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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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수식어가 있는 자연주의자, 5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북극을 포함해 초원, 사막, 섬 등 80여 개 나라를 탐사하고 수많은 저서를 펴낸 저자의 소개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지구상에서 여전히 미지의 땅으로 불리는 북극, 그런 북극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벗겨내고 진정한 북극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크게 9개의 장으로 나눠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1장에서는 우리의 시간 개념을 고려할 땐 불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적은 위치 이동을 보여주는 북극성의 의미를 짚어 보며 시작합니다.

여기서 이야기를 확장하여 그리스 신화나 유럽 북구 신화에서 북극이 어떻게 묘사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에서 시작하여 천천히 깊이있는 내용으로 전개하는 방식은 이 책의 큰 매력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이런 전개는 호기심 유발은 물론이고 쉽게 시작하는 것 자체가 두꺼운 책이 주는 허들을 낮춰주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1장에서는 기본적인 북극에 대한 정보들을 알려주니 이 부분을 통해 북극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의 상식으로는 특이한 북극 동식물 생태계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북극의 동식물을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장에서는 사향소, 3장에서는 북극곰, 4장에서는 일각고래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굳이 이 책을 분류하자면 과학 에세이나 동물 생태학이라기보다는 인문 교양이나 인문 에세이라 불러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기 2장~4장을 읽어보면 여느 과학 에세이나 동물 생태학을 다룬 책들보다 더 깊이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해당 동물에 대한 내용은 물론이고, 깊이있는 이야기까지 전해주기 때문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유익한 내용이었습니다.

과학적 지식이 거의 없더라도 충분히 읽으면서 따라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부분도 느껴졌고,

무엇보다 단순 과학적 내용만을 줄기차게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사람들의 삶이나 인문학적 접근을 유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해당 동물들이 서양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동양에서는 어떻게 대비될 수 있는지를 과거로부터 유추해내는 방식도 이 책의 깊이를 더해주는 전개라 생각했습니다.  


5장에서 소개하는 동물의 신비 중 하나인 대이동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25만 마리의 흰기러기가 길이 1.2km, 폭 400m가 넘는 떼를 지어 물 위에 떠 있는 장관을 설명할 때에는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설명하는 내용들 또한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간 중심의 사고로는 결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동물들만의 환경, 배경, 습성, 리듬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감탄을 자아내는 동물들의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6장에서는 빙하, 오로라, 화이트 아웃과 같은 북극 특유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학창시절 과학 시간에 그 원리를 배웠음에도 여전히 신비롭고 아름다우며 낭만적으로 보이는 오로라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오로라가 둔한 휙휙 소리를 낸다거나 커다란 깃발이 흔들릴 때나는 휘파함 소리와 탁탁 소리 같은게 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오로라 볼 기회가 생긴다면, 꼭 그 소리까지 온전히 느껴보겠노라 다짐했습니다.

7장과 8장의 주제인 땅과 항로 또한 북극 특유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9장에서는 북극 탐험, 그 속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단편적이고 몇몇 유명 탐험가들에 대해서만 알았던 북극 탐험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서 더 풍부하게 들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렇게 살펴본 것보다 이 책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북극이나 북극권과 지리적 거리나 한계가 있다보니 그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고, 그와 관련된 역사는 물론이고 배움 자체도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북반구의 북쪽에 위치하여 보다 북극이나 북극권과 가까이에 있으며 그에 대한 관심이 예로부터 많았던 이들에겐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을만큼 더 많은 이야기가 축적되어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니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었고, 자연스레 이어지는 깊이있는 내용으로 빠져들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단순히 북극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버리고 북극에 대해 하나 더 알게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북극의 고유한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북극에 접근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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