶이지만 그 속에 그들만의 행복이 있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이다. 나는 이런 삶을 택해 살고 있고,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의 삶을 존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그들처럼 사는 삶을 선택하긴 어렵겠지만, 훈자 사람들의 순수함, 가진 것에 자족할 줄 아는 맘의 여유만큼은 배워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도 기자분의 이야기처럼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그들의 욕심을 내려둔 여유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훈자 마을의 전통은 바로 이곳에 온 사람, 자신과 인연이 된 사람에게 축복을 빌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왠지 도시의 쓸쓸함에 익숙한 저이기에 자꾸만 부러운 부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후 민주콩고에서는 내전 이후 성폭행 피해 여성의 모습과 이 피해 여성들을 위해 세워진 무료 진료 병원인 힐아프리카 병원, 그리고 가해자였던 소년병과 민주콩고 감옥의 성폭행 현행범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혼란 그 자체인 민주콩고의 이야기는 읽는 것만으로도 분노하고 슬퍼하게 됩니다. 다만 이곳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아물게 하고자 봉사하고 있는 이들과 그래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그 희망이 이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그 다음 케냐에서는 아프리카 음악과 그것을 둘러싼 휴먼 스토리를 담으며 전쟁과 그 전쟁으로 상처 받은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싶다는 기자의 목표에 충실한 여정들이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는 바나나 농장에 사는 사람들, 에콰도르에 사는 인디오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으로 이곳에서는 ‘아크로페어’라는 공정무역 바나나에 관한 이야기와 대형 과일유통회사들의 거대 자본, 그리고 착한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기자 분은 과연 착한 자본주의는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스러워하고 이에 대한 해답은 핀란드에서 온 자원봉사자 파밀라의 소비자의 선택과 이 시작을 위해 이미 움직이고 있는 그녀와 촬영진들 로부터 가능성이 있다는 대답과 아그로페어의 총책임자 한스 윌리엄 씨로부터는 좀 더 자세한 가능성과 방향에 대해 듣게 됩니다.

P.331 아그로페어의 총책임자 한스 윌리엄 씨는 착한 자본주의에 대해 “공정한 가격을 매기고, 공정하게 판매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공정하게 나눈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공정무역이지요. 이익을 나눠가질 사람은 다양합니다. 생산자, 수입업자, 상점, 소비자 모두 공평하게 나눠가져야 합니다.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은 자본주의가 아니지요. 이익을 남기고 물건을 팔되 그 과정에서 어느 하나 소외되는 사람이 없이 이익을 나눠 가질 수 있으면 됩니다. 공정무역의 취지가 그것이지요. 이것이 이상적으로 실현되는 사회, 그런 사회가 바로 착한 자본주의를 실현한 사회일 겁니다.”라고 설명해 줍니다. 

이를 마지막으로 위험하고 어려웠던 출장 일정을 모두 끝을 맺고 이 과정을 통해 기자분이 얻은 깨달음은 책에서 두 번에 거쳐 소개됩니다.

p.269 출장길에서 되돌아보며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정리해 본다.
1. 진심은 통한다.
2. 삶의 끝자락에도 희망은 있다.
3. 동료를 믿어야 한다.
4. 약자 편에서 소외된 사람의 편에서 세상을 전해야 한다.
5.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스스로 행복해져야 한다.

p.276 이제까지의 출장길을 돌아보면 아주 여러 가지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은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보자면 크게 이 정도인 것 같다.
하나는 그리도 희망은 있다는 것.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을 것 같은 그곳에 바로 희망이 이었다.
두 번째 '그러니까'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
세 번째는 지극히 개인적인 깨달음이긴 하지만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인 듯 하다는 것.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제가 느낀 부부들을 적는 다면,

결국 모든 일들의 해결방법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다만 욕심에 그러지 않거나, 이득을 위해 그렇게 하거나,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자신의 식으로 해석하여 자신들만의 신념에 갇혀있거나,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들이 어느 순간 목적을 위해 이용하거나, 아니면 지극히 무심하거나…….

