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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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마찬가지로 편협한 시야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삶을 이해하며 혜안을 가질 수 있고, 여기에 감성적, 예술적 요소를 더해 시너지효과를 내어 만든 결과물이 바로 뮤지컬이라고 사료된다.

이번에 읽게 된 도서 방구석 뮤지컬은 이렇듯 다양한 세계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뮤지컬들의 내용과 넘버, 저자의 코멘트가 함께하는 작품이었다.

특히나 한동안 매주 감상하던 뮤지컬을 1년 이상 감상하지 못했던 터라 크나큰 기대감에 페이지를 넘겨 만난 첫 작품은 노트르 담 드 파리로 시인 ‘그랭구아르’의 노래로 마치 마이클 리 배우의 목소리가 음성지원을 하듯 장엄하게 포문을 열었는데, 대성당의 높은 벽이 웅장하게 펼쳐지는 뮤지컬의 시작이 떠오르며 독서라기보다 오히려 작품 그 자체로 무대가 연상되는 시작에 홀린 듯 몰입하여 나의 뮤지컬 공연이 지금 막 시작되는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나 감상했던 작품들의 등장에 실제 감상할 때의 감정이 그때와 동일하게 밀려오는듯해 눈물짓기도, 웃음을 자아내기도 해 당시의 기시감이 설렘을 더했고, 국내에서 공연하지 않은 낯선 작품들에 대해서는 본문에 삽입된 QR코드로 영상과 함께 감상하니 신선함과 새로운 교훈으로 나를 지배해 제목과 같이 방구석에서 브로드웨이를 즐기며 전율과 흥분의 도가니에 흠뻑 빠져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일부 작품들에서는 아크로바틱이나 발레 등의 환상적인 퍼포먼스에 매료되어 당장 뮤지컬을 예매해야겠다는 결심이 들게끔 했는데, 짜릿한 쾌감과 매력에 타인의 삶을 엿보며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경험을 얻은듯하여 감사했다.

티켓값이 껑충 뛰어 주머니 사정이 부담스러운 요즈음, 독서하는 동안 서른 편의 뮤지컬 속성으로 감상한 감사한 시간이라 기회가 된다면 익숙하거나, 몰랐던 작품들과 함께하는 방구석 뮤지컬 2도 만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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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 - 애정하고 미워했던 내 안의 집착들에 대하여
백수민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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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심각한 집착증이 있다.

무언가에 빠지면 미친 듯 그것에만 골몰하며 집중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문화생활, 운동, 음식 등 분야를 가리지 않으며 넓은 스펙트럼으로 장기간 지속된다.

주위 지인들은 이를 독특하다며 괴짜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런 유형의 보기 힘든 독특한 타입을 무려 책으로 만났다.

독특하게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에 집필한 이 이야기는 배우이자 작가, 제작자 등 5가지 일을 하고 있다는 프로 N잡러 백수민 작가가 본인의 지난 10년을 되짚으며 풀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번아웃을 겪을 만큼 바쁜 나날을 겪으며 앞만 보고 달려가던 중 오히려 자가격리는 휴식기간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하기에 아직 코로나를 겪진 않았지만 나 또한 저자가 느낀 바를 함께 공유하며 성장하고 싶어 집중하여 읽게 되었다.

기실 여배우로서 금기해야 할 원초적인 것들에 대한 경험은 섣불리 언급하기 어려울 주제이지만 본문에서는 무려 첫 번째 소재에서부터 술이라는 과감한 선택으로 첫 번째 집착을 보여주었다.

하여 너무나 용기 있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과거를 풀어내는 솔직함에 매력을 느끼며 저자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마치 나를 보는듯한 다양한 집착적인 모습에 공감도, 흥미도 느끼며 힘들어할 때는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도 느끼며 서서히 저자와 소통하게 되었다.

술에 의존하며 누군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상황에 오히려 과음을 하고,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마신 술로 인해 더욱 나쁜 결과를 얻게 되는 루틴까지.

나 역시 돌이켜 보자면 집착은 의지할 곳 없는 외로움의 하소연이 표출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단순히 집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담배나 금전적 집착에서 헤어 나오는 과정이 있기에, 물질적인 것이 아닌 관계의 소중함과 후회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인간적인 면모로 독자에게도 가능성을 선사한다.

또한 가족과 주변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보여주고 앞으로의 미래를 마냥 순탄하게 맞이할 것이 아닌 다가오는 시련까지도 감내하겠다는 다짐을 보고 있노라면 저자가 성장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실패를 저변에 깔고 주체적 삶을 향해 나아가는 빛나는 모습.

그 아름다운 모습은 삶에 치여 아등바등 살아가던 나에게 깨우침을 주었다.

