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할 수 있고, 그러함으로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어 새삼 감사하다.


하지만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행복했나? 두 음절 단어로 삶 전체를 요약하겠다며, 삐걱거리는 참 요상한 단어를 만들어내지 않았나....143p

사는 동안 내내 사람들이 혜택을 안겨주었다고, 자신이 바라지도 않은 혜택을 안겨주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220p










오, 여자들은 결혼을 두고 얼마나 공연한 법석을 떠는지! 그녀가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일평생 여자들이법석을 떨 만한 일이 결혼과 그 결과물밖에 없으리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그녀가 속으로 덧붙였다.  - P136

아주 고통스러웠지만 슬레인 백작부인은 자신이 확신을 가지고 한 행동임을 알았다. 예전에 피츠조지도 빛을 저버린 죄를 지었다며 그녀를 책망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문득, 어떤 깨달음의 순간에 그녀는 피츠조지 씨가 어째서 막대한 유산으로 자신을 유혹에 빠뜨렸는지 이해했다. 그것은 단지 유산을 거부할 힘을 끌어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유산을 주었다기보다는 자신에게 충실할 기회를 준 것이었다. - P237

이 아이는 예술가이고 원하는 길을 가야 했다. 세속의 보상을얻고 그것을 누리거나 악의에 상처받고 받은 그대로 돌려주면서 세속의 일을 해나갈 사람들은 넘치도록 많았다. - P247

"고인 앞에서는 적어도 모자는 벗으셨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기댈 관습을 피신처 삼아 그녀가 고셰런 씨에게 말했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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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자기 인생을 흐리멍덩하게 만드는 실수에 잘들 빠지는데, 그래봐야 좋아할 사람도 없어요...108p






흐리멍덩한 건 질색이에요. 대부분 자기 인생을 전부 흐리멍덩하게 만드는 실수에 잘들 빠지는데,
그래봐야 좋아할 사람도 없어요. 본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타협이란 무효의 숨결이에요. 살면서 다른 사람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이 아무리 잦을지라도 수많은 사람을 약간씩 기쁘게 하느니 한 사람을 아주 기쁘게 하는 게 낫다는 것이 내 철칙이었어요. 감정을 상하게 한 일이 정말 많았지만 후회스러운 경우는 없어요. 지금 이 순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옳다고 믿어요. 인생은 금방 지나가요, 백작부인. 그러니 힁하니 지나갈 때 그 꼬리라도 붙잡아야죠. 어제나 내일은 생각해봐야 아무 소용없어요.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어떻게 될지모르니까요. 오늘조차 불확실한데 말이죠. - P108

트라우트 씨와 고셰런 씨와있으면 아주 편안했다. 빅트라우트 씨에게는 이율과 세금을구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해도 전혀 창피하지 않았다. 고셰런 씨에게는 볼트와 암페어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상대는 굳이 설명하려하지 않았다. 설명하려다 곧 그만두고는 그냥 자기들이 알이서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그녀는 그렇게 하라고 했고, 그들이 신뢰를 저버리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 P115

다시 한번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계획하고고군분투하는 활동적인 삶, 그런 거짓된 일에 맞서 차분하고사색적인 모든 것을 위해 살 텐데. 그래, 거짓된 일이지. 주먹으로 평소와 달리 기운차게 반대쪽 손바닥을 치며 그녀가 외쳤다. 그러다가 스스로를 바로잡으려 애쓰며, 혹시 이것은 그저 부정성의 신조, 삶의 부정인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어쩌면 활력이 충분치 않다는 사실의 고백일 수도 있고, 그렇지만그게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색을 통해 또한 자신이 원했지만 포기해야 했던 그 하나의 천직을 좇으며 온갖 활동과 결과로 만사를 계산하는 자식들보다 더욱 진실하게 행복한 삶을꿰뚫을 수 있었으니까.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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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어머니가 지난 세월 내내 사랑스러운 보살핌이라는 가림막 뒤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삶을 살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이디스의 머리속에서 서서히 떠올랐다. 얼마만큼 지켜보았을까? 알아챘을까? 비판했을까? 쌓아놓았을까? .....60p

슬레인 백작부인은 스스로 했던 다짐을 떠올렸다. 완벽한 한가로움을 지니기 전까지는 기억이 하염없이 풀려나게 두지는 않겠다는 다짐이없다.....73p

묘하게 부자연스러운 그의 어휘에 경기병이었던 버트라우트 씨의 모습이 떠올라 좀 우스웠지만 슬레인 부인은 그런 감정을 내비치지 않도록 조심했다. 그에게 군인으로서의 야망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은 쉽게 믿을 수 있었다. 그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두서없이 이어지는 대화가 그녀로서는 처음 맛보는 호사였지만, 그래도 실질적인 절차는 일깨워줘야 했다.....86p














노년을 맘껏 누리며 살 거야. 손주들은 됐어. 걔들은 너무 어려. 다들 마흔다섯도 안 되었잖아. 중손주도 마찬가지야, 증손주는 더하지. 뭔가를 하는 것에 그냥 만족하지 못하고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꼭 알아야만 하는 정력적인 젊은이는 원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오는것도 원하지 않아. 그 가련한 것들이 안전하게 생을 마감하기까지 얼마나 끔찍한 수고를 들여야 할까, 그런 생각만 떠오를테니까. 다 잊어버리고 싶다. 태어난 날보다 죽을 날에 훨씬더 가까운 사람들이 아니라면 내 주변에 두고 싶지 않구나. - P59

그녀의 간청에 한번은헨리가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난 수지 균형 따지는 거래 장부식으로 사고하는 사람들과는 어울리기가 힘들어." 그에 슬레인 백작부인은 한숨을 내쉬며, 그건 그렇다고, 러비니어가 불쌍한 윌리엄의 천성에 얼마간 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그에 슬레인 백작은 이렇게 대꾸했다. "해를 입혀? 둘이 똑 빼닮았는걸." 그로서는 쏘아붙이는 대답이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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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대 슬레인 백작인 헨리 라이얼프 홀랜드는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대중이 그를 불멸의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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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셀도르프, 1853년 늦가을 오후 : 나는 아주 멋진 보라색 코듀로이 양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다. 나는 한스 구데를 만나기 싫다. 나는 한스 구데가 내 그림을 탐탁지 않아한다는 말을 듣기 싫다. 나는 오직 침대에 누워 있고 싶을 뿐이다.



‘아침 그리고 저녁‘ 정도까지가 적정수준이었던가 보다. 이 글은 현재 내 상태로는 정신이 더 혼미해지는 부정적 공감효과만 발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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