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주의는 이기심의 한 형태다. 
우리는 그게 무엇이든 간에 
자기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나머지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보다 
더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나르시시스트들이 
그토록 부주의한 것이다. 
그들의 관심은 억눌려 있고, 정체되어 있다.
관심은 우리 삶의 피다. 
피는 잘 돌아야 한다. 
관심을 썩히는 것은 곧 삶을 죽이는 것이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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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림없는 햄이었다.
밟아볼까?
약이 말했다. - P14

그것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거나 되고 싶지 않은 욕망의 불충분 상태에서의 무력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건 아주 나중이었다
무엇을 하고 싶어 노동하는가
무엇이 되고 싶어 이토록 애를 쓰는가
노동의 찬란은 어디에서 오는가
노동의 세계에서 ‘긍지‘를 갖는다는 건
햄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동하는 
이 절실한 행위를
살아 움직인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 - P61

자고 나면 다시금 하루가 시작된다. 
여전한 안개의 시간이 지속되더라도 
나는 분명 내일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절망이나 희망도,
번영이나 좌절도,
꿈도 미래도 없이.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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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는 내 갑작스러운 울음을 이해하지 못했다.나 또한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건 순수한 비애였다. 
그와 유사한 체험은 그 후에도 또 있었다. 바람이 유난히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저녁나절 동무들과 헤어져 홀로 집으로 돌아올 때, 홍시 빛깔의 잔광이 남아 있는 능선을 배경으로 텃밭 머리에서 너울대는 수수 이삭을 바라볼 때의 비애를 무엇에 비길까. - P33

나는 뭐라고 목청껏 악을 쓰며 그 청년을 향해 돌진했다.....난생 처음 보는 폭력 장면이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고 사생결단을 하다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아마 오빠만 아니었다면 누구한 사람 물어뜯기라도 하고 나서 기함을 하고 나자빠졌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어렸을 때이긴 하지만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성깔 때문에 기함을 한 일이 더러 있었다.

내가 막무가내로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오빠가 하도 여러 말을 해서 자세한 것은 생각나지 않지만, 도쿠야마, 아라이 들이 당한건 박해요 수난이요 치욕이지만, 우리는 그동안 편안히 특혜를 누려 왔다는 요지였다. 

오빠는 그게 너무도 부끄러워 얼굴을 들수가 없다고 했다. 저렇게라도 분풀이를 당했으니까 마을 청년 보기가 좀 덜 부끄러울 것 같다고도 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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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날 무렵 우리나라엔 
코가 큰 남자가 한 명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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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내가 "졌어?" 하고 물으니 
엄마가 "끝났어"라고 했다. 
"이겼어?"라고 물으니 
엄마가 또 "끝났어"라고 했다. 

루스벨트가 죽었을 때처럼 
모두 춤을 추기 시작했다. - P29

멍하니 맥이 풀렸다. 
나는 머리를 조아리고 신께 감사했다.
"감사합니다. 
아들에게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그런 위대한 힘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정말 기뻤다.
후 후 후, 그 대상이 엄마인 나는 아니지만 
사람은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어엿한 인간으로 성장한다. 
이제 안심이라 생각했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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