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 - 애정하고 미워했던 내 안의 집착들에 대하여
백수민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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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심각한 집착증이 있다.

무언가에 빠지면 미친 듯 그것에만 골몰하며 집중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문화생활, 운동, 음식 등 분야를 가리지 않으며 넓은 스펙트럼으로 장기간 지속된다.

주위 지인들은 이를 독특하다며 괴짜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런 유형의 보기 힘든 독특한 타입을 무려 책으로 만났다.

독특하게도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에 집필한 이 이야기는 배우이자 작가, 제작자 등 5가지 일을 하고 있다는 프로 N잡러 백수민 작가가 본인의 지난 10년을 되짚으며 풀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번아웃을 겪을 만큼 바쁜 나날을 겪으며 앞만 보고 달려가던 중 오히려 자가격리는 휴식기간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하기에 아직 코로나를 겪진 않았지만 나 또한 저자가 느낀 바를 함께 공유하며 성장하고 싶어 집중하여 읽게 되었다.

기실 여배우로서 금기해야 할 원초적인 것들에 대한 경험은 섣불리 언급하기 어려울 주제이지만 본문에서는 무려 첫 번째 소재에서부터 술이라는 과감한 선택으로 첫 번째 집착을 보여주었다.

하여 너무나 용기 있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과거를 풀어내는 솔직함에 매력을 느끼며 저자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마치 나를 보는듯한 다양한 집착적인 모습에 공감도, 흥미도 느끼며 힘들어할 때는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도 느끼며 서서히 저자와 소통하게 되었다.

술에 의존하며 누군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상황에 오히려 과음을 하고,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마신 술로 인해 더욱 나쁜 결과를 얻게 되는 루틴까지.

나 역시 돌이켜 보자면 집착은 의지할 곳 없는 외로움의 하소연이 표출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단순히 집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담배나 금전적 집착에서 헤어 나오는 과정이 있기에, 물질적인 것이 아닌 관계의 소중함과 후회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인간적인 면모로 독자에게도 가능성을 선사한다.

또한 가족과 주변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보여주고 앞으로의 미래를 마냥 순탄하게 맞이할 것이 아닌 다가오는 시련까지도 감내하겠다는 다짐을 보고 있노라면 저자가 성장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실패를 저변에 깔고 주체적 삶을 향해 나아가는 빛나는 모습.

그 아름다운 모습은 삶에 치여 아등바등 살아가던 나에게 깨우침을 주었다.

완독을 한 후 책을 덮고 표지의 제목을 다시금 확인한다.

실은 아주 작은 불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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