이 책을 평하지만 따뜻하고 뜨거운 책입니다. 사이사이 특색을 살린 인터뷰 형식의 내용도 이어지지만 전체적인 진행은 기자의 일기가 토대가 되고 있는 터라 읽다 보면 나 또한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있는 듯, 기자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기자의 취재일정이라 사실과 기록의 구성은 괜찮은 편이나  일기형식인 터라 어떤 사건에 대한 깊고 날카로운 분석은 사실, 저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또 약간 담담한 어투로 생각할 부분을 주는 책을 선호하는 저의 경우 뜨거운 이 책 보다는 짧은 문구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Because I am a Girl’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빈곤, 성, 소수민족, 공정무역 등 세계 곳곳에 감춰진 절망과 그 속에 남겨진 희망을 발견하는 따뜻한 시선의 책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마음에 들어 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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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 절망 속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열다섯 여인들의 이야기
김대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역사 속 여성의 삶을 읽는다는 것은 왠지 좀 더 극적이고 아쉽고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 당시 시대가 가지고 있는 사상과 차별이 주는 시련을 극복하고자 도전하는 삶이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웃음이던 처절한 비극이던 특유의 극적인 힘을 가지고 읽는 이를 끌어당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게다가 근래에는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적는 시도만이 아니라 역사 속에 묻혀있던 새로운 주인공을 찾아내는 시도도 다양하게 이루어져 읽는 즐거움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절망 속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열다섯 여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녀는 예뻤다”는 서적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여성들을 다루기에 등장인물의 새로움은 없지만 누구나 아는 여성을 이 작가는 어떻게 소개해 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책의 시작은 저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부터입니다. 세상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와 같이 아름다운 여자=예쁜 외모를 가진 여자라는 등식을 가지고 살아왔던 저자에게 어느 날 한 운동선수가 예쁜 외모가 아닌 사람 자체가 아름답게 다가오고 아름다운 여자란 무엇인지 정의한 뒤 근 10년 만에 진짜 아름다움과 아름다운 여자란 대체 어떤 여자인지 처음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토로합니다. 그런 고민 끝에 식상한 이야기지만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생각과 새로운 정의 아래 아름다운 여인들이 살아온 그녀들의 삶에 대해 적고자 합니다. 이 아름다운 여인들을 읽는 이에게 소개하면서 저자는 두 가지 이야기를 먼저 덧붙입니다. 하나는 이 여인들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그녀들 역시 우리와 닮은 사람이고 여자라는 것과 두 번째는 이 책이 저자의 부끄러운 연애편지라는 점입니다. “한참을 뒤적인 그녀들의 삶은 아름다움에 닿기 위한 투쟁을 연상케 했다. 그것은 흡사 꽃의 싸움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싸움의 흔적을 맴돌던 나는 꽃향기에 취했고, 그 향기에 이끌려 결국 사랑에 빠졌다. 말하자면 이 책은 수년 전 시작한 고민의 결과물이자, 그녀들을 사랑한 남자의 몰래 쓴 연애편지이다. 연애편지란 내밀한 고백과 부끄러운 문장들의 집합니다. 기왕 공개된 것이니 모쪼록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무언가 유익함을 얻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삶이 무엇이고, 아름다운 여자란 어떤 여자인지, 세상이 못 박은 답이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길 바란다. 또 그녀들처럼 자기만의 빛나는 이야기를 앞으로 쭉 써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 책의 시작 부분에 적혀있는 저자의 이 글은 책의 시작점과 책을 통해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 또 책이 저자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되어졌기에 이 부분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습니다.  

책은 연애편지답게 전체적으로 알록달록 합니다. 사이사이 그림이 있거나 사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노란 표지와 한 여인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마다 등장하는 진한 분홍색(핫 핑크색)의 내지, 한쪽에 그려진 등장 여성의 그림과 책 사이사이 표기된 분홍색 글귀들이 이 책이 연애편지답게 느껴지는 귀여운 부분입니다.