완독을 한 후 책을 덮고 표지의 제목을 다시금 확인한다.

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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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렐라이의 일기
아니타 루스 지음, 심혜경 옮김 / IC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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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다양한 퀴즈에서 연이어 오답을 말하는 경우,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실망하기보다 그 백치미에 오히려 매력을 느끼는 편이다.

이처럼 매력 있고 정감 가는 이들에게는 단점조차 마치 콩깍지가 씌인 것처럼 장점으로 어필되며 오히려 호감이 더욱 배가 되는데, 바로 그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로렐라이였다.

그녀는 1950년대 최고의 배우이자 가수로 언제 어디서나 인기몰이를 했던 마릴린 먼로가 출연한 전 세계적 엄청난 화제의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에서 먼로가 맡은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의 소설 원작은 무려 1925년 작품으로 영화와는 또 다른 줄거리라는 매력에 독자가 호기심을 가득 안고 접근하게 한다.

본문은 교양을 쌓으러 로렐라이와 그녀의 친구 도로시가 유럽을 함께 여행을 다니며 만나는 흥미로운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여행에서 작품은 사실적인 줄거리와 구체적 지명과 인사들을 등장시켜 독자 또한 그들과 함께 유럽을 여행하는듯한 현실감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속된 말로 말하자면 마치 꽃뱀이라고도 불릴 수 있을 만치 위험한 그녀들은 과하게 탐욕적이며 사치를 좋아하다 못해 애정한다.

리츠 호텔 광에 카르티에에 환호하고 심지어 지리적, 문법적 모든 지식수준이 떨어진다.

그러나 로렐라이와 도로시는 여행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과 위기 속에서도 시크하게 툭툭 던지는 감당 못할 멘트들로 상황을 모면하게 되는 기치를 보이는데 이 대화들이 다소 과격한 면모와 뼈 있는 한 마디 한 마디로 가히 핵폭탄 급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곱씹어 볼수록 어쩌면 이들이 천재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하며 곡해가 창조해낸 걸출한 결과물을 마주하자면 모든 것을 알고 선견지명으로 인위적으로 저평가를 받기 위해 만들어 낸 위선적 행동과 언행이 아닌가 싶기도 한다.

때로는 오늘날의 현대적인 신여성을 보는듯한 기시감도 받게 되는 그녀들.

출간된 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작품임에도 로렐라이와 도로시의 티키타카와 말솜씨는 현실 웃음을 유도하며 매번 틀리는 문법의 오류와 저자가 의도한 언어유희가 실소를 멈추지 못하게 위트와 센스로 무장하고 있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움들은 앞서 언급한 단점들을 덮어 오히려 그들을 마성의 매력의 소유자로 변모시킨다.

여기에 그녀의 킬링 멘트와 함께하는 귀여운 삽화까지 함께 하다니.

당신도 로렐라이의 일기를 펼쳐 보는 순간 그녀의 무지함과 탐욕조차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해 온 데 간 데 사라진 그녀에게 반해 사랑에 빠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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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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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미국 원주민의 이야기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제목의 작은 땅의 야수들은 초반부 신비로운 영물인 한국 호랑이를 주축으로 배경과 인물을 배치시켜 호기심과 신비로움으로 순식간에 독자를 사로잡아 한국적인 요소들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포문을 연다.

거칠고 매서운 날것 그 자체인 배경들을 실감 나고 섬세하면서도 고급스럽게 표현하는 저자는 독자를 순식간에 작품 속 시대적 배경인 1900년대 초반 한국으로 끌어와 몰입시킨다.

특히 이 매력적인 요소들 가운데 주요 포인트는 클리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들이었는데, 흔히 비천한 신분으로만 떠올릴 기생이나 부랑자들에 대하여 스스로 선택한 길이 아닌 그 방식 역시 그들의 단 한 가지뿐인 탈출구였음을 보여주며 외려 지식인들의 대화로 정의란 무엇인지,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를 보여주어 그들이 단지 무지몽매하며 천박한 이들이 아닌 잃어버릴지도 모를 나라를 위해 희생을 마지않는 지식인 이상의 선각자로 그려냈다.

여기에 고증에 기반한 역사적 사실들과 실존 인물인 나혜석, 김구, 이봉창, 안중근 등 을 연상시키는 인물들로 하여금 애국심을 고취시키며 현실감이 더욱 풍부하게 느껴지도록 그렸다.

