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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1 -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아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환락송 아파트 22층. 2202호에 3명의 여자가 세 살고 있다. 방 2개 구조의 아파트지만 집주인이 방 3개로 개조해 방 하나씩 세를 주었다. 오랜 경력의 인사팀 직원 판성메이, 연봉과 나이가 비슷한 사회 초년생 관쥐얼과 추잉잉이다. 셋 만 살던 22층에 재벌 2세 취샤오샤오와 뛰어난 능력으로 젊은 나이에 기업 임원인 앤디 두 여자가 입주한다.
관쥐얼과 추잉잉은 이사 온 날 취샤오샤오로부터 초콜릿 선물을 받으며 짧은 첫 만남을 가졌다. 판성메이는 돈 많은 킹카를 만나기 위해 유부남 파트너와 동행하기로 한 파티 참석 준비에 들떠있었다. 때마침 2202호를 지나가던 취샤오샤오는 자신이 가려던 파티 얘기에 멈춰 섰다가 성메이의 얘기를 듣게 된다. 속물을 싫어하는 샤오샤오는 그때부터 남자가 관련되면 성메이의 신경을 슬슬 긁는다. 앤디는 동생을 찾으러 중국으로 귀국해 22층으로 입주한다. 한적한 곳이 싫어 입지 좋은 곳으로 입주한 앤디는 성메이와 함께 식사를 하러 가고, 관쥐얼의 출근을 도와주며 서서히 이웃들과 친해진다.
샤오샤오의 아빠에게는 이혼한 전처의 두 아들이 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두 아들에게 아빠는 큰돈을 펑펑 준다. 단지 아들이라는 이유로 힘들게 번 아빠의 재산을 낭비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으리라 결심한 샤오샤오는 사업을 해보겠다며 자금을 요구한다. 딸을 믿지 않는 샤오샤오의 아빠는 시간이라도 벌어보려고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고, 공부와는 담쌓고 살던 그녀는 앤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녀의 부탁에 앤디는 마음을 움직였고, 관쥐얼도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태준다. 샤오샤오는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 아빠의 시험을 통과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다.
앤디는 외국에 있을 때부터 마음이 맞는 채팅 친구 특이점이 있다.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남자를 꺼려 했던 앤디는 특이점과의 만남을 고민하지만 실제로 만나고 어색했던 분위기도 점점 편안해진다. 특이점은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 여러모로 앤디를 배려해 준다. 특이점과의 만남이 지속되자 앤디는 결국 자신의 과거와 불안한 감정을 털어놓게 되고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관쥐얼은 호감가는 사람이 있지만 조심스럽다. 아직 인턴이라 꼭 정직원이 되야하고 연애금지 조항도 있기 때문이다. 업무능력을 키우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회사에서 종종 일어나는 문제에 대처하는 것은 아직 어려워 성메이와 앤디에게 조언을 구할 때가 많다. 같은 회사를 다니다 이직한 선배가 적극적으로 쥐얼에게 다가와 계획없는 여행을 하기도 하고, 고향에 같이 내려가자는 다른 선배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햇갈리기도 한다.
추잉잉은 회사동료 바이팀장과 호감을 가지고 만나고 있다. 바이팀장이 여자들의 파티에 초대 받은 날, 샤오샤오는 잉잉 모르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그 후로 둘의 사이는 안 좋아졌다. 바이팀장이 샤오샤오에게 연락했을 뿐 아니라 부유한 여자들과 어울리며 끝내는 잉잉과 헤어졌기 때문이다. 이웃들은 본성을 빨리 알아 오히려 다행이라며 위로했지만 이미 바이팀장에게 빠진 잉잉에게는 소용없었고 샤오샤오에 대한 원망은 커져만 갔다. 회사에서 은근히 잉잉을 괴롭히는 바이팀장을 시원하게 망신시킨 날 그녀는 해고당했다. 취업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는 바이팀장을 만난 잉잉은 그가 해고된 이유를 면접관에게 알려주며 방해했고, 그녀가 맞지 않다며 퇴짜놨던 면접관은 즉시에서 잉잉을 고용해 카페에서 일하게 된다.
성메이는 파티에서 수확을 얻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 왕바이촨은 제법 능력있는 남자로 그녀 앞에 나타난다. 바이촨이 도시에 자리잡는 것을 도와주면서 그의 호감을 기분좋게 받아들인다. 때때로 들리는 사모님소리를 부인하지 않고 즐기기도 한다. 샤오샤오가 바이촨의 차가 렌트카라고 알려주기 전까지는. 성메이는 바이촨에게 실망하지만 티내지 않고 다른 남자를 물색한다.
샤오샤오는 앤디의 도움으로 계약을 무사히 따낸다. 기뻐하며 포옹하려고 뛰어오는 샤오샤오를 앤디가 피했고, 샤오샤오는 발목을 접질렀다. 앤디의 비서와 병원을 찾은 샤오샤오는 주치의에게 반했고,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밀당 끝에 성공하고야 만다.
환락송은 환락송 아파트 2동 22층에 사는 다섯 여자들의 이야기다. 나름대로 균형을 잘 유지하며 지내온 세 여자들에게 새로운 이웃이 생기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얽히는 사람도 많아 정신없긴 하지만 재미있게 읽혔다. 무엇보다 1권 통틀어 가장 큰 사건인 성메이 가족 일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듯 해 어떻게 해결될 지, 등장인물 중 가장 맘에 든 샤오샤오와 의사 자오치핑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졌다.
짧은 거주기간, 위험 방지 등으로 앞 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삭막해졌다. 개인공간과 공유공간이 함께 있는 새로운 주거형태가 있긴 하지만 독립된 공간인 아파트는 이웃 교류도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지 않으면 말 섞기조차 어렵다. 싸우다가도 막상 어려움을 만나면 제 일처럼 나서주는 사람들이 서로의 이웃이라 든든하고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