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없는 햄이었다.
밟아볼까?
약이 말했다. - P14

그것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거나 되고 싶지 않은 욕망의 불충분 상태에서의 무력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건 아주 나중이었다
무엇을 하고 싶어 노동하는가
무엇이 되고 싶어 이토록 애를 쓰는가
노동의 찬란은 어디에서 오는가
노동의 세계에서 ‘긍지‘를 갖는다는 건
햄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동하는 
이 절실한 행위를
살아 움직인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 - P61

자고 나면 다시금 하루가 시작된다. 
여전한 안개의 시간이 지속되더라도 
나는 분명 내일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절망이나 희망도,
번영이나 좌절도,
꿈도 미래도 없이.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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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는 내 갑작스러운 울음을 이해하지 못했다.나 또한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건 순수한 비애였다. 
그와 유사한 체험은 그 후에도 또 있었다. 바람이 유난히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저녁나절 동무들과 헤어져 홀로 집으로 돌아올 때, 홍시 빛깔의 잔광이 남아 있는 능선을 배경으로 텃밭 머리에서 너울대는 수수 이삭을 바라볼 때의 비애를 무엇에 비길까. - P33

나는 뭐라고 목청껏 악을 쓰며 그 청년을 향해 돌진했다.....난생 처음 보는 폭력 장면이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고 사생결단을 하다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아마 오빠만 아니었다면 누구한 사람 물어뜯기라도 하고 나서 기함을 하고 나자빠졌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어렸을 때이긴 하지만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성깔 때문에 기함을 한 일이 더러 있었다.

내가 막무가내로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오빠가 하도 여러 말을 해서 자세한 것은 생각나지 않지만, 도쿠야마, 아라이 들이 당한건 박해요 수난이요 치욕이지만, 우리는 그동안 편안히 특혜를 누려 왔다는 요지였다. 

오빠는 그게 너무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수가 없다고 했다. 저렇게라도 분풀이를 당했으니까 마을 청년 보기가 좀 덜 부끄러울 것 같다고도 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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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날 무렵 우리나라엔 
코가 큰 남자가 한 명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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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내가 "졌어?" 하고 물으니 
엄마가 "끝났어"라고 했다. 
"이겼어?"라고 물으니 
엄마가 또 "끝났어"라고 했다. 

루스벨트가 죽었을 때처럼 
모두 춤을 추기 시작했다. - P29

멍하니 맥이 풀렸다. 
나는 머리를 조아리고 신께 감사했다.
"감사합니다. 
아들에게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그런 위대한 힘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정말 기뻤다.
후 후 후, 그 대상이 엄마인 나는 아니지만 
사람은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어엿한 인간으로 성장한다. 
이제 안심이라 생각했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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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막한 우주 공간을 돌고 있는 한 행성 위에 우리가 고작 수십 년을 타고 앉아 있다는 사실, 확장된 시각에서 바라보면 이것은 우리를 매우 곤혹스럽게 만드는 인간의 곤경이다.

유일한 선택은,
받아들이거나 저항하는 것이다. - P21

의식의 자각

눈을 통해 거울 속의 몸을 보고 있는 내면의 나이는 몇 살인가? 열 살 때 그 안에 있었다면, 스무 살 때 당신이 있었다면, 죽어가고 있음을 느끼며 침대에 누워 있게 될 거라면, 그 안의 나는 몇살인가?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그를 
기꺼이 놓아 보낼 수 있는가?

지나쳐 가는 이 대상들이 존재의 저급한 측면-몸, 마음, 감정-을 대변하는 상징물임을 깨달을 것이다. 이와는 대조되는, 자기 존재의 높은 측면인 순수한 자각의식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는 법을 배워서 완전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 P23

만트라는 하나의 선물이다. 

옴 나마 시바야(Om Namah Shivaya)
: 나쁜 일들을 시바신이 파괴하기를

옴 마니 밧메 훔(Om Mani Padme Hum)
: 모든 죄악이 소멸되고 
모든 공덕이 생겨나기를 - P244

세상에서 살되 속하지는 말라.

스스로 불행을 불러들이고는
세상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당신 앞을 지나쳐 가는 낱낱의 순간이 
당신으로 인해서 더 나아질 때 그것이
당신이 살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삶이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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