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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 - 미국 독립 전쟁부터 걸프전까지, 전쟁의 승패를 가른 과학적 사건들
박영욱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2월
평점 :

전쟁은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전쟁의 뒤에는 항상 과학이 있었습니다.
국가적 총 역량이 집중되는 전쟁의 시기 과학 또한 발전할 수 있었고 그렇게 과학이 전쟁에 개입하게 됨에 따라 과학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바뀌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전쟁과 과학을 한꺼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전쟁사와 과학사 모두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세계 패권을 뒤흔든 24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연표에서 한 눈으로 시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진이 실려있기 때문에 보다 흥미롭게 책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과학자들이 지금과는 다른 위상이었습니다.
예전 학교에서 배울 때, 화학의 경우에는 연금술사처럼 여겨지던 것이 원소 주기율표가 나온 이후로 학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과학이 미신이나 종교적 영역에서 벗어나 학문적 영역으로 인정 받기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 전이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권력자들은 과학의 영역이 국가 경영과 군사력 강화에 쓸모가 있음을 깨닫게 되고,
본격적으로 과학자들이 전쟁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게 됩니다.
물론 모든 과하적 발견이 전쟁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결정적 장면들은 분명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패권을 뒤흔든 것이 분명하며,
이를 통해 현대 과학 기술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전쟁의 역사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에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역사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해전을 꼽을 때에도 빠지지 않은 나폴레옹의 트라팔가르 해전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영국의 트라팔가르 해협에서 영국 해군 대 프랑스-스페인 연합 해군의 결전이 벌더지던 순간.
함선 수적으로 불리한 영국 해군에는 그 함대를 이끌던 넬슨 제독이 있었습니다.
넬슨은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에 비견되는 인물로 워낙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이 부분을 읽어 보았습니다.
넬슨은 단 한 척의 함선도 잃지 않고 더 많은 프랑스-스페인 연합 해군을 물리쳤습니다.
이처럼 의기양양하던 영국 해군이었지만 와신상담한 프랑스가 증기기관을 동력원으로 하는 나폴레옹 함을 진수하여 초기 철갑선의 모델을 보여줍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영국군은 신형 아가멤논 함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재래식 목제 범선의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방호용 철갑을 장착한 철갑형 범선이 나오고,
철갑의 무게 때문에 둔중해진 배의 기둥성을 보강하기 위해 추진력이 강한 증기기관 엔진의 개발과 개량이 이뤄졌으며,
이런 새로운 군함과 무기 체계의 등장으로 전에 없던 해군 전술과 작전 개념이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간단 명료하면서도 명확하게 서로가 서로에 대적하기 위해 만들어 낸 함선을 보고 있으니,
과학사는 물론 전쟁사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근대적 전함이 출현하기까지의 이야기로 내용을 확장하고 있으며,
자연스레 정부나 군, 군수 산업계 사이 유무형의 결합을 통한 방위 산업의 주요 특징과 본질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단편적으로만 생각하고 알고 있었던 관련 내용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들어보니,
편협했던 제 생각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어 의미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 영화로 나오면서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오펜하이머의 맨해튼 프로젝트 관련 내용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1942년부터 1946년까지 약 4년간 수행되며 예산 20억 달러, 현재 가치로 약 45조원, 총 고용 인원 13만명이라는 역사상 단일 규모 최대의 초거대 사업이었던 맨해튼 프로젝트는 국가적 역량이 총 집중되는 전쟁의 시기에 과학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영화와 원작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 봐도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과학자들과 인재들이 적절히 균형을 맞춰 최적의 효율적 분담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거둬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자폭탄 투하 이후 국방과 군사 전력이 새롭게 쓰여지며 압도적 군사력으로 상대를 억제시켜야 한다는 안보 전략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울러 미국과 소련의 강대 패권 경쟁과 냉전 시대가 도래하게 됩니다.
핵 무기는 물론이고 냉전 시대는 우리의 상황과도 많은 관련이 있기에 다시 한번 새겨볼 필요가 있었던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전 세계에서 핵탄두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 살고 있음에도 핵 위협에 대한 현실 인식 수준은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저자는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흥미로운 전쟁과 그 속의 과학사 24가지를 들여다보니, 단순히 역사나 과학사 하나만 들여다 볼 때와는 달리 더 빠져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내용을 보다 심층적으로, 그 발단부터 체계적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다보니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더불어 과연 전쟁자 속에서의 과학의 역할이 과연 윤리적 가치 판단, 옳고 그름의 판단 영역이 될 수 있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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