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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게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별에게
안녕달 그림책
창비

띠리리리
우아아아
우아아아
바다초등학교 하교시간
어느 할머니 한 분이 머리에 바구니를 이고 교문앞에 내려 놓고 자리를 잡아요.
노란 개나리꽃 앞에 바구니를 열고 아이들을 기다려요.
수업이 끝난 아이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밀려 나오면서
할머니 앞을 빙빙 둘러싸요.

바구니 안에 든것은 병아리도 아닌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에요.
작가님의 상상력이란...
누가 별이라고 상상했을까?
어릴적 생각이 떠 오르네요.
별 하나의 추억!!
학교 앞 하교시간에 맞춰 병아리를 데리고 와서 팔던 아저씨
지금은 사라졌지만 아이들이 한 마리씩 구입해서 집에 데리고 갔어요.
당연히 엄마한테 많이 혼났죠.
"이런 병아리는 잘 자라지 못해. 금방 죽는다."
병아리를 잘 키워서 닭을 만들어 놓으면 아빠가 잡아 먹어서 한참을 울었다는
친구의 이야기도 들었어요.
누구나 하나쯤 있는 기억이리라.

별이 사라질까 손에 고히 들고 집으로 향하는 아이
엄마 이것 봐.
별이야.
응, 별?
화장실에서 보여 줄게
불 끈다!
갑자기 아이들 방 천장에 잔뜩 붙여놓은 별이 생각나요.
환하게 빛이 있는 낮에 보이지 않고 밤에 불을 꺼야지만 보이던 별 스티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어요.
여기에 또 하나의 별 추억이 있어요.

별이 달빛이 있어야 잘 자란다는 말에 매일 같이 반려견처럼 별과 산책하던 밤
별이 엄마와 주인공이 걷던 길을 밝게 비추던 밤

아이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고 언젠가는 엄마의 곁에 머물지 않고 떠나리라.
그럼 엄마 곁에는 별이만 남겠지요.
꼭 지금의 저희 집 같아요.
어렸을 때 함께 하던 시간이 많았는데요.
아이들이 크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요.
제 옆에 있는 반려견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더 많네요.
또 제 곁에는 반려식물이 있어요. 바로 귤이랍니다.
제주도 여행 갔을 때 묘묙을 들여왔죠.
3년이 지나도 귤나무에서 꽃이 피지 않더니
딱 3년이 지난 후 드디어 꽃이 10개나 피었었어요.
드디어 귤을 많이 먹어 볼 수 있겠군 했는데, 마지막까지 하나 남아
저희 식구가 4조각으로 나눠 먹었네요.

'폭삭 속았수다'의 한 장면이 떠올라요.
전 <별에게>에서 한 장면을 뽑는다면 바로 이 페이지에요.
돌담이 있는 집에 엄마와 별이만 남겨져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는 장면
시간이 지나면 별이도 엄마 곁을 떠나겠죠.
별이가 너무 커져 더이상 집에 둘 수 없었던 엄마는 누나에게 연락을 해요.
별이를 보러 오라고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라고.
엄마와 누나는 별이를 하늘로 보내요.
별이와 함께 한 시간 잊혀 지지 않을 것 같아요
네가 와서 집이 참 환해졌지.
우리한테 와 줘서 고마워.
<별에게>을 읽으면서 내 곁에 있어서 고마웠던 존재가 있었나 생각해 봤어요.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빈자리에 소중함을 느끼는 존재!!
바로 엄마에요.
어렸을 때는 엄마가 바쁘다는 이유로 저한테 신경을 잘 못써줬거든요.
청소년기에도 엄마의 존재는 여전히 잘 몰랐어요.
그냥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으니까요.
청년기가 되서는 회사 일로 바쁘게 지냈고,
결혼 해서는 아이를 양육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그리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의 성장기를 돌아보니
엄마가 저한테 해준게 너무 많은거에요. 지금은 제 옆에 없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보면 생각나고
같이 놀러갔던 곳에 가면 또 생각나고
매일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야 한다 했던 엄마 말이 생각나고
아주 사소한 것 이지만 문득문득 생각나는 존재 엄마!!
몇일 전에 다녀온 엄마의 빈소를 보면서
" 엄마 잘 지내고 있지? 앞이 뻥 뚤린 지평선을 매일 보니까 좋아?
지금은 별이처럼 하늘에 떠서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보고 있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울컥하네요.
가족이 바닷가에 놀러 갔을 때 혼자 걷던 엄마의 모습이 각인 되어 지워지지 않아요.
평생 혼자 지내면서 자식들이 잘 되길 바라 시던 엄마!!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며 홀로 우리를 키워주었던 엄마!!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잠드세요.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은 별이 되어 가슴속에 고히 묻어 두고
추억삼아 하나하나씩 꺼내 언니랑 이야기 나누고 있어요.
<별에게>는 가슴이 따뜻한 그림책 이에요.
누군가에는 추억이고 기억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네요.
어린이에게는 행복을 쌓아가는 시간이며
어른에게는 위로가 되고 고마웠던 존재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 이 도서는 창비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