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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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초판 발행 이후 수많은 서평에서 신랄한 비판을 받아온 마지막 지식인.

심지어 읽힌 횟수보다 인용된 횟수가 더 많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번 도서는 다소 난해하고 미국의 정세나 사상가들에 대한 사전 지식을 꽤나 광범위하게 요구하는 도서였기에 수차례 복기하며 읽게 되었다.

처음 도서를 받고 마지막 지식인과 젊은 지식인의 부재라는 명제는 선뜻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본문을 톺아가며 읽어보니 대학교 위주의 엘리트주의, 학벌주의로 변모하는 추세와 함께 대학에서의 성과 없이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으며 삶을 영위할 수조차 없다는 지식인으로서의 존립 위기를 강조하며 과거 지금의 욜로를 연상시키는 보헤미아의 자유분방하며 여유로운 특징과 그의 소멸로 인한 오늘날과의 대조를 보여주며 현실을 드러냈다.

그러나 현실을 제시했을 뿐인데 날이 서 심지어는 도를 넘어선 폄하들이 잇따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본문의 저자는 지금 지식인과 대학교수가 동의어가 되어버린 현실과 권태로워 보이는 교수들을 지적했으며 여기에 해임당하는 교수와 불투명한 대학 내 모종의 관계들을 지적하며 대학 내에서 지식인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저격하며 신랄한 논조로 개탄스러워 하기도 한다.

이에 뜨거운 감자로 충분히 화두에 오를 도서라는 것이 납득되었다.

기실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역사적 특성이 대한민국과 판이하게 다르며, 구조도 다르기에 미국의 지식인을 상상하며 유추하기는 어려웠다.

허나 독서하는 젊은 층의 소멸을 언급하며 체계화된 커리큘럼 안에서 양생되는 전문가들만의 밥그릇이 되어버리는 상황은 우리네 현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본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도서도 일반인이 읽기에는 전문화가 되어있는 글이었기에 범접하기가 다소 난해했고 생경한 이야기들이 다수였지만 저자가 한 세대의 부재라고까지 일컫는 젊은 지식인의 부재를 젊은 지식인은 우리이며 나 자신이 속한 세대를 논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에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공공 지식인의 소멸을 나타낸 것에 대해 저자가 우려하는 바를 갈릴레오의 일화를 발판 삼아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만 한다면 그를 실행하여 역사와 연구들이 대학의 그늘을 피해, 범위를 넓혀 가며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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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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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이슨 레이놀즈 작가는 황석희번역가가 직접 번역한 롱웨이 다운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으로 처음 마주했다.

날것의 정제되지 않은듯한 과격하며 몽환적인 상황들을 마치 짧게 함축된 시를 연상시키는 언어들의 향연으로 표현해 내 생경함에 충격과, 독특하고 인상 깊은 매력을 짙게 느꼈던 기억이 생생던 기억이 뇌리에 박혀있었다.

그러던 제이슨 레이놀즈의 다음 작품이 그의 전작과 결이 전혀 다른, 어린이들의 시선으로 하굣길에 벌어진 이야기들을 다룬 작품이라 하여 굉장히 놀라웠다.

본문은 어린이의 순수한 시선을 빌어 신선함을 강점으로 내세운 이야기들이 챕터 별로 나열되어 있었고 이 이야기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있어 이를 발견해 내는 재미들 또한 흥미로웠다.

기발하고 기상천외한 상상력 속에서는 각기 다른 핵심 주제가 드러나 있어 단순히 아이들의 하굣길에 발생된 에피소드만을 다룬것이 아닌 뼈있는 한 방이 숨어있던 이야기들이었다.

암 투병 중인 부모를 따라 머리를 밀어버린 반삭파는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관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분명한 선도, 악도 없음을 보여주어 그들이 처한 현실 즉,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보여주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기도 했으며 겉모습만으로 사나운 개를 피하려 태세를 정비하지만 그 역시 친구가 될 수 있음도, 고백을 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또 다른 것이라는 귀여운 모습까지.