책의 구성은 위 글에 적은 저자의 소개 글을 시작으로 도전-마릴린 먼로, 다이앤 아버스, 에스티로더/의지-프리다 칼로, 리제 마이트너, 나혜석/ 열정-이사도라 덩컨, 오리아나 팔라치, 마리아 칼라스/ 헌신-조피숄, 레이철 카슨, 전산초/ 사랑-김만덕, 오드리 헵번, 이방자 를 등장시키고 마지막으로 연애를 끝내는 저자의 마침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대부분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과 이야기가 익숙한 만큼 바로 책 소개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느낀 전체적인 평을 적고자 합니다. 책의 장점은 연애편지처럼 적당히 달달하고 쉽고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듯 한 무게의 책이라는 것입니다. 어렵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의 삶에서 그녀들이 했던 노력부분을 중심으로 짧게 짧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아쉬움이라면 너무 익숙한 책이라는 점입니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외모가 전부는 아니다 라는 저자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처럼 좋은 이야기지만 너무 익숙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소개 글에 적혀있듯 “명단만 슬쩍 보면 시큰둥할지도 모른다. 나와는 다른 잘난 여자들의 자랑만 잔뜩 늘어놓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다. 자신하는데 그렇지 않다. 여기 실린 이들 모두 특별한 존재 이전에 보통의 여자였다.”라는 글처럼 그녀들이 보통의 여자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해 한 삶에 대한 노력에 중점을 맞추어 책을 이끌고자 했다는 점은 알겠으나 각각의 여성의 삶을 자세히 다루지 않고 한 부분을 부각시키고자 했을 때 그 부분에 대한 새로운 시도나 충실함이 부족한듯하여 오히려 내용의 익숙함이 읽는 이를 시큰둥하게 만드는 아쉬움을 져버릴 수가 없습니다. 또한 저자의 연애편지라서인지 오리아나 팔라치의 경우 약간 인물의 긍정적인 면 외에 다른 부분도 작게 다루고 있지만 대부분 인물을 적어나감에 있어 양면보다는 한쪽 부분을 많이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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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use I am a Girl - 가난한 나라에서 여자아이로 산다는 것
플랜 제팬 엮음, 선현우 옮김 / 에이지21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일상적으로 읽는 책에 비해 참 얇고 작은 책입니다. 기존의 책들에 익숙한 탓인지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너무 작고 얇은 크기에 조금 놀랐습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많은 사진들과 함께 짧고 간단한 몇 가지 문구만이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책장을 우수수 넘겨서 훑어보았을 때는 이 ‘적음’이 참 아쉽게 느껴졌는데 한 장 한 장 읽기 시작하자 그 ‘비어있음’이 생각을 ‘채워 넣는’ 자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책은 개발도상국에 태어난 여자아이에 대한 책입니다. 책의 첫 페이지에 실린 ‘가난한 나라에 여자이이로 태어난다는 것 - 그것은 가혹한 하루하루에 도전하는 것이다.’라는 글귀처럼 이 책 속에 여자아이들은 차별과 폭력에 고통 받으며 가난과 학대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책은 Girls’ Stories Episode 1 South Asia 마니샤의 결혼, Girls’ Stories Episode 2 West Africa 전장의 리타, Girls’ Stories Episode 3 South Asia 매춘부 사미타, Girls’ Stories Episode 4 South America 마리아의 결심, Girls’ Stories Episode 5 West Africa 아와의 희망 의 순으로 구성되어 여자아이의 가치, 납치되어 소녀병으로 살아가는 여자아이들의 삶, 인심매매 등으로 위협당하는 여자아이들의 성,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여자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지막으로 여자아이들에게 교육을 함으로서 높일 수 있는 생존율과 경제력을 통해 차별에 의해 잃어버리고 있는 여자아이들의 힘에 대해 적으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책 속 여자아이들이 겪어야 했던 잔인하고 추악한 현실들은 ‘아이’는 물론 ‘여자’ 뿐만이 아닌 ‘인간’으로서는 내몰리지 말아야 했던 삶들입니다. 그러나 가난과 차별은 과거에도 그래왔듯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에게서 교육의 기회를 빼앗고 미래를 망가뜨리며 잔혹하게 굴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 더욱 이 작은 책을 무겁게 만듭니다.