때론 철학적 개념인 인간성과 인간다움, 정과 인색함에 대하여 절대적인 조건이 아닌 상대적인 상황이 중심이 된다는 아이러니함으로 독자를 고찰하게도 만드는 등 작품은 점점 더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

얽히고설킨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시시각각 성장하며 변모하는 그들의 감정선을 유려하게 보여주어 설렘과 가슴 시린 이야기 사이에서 뜨거운 열정의 숨결을 피부로 느끼는가 하면 인간과 국가로 이어지는 쇠락의 이미지를 작품에 녹아들듯 자연스레 투영해 골수까지 빼먹으며 약탈을 일삼는 일제와 심지어 지식인임에도 그들이 모든 기회를 박탈해 무력해지는 사실도 적나라하게 그려내 눈물짓게 했다.

말도 안 되는 반민특위 또한 통탄할 만큼 사실적으로 그려내 저자는 기함하고 처절한 결과에 분노를 느끼며 독자가 작품 안에 함께하도록 한다.

이에 현대에 접어들기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아우르며 오열하며 분통함에 그치지 않고 먹먹함의 극으로 하염없이 침잠하여 공허함마저 느끼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1910년대 시대적 작품을 감상하듯 드라마와 같은 섬세한 묘사가 어우러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신박하고 미묘하면서도 적확하게 맞아떨어지는 표현들의 향연은 표현력에 감탄하며 비극을 잔인하게도 아름답게 제시해 극대화 시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경각심을 갖고 과거 선조들이 목숨 걸고 이루어낸 오늘날을 기억하게 만든다.

완독 후 다시금 작품 초반 저자의 말을 톺아보니 한민족의 정신이 많이 희미해진 지금, 우리의 본질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말이 있었다.

잊고 있던 애국심과 함께 스스로에게 잊고 있던 과거를 되새기며 울컥하고 무언가가 올라오는듯한 가슴 저릿함을 느끼게 되었고 항상 감사함을 느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길 진심으로 추천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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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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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후에 죽는다'라는 문장을 듣고 책을 펼치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내가 도출해낸 결론은 결국 허무하게도 겁에 질려 아무런 생각이나 행동을 할 수 없이 시간을 허비한 채, 죽음을 받아들일 겨를조차 없이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답뿐이었다.

그러나 사카키바야시 메이의 네 편의 단편 소설을 읽으며 그 가운데 그 첫 번째 작품 단 한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나의 답은 달라졌다.

죽음을 앞둔 15초 전, 완결된 드라마의 마지막 15초 사이의 반전 등 15초 동안 벌어질 수 있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야기들.

(15초를 다룬 또 다른 주제의 이야기들도 풀어내고 싶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이며 독자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과 추리소설의 서평상 스포가 될 수 있어 더 이상의 서술은 아쉽게도 생략한다.)

이렇게나 독창적이며 기상천외하고 감탄의 연속으로 이끄는 저자의 창의력은 가히 독자를 탄복하게 했고, 고전에서부터 최근 작품들까지 추리 소설을 깨나 읽어보았다고 자부하던 나에게도 눈치챌 수 없는 신선함으로 무장한 작품들은 형식과 구성에 있어서도 얽매이거나 제한되어 있지 않는 자유분방함까지 갖추어 나에게 쾌감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15초의 활용방법이 이렇게 여러 가지였다니.

단지 용의자만을 찾는 추리소설이 아닌 범행 수법, 사유, 놓칠 수 없는 반전 등 마치 저자는 멀리 몇 수 앞을 내다보는지 모를 알파고와 같은 대범함으로 수를 두었다고 할 정도로 리스크를 안고 던진 한 수로 독자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특히나 쉽게 풀리는 결말이 아닌 독자 스스로도 상상이 필요한 고난도의 트릭을 선보이고, 때로는 도덕적 윤리와 마주하거나 상상도 못한 법률이 등장해 반전을 꾀하기에 다채로운 매력이 더욱 돋보였다.

이번 작품은 뻔한 클리셰라는 추리소설의 지루함은 과감히 날려버리고 추리소설답게 9회 말 2아웃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반전이라는 추리 소설의 매력만은 그대로 가져왔다.

억지와 억측이 아닌, 마치 시적 허용으로 맞춤법에 오류가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위대한 시를 만들어내듯 저자가 가져온 어긋난 판타지적 요소들은 융합해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내기에 오히려 그로테스크하게 등장하는 요소들도 신선함으로 변모하여 독자를 만족시켰다.

이런 흡입력 있는 작품을 만나니 저자의 차기 작품은 기대가 되지 않을 수가 있으랴.

그동안 익숙한 트릭의 얕은 추리소설에 지루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킬 작품으로 '15초 후에 죽는다'를 추천하며 이미 이를 영상화한 기묘한 이야기를 감상하며 짜릿함을 다시 즐겨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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