작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하여 그들만의 상상력과 진한 우정, 의리, 진정성까지 보여주어 독자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이로서 이번 작품에 대하여 그의 전 작품과 동떨어진 작품이라 느꼈던 나의 색안경은 오히려 저자가 스스로 그리고 있던 꾸밈없이 날조되거나 윤색되지 않은 그대로의 소재로 여전히 독자를 깨닫게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하여 다시금 작가의 매력에 빠져 나의 어린 시절 느끼던 때묻지 않은 순수하던 시선과 향수마저 되돌아보게 하는 반전의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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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돈 공부
조성준 지음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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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과 한 방을 노리는 이들은 매주 로또를 구매하고 심지어 토요일 저녁시간까지 구매를 하지 못하면 불안해하기도 한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번개에 맞는 확률보다도 낮다고 하는데 왜 그리도 사람들은 일확천금이라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것일까 하고 늘 생각해왔다.

질 확률이 있는 게임에는 절대 배팅을 하지 않고 심지어 가위바위보도 지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이러한 이유들로 손해의 가능성이 있는 주식투자는 꿈도 꾸지 않고, 10년 넘게 재직 중인 직장 생활 속에서 모아온 월급 역시 투자는 겁이 나서 시도도 못한 채 은행에 꼬박꼬박 저축과 적금으로만 모아두었다.

그러나 나의 우려는 외려 자산이 곰삭게 방치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번 도서는 나와 같이 청맹과니마냥 화폐가치는 생각지도 못한 겁쟁이들을 위한 안내서였다.

주린이, 경제관념이 전무한 이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편견과 오해를 없애며 여러가지 경제적 관념과 투자처를 제시하여 개미들이 더 큰 무대에서 활개를 칠 수 있게끔 팁을 주었다.

여기에 다른 나라와의 비교도 함께해 세계 증시와 경제 또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특히 자본주의의 끝판왕 미국은 감옥마저도 민간기업이 운영해 감옥 기업이 증시에 상장되었다는 이야기나 나이키, 아마존, 테슬라, 파타고니아 등의 기업 이야기들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경제 관련 도서임에도 딱딱하지 않고 흥미롭고 쉬운 기초부터 다양한 예시로 설명을 해주는 덕분에 지금까지 내가 방치해둔 예적금에 대해 재고하게 되었고 행동력을 발휘해 투자를 하고 싶게끔 의지를 활활 불태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렇게나 다양한 투자 방법들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등한시했던 기존의 태도에 반성이 되었고 진작 알았으면 하는 후회마저 밀려왔다.

인생에 목적은 아니지만 목적을 위한 수단이기에 중요한 돈.
노인 빈곤율 OECD 가입국 가운데 독보적 1위라는 처참한 결과에 나의 미래를 위해 어딘가에 휩쓸리지 않고,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며 우선순위를 정해 달려가야겠다는 목표가 생기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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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안셔스
연여름 지음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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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다룬 이야기들은 주제나 결말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미래를 그린 이야기는 온전히 작가가 펼치는 이야기를 통해서만 향방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오롯이 저자가 그려낸 배경을 독자가 상상으로 그려낼 수밖에 없어 다양한 소재나 기발한 상상력으로 독자를 압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만나게 된 연여름작가의 아홉 편의 작품들은 이를 고스란히 반영해 흡인력 있는 유려한 문체와 독특한 설정들로 데뷔 단편집이라는 소개 글이 놀라우리만치 자연스럽고도 현실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세상에 숲이 존재하지 않고, 기계화된 인간의 신체, 좀비가 활개치기도 하는 다양한 절망적인 미래의 세상을 제시하지만, 자살하는 이들의 안정시켜 홀로서기를 지원하거나, 사망한 사람들의 기억들을 업로드해 남은 이들을 위로하는 긍정적인 미래도 보여준다.