하지만 77쪽부터 이어지는 마리아의 결심은 고된 그들의 삶을 지켜보고 있는 우리에게 작은 희망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여자아이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의지를 가진다면. 마리아는 이 기회를 학교에서 발견했다. 공부하는 마리아를 응원하는 것은 어머니뿐이다. 지금 당장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5년 후, 10년 후.... 아니, 마리아가 할머니가 되었을 즈음에야 뭔가 바뀔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이 마을의, 이 나라의 여자아이들이 더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말이다. 그래서 마리아는 오늘도 학교에 간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어머니와 마리이지만 어머니는 설령 조금의 가능성일지라도 딸의 삶을 위해 마리아의 공부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의 생활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조개를 줍던 아와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단체의 교실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자신만의 재봉소를 시작하고 예전의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지원한다는 글을 통해 작은 도움이 이들의 삶을 얼마나 눈부시게 만들 수 있는지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이 책 속의 사진들은 대부분 슬픈 눈을 하고 환하게 웃는 여자아이들의 모습입니다. 한편에 적힌 고된 현실이 그 사진 속 웃음을 더욱 서글프게 보이게 만듭니다. 이 책은 여자아이들이 살고 있는 절망과 그럼에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과 우리의 작은 도움이 그들에게 어떤 미래를 선물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을 차례대로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여백에 채워 넣은 나의 생각과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적혀진 이 책의 내용으로 인해 더 이상 작고 얇은 책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적힌 “이 책의 판매금액 중 일부는 플랜코리아에 기부되어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지원하는 활동에 쓰입니다.” 라는 문구가 이 책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고통 받는 여자아이들을 위해 소홀함도 아쉬움도 없이 쓰이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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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21 2011-09-0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세상에 꼭 한 권은 있어야 하는 책을 만드는 곳, 에이지21 출판사의 홍보팀장 정우성입니다.

먼저 Because I am a Girl(이하 비코즈)에 대한 좋은 서평을 써주셔서 감사 인사드립니다.
저희 기획의도를 정확히 짚어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

<절망너머 희망으로>라는 책 또한 <비코즈>와 같은 여성인권에 대해 다루지만 풀어내는 방법은 정반대인 책입니다.
<비코즈>가 담담하게 써내려간 한 편의 시라면, <절망너머 희망으로>는 울분에 찬 언론기자의 현장고발 기사라고 할까요?
기회가 된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홍차와 바나나>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KBS현직 여성기자가 저희 <절망너머 희망으로>를 읽고 깨달은 바가 있어 세계 6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취재한 에세이입니다.
현장의 슬픔과 부조리함, 희망과 용기를 통해 결국은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동참을 차분히 호소하는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 또한 아프리카 무료 병원인 '힐아프리카'와 세이브더칠드런에 인세가 기부됩니다.

이 책을 보내드리고 서평을 부탁드리려고 하는데 어떠신지 문의 드립니다.
링크를 보시고 흥미가 있다면 메일 eiji2121@naver.com으로
책을 배송 받을 주소와 성함, 전화번호(택배용)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서 소개 링크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095887

