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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느긋 고양이체조 - 운동부족 여유부족 인간들에게
코츠기 마키 지음, 아사오 하루밍 그림, 최수진 옮김 / 책밥 / 2018년 4월
평점 :
고양이는 참 이상한 생물이다. 작은 몸으로 자신 키의 몇 배나 높은 곳을 한 순간에 뛰어오르고, 상처 하나 없이 사뿐히 뛰어내린다. 몸은 얼마나 유연한지 분명 뼈가 있는 동물인데도 뼈가 없는 것처럼 좁은 틈을 비집고 돌아다닌다. 잠자는 게 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자고, 깨어있는 시간에는 한없이 자유롭다. 인간들은 이 동물을 사랑했고, 그들의 생활방식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서점에는 고양이의 자유와 느긋함을 주제로 한 각종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 책은 그 중 하나다.
고양이는 유연하다. 이유는 인간보다 많은 개수의 뼈와 뼈 사이의 쿠션과 인대, 피부가 인간보다 부드럽고 신축성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에 의외의 부지런함까지 더해져 유연함을 유지하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본 뜬, 체조를 선보인다. 배를 보이며 팔과 다리를 쭉 펴는 기지개 자세, 자기 털을 핥을 때 하는 자세, 솜방망이 두 발을 따라한 자세 등 다양한 자세를 보여준다. 고양이를 따라하는 체조지만, 사람이 하는 체조이므로 사람 몸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려준다. 자세 설명과 함께 등장하는 고양이 선생의 메모는 사용되는 근육 부위를 그림으로 확인시켜주고, 어떻게 움직이며, 어떤 근육과 상호작용하는지까지도 나와있어 근육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체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하는 체조, 자기 전에 하는 체조. 그리고 다섯가지 지켜야 할 항목이 있다. 천천히 한다. 몸과 대화하면서 한다. 호흡은 자연스럽게 한다. 하품을 자유롭게 한다. 하는 중에 잠들어도 괜찮다. 느긋느긋 고양이 체조라는 제목답게 내쉬고 들이쉬고의 몸에 숙달되지 않으면 햇갈릴 호흡법이 없다. 하루에 몇 번을 해야한다는 등의 정해진 개수도 없다. 고양이처럼 느긋하고 자유롭게 슬금슬금 하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체조다. 운동할 시간이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면, 기상전과 취침 전에 자유로운 고양이를 따라 느긋하게 체조를 해보면 어떨까. 근육이 편안해지면서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고 개운하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