여기에 패스파인더를 통한 평행세계의 위기와 변화를 그린 “패스파인더”의 신박함에 놀라고, 마치 행운의 편지를 받은 듯, 친구에게 비밀을 듣게 되는 경험을 하는 듯 당신만 알고 있으라는 호기심을 이끄는 도입부와 기발한 상상력에 소름 돋는 반전의 매력을 갖춘 “오프더 레코드” 역시 이 작품을 마지막 단편으로 마무리 짓게끔 선정되었는지 독자가 적확하게 알아챌 수 있는 흥미롭고 매력 있는 작품이었다.

상실의 고통과 후유증을 여과 없이 그려내 쓸쓸함을 극대화시켜 한없이 침잠시키다가도 탈출구를 열어주는 저자의 이야기 진행 방식은 미래에 마냥 절망만이 기다리지는 않는다는 희망을 느끼게 해주어 인상 깊었다.

차별받는 소수자를 향한 작품들이 나열되었음에도 작품 속 소수자들은 타 작품들에서 지나친 특성의 극대화를 통해 더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클리셰와 달리 아주 약간의 실마리만을 제공한 채 크게 드러나지 않게 심어두어 자연스레 융화된다는 부분도 가슴 깊이 와닿았다.

장애인, 성소수자, 안드로이드, 좀비, 귀신 등 이들로 하여금 더욱 짙은 인간성을 느끼게 하고 좀비나 귀신, 안드로이드를 대하는 인간을 대비시켜 누구도 기준을 정해놓지 않은 정상화라는 기준으로 인간성의 상실을 더욱 적나라하게 노출시킨다.

각기 다른 주제와 작중인물의 등장에도 공통적으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또렷이 드러나 앞으로 더 인상 깊고 위대한 작품으로 자주 마주할 작가를 새로 알게 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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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이평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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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직장인이나 학생들의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는 내용의 이야기를 그러낸 영상의 BGM은 대부분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였다.

우리는 어떠한 하루를 살아왔길래 오늘도 수고했다는 말을 듣는 것일까?

업무, 학업에 치이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가장 신경 쓰고 감정 소모를 많이 하는 부분은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의 가사는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이다.

나의 힘듦에 공감을 바라지만 그 누구도 공감해 주지 못하는 현실에 고립되어 힘들기에 또 다른 누군가가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는 늘 누군가가 필요하며 여기에 위로와 공감 또한 필요하다.

이번 도서는 타인과의 관계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삶 속에서 부딪히고 상처받고, 쌓여가는 감정 소모의 벽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고민에 조명하며 위로와 위안의 손길을 내밀어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상처받지 않고, 걱정 고민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본문의 내용들은 마치 내 마음을 현미경으로 면밀히 관찰 후 써 내려간듯한 이야기였기에 전적으로 신뢰도가 높아져 몰입하게 되었고 특히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이들이 거절하는 노하우에서부터 대인관계를 정리하는 방법 등 전반적인 삶을 아우르며 힘든 인간관계에 지쳐가는 독자를 고양시킨다.

이 인간관계 역시 단순히 지인을 대하는 것에서 시작해 부모님과 연인을 대하는 방법까지 그려졌고 후반부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썸이나 연애 중, 장기 연애, 결별까지를 다루어 누구든 공감하며 조언을 얻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서문의 저자 또한 타인에게 주체적 삶을 종용하였으나 본인 역시 그렇게 살지 못했다는 회고를 시작으로 착한 사람을 자처하는 을의 입장의 독자를 다독이고 있기에 솔직함에 더욱 공감이 되었고, 타인 존중과 감정 다스리기 등을 통해 그동안 행했던 사소함이 타인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반성하며 과거를 톺아보고 앞으로의 행동들에 신경 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불안조차도 온전한 나의 감정이며 잘 해내고 있다는, 진척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긍정 한 스푼까지 추가되어 이번 도서는 아직도 감정 컨트롤에 대하여 갈 길이 먼 나에게 이 각박하고 이기적이며 예민한 오늘날을 살아가는데 지침서가 되어 감사하고 큰 도움이 되는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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