책은 9월 15일 전후로 발송되며, 책을 받으신 후 10일 이내로 서평을 작성하셔서
블로그(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등) 1곳, 온라인서점(교보,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1곳에 올리시면 됩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ome Cafe : 파스타 집에서 만나는 라퀴진의 카페 요리 3
라퀴진 지음 / 나무수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홈카페 3을 선택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홈카페 2를 통해 얻은 만족감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 시기부터 비슷비슷한 테마를 가지고 쏟아지는 요리책들이 자신이 내세운 테마조차 만족시키지 못하고 내용에서조차 유사한 목록을 나열하는 것에 머무르는 일이 많은 터라 요즘 들어서 마음에 드는 요리책을 구하는 일이 참 어렵습니다. 물론 홈카페 요리책 또한 마법의 요리서는 아닙니다. 아마 읽으신 분들 중에 요리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끼신 분들도 있을 수 있고 요리의 범위가 너무 좁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신 분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마음에 드는 요리책으로 이 책을 꼽는 것은 자신이 내건 테마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홈카페 시리즈 중 홈카페3의 테마가 파스타라는 것을 보곤 개인적으로 꽤 기대를 하면서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파스타라는 요리는 어떻게 보면 종류가 참 적은 것 같으면서도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요리이며 개인의 기호에 맞추어 개성을 줄 수 있는 요리라서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가끔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무난한 메뉴를 나열해 놓은 식당의 파스타보다 취향과 기분에 맞추어 집에서 만들어 낸 파스타가 요리기술에선 부족하지만 더 시선을 끄는 요리로 탄생할 때도 종종 있는 재미있는 음식입니다.

매번 홈카페 시리즈를 볼 때마다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초부터 충실히 시작하며 기초 소개부분이 꽤 괜찮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책에서도 책의 첫 장에 ‘요리하기 전에’라는 부분을 두어 계량컵과 계량스푼을 사용하는 법부터 파스타를 삶을 때, 채소나 허브, 고기, 생선, 해산물, 치즈 등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먼저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재료와 도구 설명 외에도 ‘파스타 생면 만들기 부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생면 기본 반죽법외에 고추맛 탈리오리니나 라자냐, 단호박 뇨키, 아뇰로티 등을 소개 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파스타 요리법에 들어서기 전 ‘맛있는 파스타를 만드는 10가지 방법’으로 ‘1.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2. 파스타 삶는 물의 소금 농도를 잘 맞춘다. 3. 파스타 삶는 시간을 정확하게 지킨다. 4. 파스타가 익는 때와 소스가 완성되는 때를 잘 맞춘다. 5. 파스타 삶는 물은 버리지 않는다. 6. 엑스타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한다. 7. 불의 세기를 잘 조절한다. 8. 프라이팬에 재료 넣는 타이밍을 잘 맞춘다. 9. 크림소스는 천천히 약한 불에서 요리한다. 10. 소스와 파스타의 궁합을 맞춘다.’를 설명한 것도 파스타라는 요리에 들어서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조언을 먼저 던져준 것 같아 좋았습니다. 책은 olive oil, tomato&rose, ragu&pesto, cream&cheese 로 나누어져서 파스타 요리법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깻잎 페스토 차돌박이 카펠리니, 등갈비 마카로니 수프, 삼겹살 탈리올리니, 주키니 탈리올리니, 열무 오레키에테 등의 요리법이 새로워서 책갈피를 넣어두었습니다.

전체적인 책을 평하자면 요리책으로서는 여전히 후한 점수를 받을만하다고 생각되어지지만 홈카페 시리즈 중에서는 중간정도의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소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요리법을 책의 테마에는 충실하도록 구성하였지만 레시피 자체가 새롭다거나 재료 조합이 신기하다는 느낌을 주는 메뉴는 적었습니다.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려 욕심을 내다보면 테마는 파스타이나 구성내용은 이태리 요리가 될까봐서 단호하게 선을 정하고 파스타에 집중한 듯한 모습이 보여 좋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파스타라는 한 가지 음식을 중심으로 한권을 책을 만드는 것이 조금 어려웠나 하는 생각도 드는 책이었습니다.  

이제 파스타 만들기에 첫 발걸음을 시작하여 여러 파스타 요리에 도전하고픈 요리 새내기들에게는 괜찮은 파스타 요리책일 것 같고 여러 책을 통해 파스타요리를 어느 정도 접한 주부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을 주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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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남친
아리카와 히로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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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서 왠지 분홍색 솜사탕 같은 이야기를 읽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된 책입니다.

‘아리카와 히로’라는 작가의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지만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라는 책이 니노미야 카즈나리 주연의 ‘프리타 집을 사다’라는 드라마로 일본에서 방영되어 좋은 평을 얻었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큰 걱정 없이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도 역시 보지는 못한 터라 이 작가가 어떤 분위기의 소설을 적는 것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어 불안 불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 책을 간단히 평한다면 ‘분홍빛 라이트 노벨’이라고 적을 것 같습니다.

역자 후기에 적혀있듯 일본에는 ‘라이트 노벨’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주로 10대, 20대 연령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면서 판형이 작은 문고판에 만화풍의 일러스트를 곁들여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경향의 소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물론 고래 남친의 경우 하드커버에다 일러스트도 없고 30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책이지만 작가의 말처럼 ‘어른을 위한 라이트 노벨’이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어리거나 유치한 사랑이야기는 아닌 적당히 현실감 있고 30대쯤에 한번쯤은 해 보았을 연애 푸념을 적은 책이지만 확실히 일반 문학소설보다는 내용의 무거움이나 짜임새가 가볍고 달콤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책을 읽는 동안 책장을 다시 넘겨 앞부분의 내용을 확인하다던가 깊게 구절을 되풀이 한다던가 하는 신중한 기분보다는 가볍게 책장을 살랑살랑 넘기며 달짝지근한 이야기들을 친구의 수다를 듣듯 읽어 넘긴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인 ‘고래남친’은 미팅에서 해상자위대인 잘 생긴 남자의 잠수함이야기를 듣고선 무심결에 ‘잠긴다’와 ‘고래’라고 표현한 그녀에게 센스 좋은 여자의 직격탄에 맞았다며 교제를 신청하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잠수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반하게 되는 내용이 주가 아닌 그렇게 시작한 연애가 얼마나 고단한지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잠수함 승조원인 남자친구와 일정도 기밀이고 연락도 되지 않고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는 연애는 아슬아슬하고도 달달하게 이어지는데 제목으로 내 세운 이야기인 만큼 달착지근한 연애이야기가 꽤 괜찮습니다. 그 후에도 ‘롤아웃’이나 ‘국방연애’, ‘여친은 유능해’, ‘탈책엘레지’, ‘파이터 파일럿 그대’까지 남자주인공이나 여자주인공 한 쪽이 자위대 이거나 등장하는 주인공 모두가 자위대인, 말 그대로 자위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군의 젊은 대원들을 다룬 사랑이야기는 많지 않아서 인지 왠지 낯설고 묘한 느낌 이였습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 모두가 작가 후기에 작가가 적었듯이 ‘나잇살 먹은 어른은 활자로 된 달착지근 러브로맨스를 좋아하면 뭐 안되나! - 활자로 된 달착지근 러브로맨스가 좋아 죽겠는 걸 어쩌냐고’라는 글처럼 정말 주인공들의 달착지근한 사랑이야기가 연속입니다.

하지만 저는 왠지 그 중에서도 가장 풋풋한 느낌을 주는 ‘탈책 엘레지’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이야기도 살짝 살짝 주인공인 키요타와 요시카와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어리고 풋사랑의 연심에 어쩔 줄 몰라 할 위태위태한 나이의 어린 신입 대원들이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탈책하는 과정에서 미수로 붙잡혀 그런 시기를 거쳐 온 상급자의 씁쓸한 추억을 들으며 위로 받는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내 사랑이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처럼 느껴지는 풋풋한 시기를 지나 그 시기를 한참 내 달리고 있는 신입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마음을 추스르게 하고서는 자신의 추억에 다시 한 번 씁쓸한 웃음을 지을 때쯤 시작되는 차분한 로맨스도 이 이야기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봄이라 솜사탕 같은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 친구의 수다처럼 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좋은 책입니다. 가볍고 쉬운 말랑말랑한 이야기들이지만 때론 무거움보다 그저 달콤한 케이크 같은 책도 읽고 싶은 법이니까, 그럴 때 생각날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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