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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다이어트
안나카 지에 지음, 김경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평점 :
다이어트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끌리는 책이 있을까. 무려 간식 다이어트다. 간식은 다이어트에서 금기시되는 단어다. 듣는 것만으로 살찔 것 같은, 이제까지 한 다이어트가 물거품이 된 것만 같은 단어다. 다이어트를 할 때 이제 간식을 피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을 이 책에서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제목에 걸맞은 해답을 내놓을 거라면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밀가루, 설탕, 기름, 소금으로 범벅이 된 과자를 몇 봉지나 먹고 살이 빠지길 바라면 안 된다. 소식을 해서 배고프다며 식사 중간에 밀가루, 설탕, 버터, 계란, 쨈, 크림이 들어간 빵이나 쿠키를 만족스럽게 먹고 살이 빠지길 바라면 안 된다. 간식 다이어트라는 제목이긴 하지만, 평소 간식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되도록이면 먹지 말라고 한다. 과자나 빵 같은 거 말이다.
책은 설탕과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나쁜 당, 당질이 몸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간식과 대체할 건강한 단맛을 제시한다. 제시하는 간식은 모르는 음식이거나 신기하지는 않지만, 간식이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이다. 드레싱 없는 가늘게 썬 양배추나 채소, 아몬드, 요구르트, 적당량의 견과류, 감귤계의 과일, 베리류, 무첨가 두유, 풋콩, 김, 치즈, 볶은 콩 등이다. 당질이 높지 않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함유된 것들이다. 단맛은 좋은 거라도 과식하면 몸에 좋지 않지만 굳이 먹고 싶다면 꿀, 흑설탕, 메이플 같은 당 외에 영양소도 함께 있는 것을 먹도록 한다. 단, 많이는 먹지 않도록 한다. 어찌 되었건 이것도 당이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먹어 온 사람은 간식을 단칼에 끊기 어렵다. 오죽하면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는 스트레스도 간식과 마찬가지로 몸에 좋지 않다. 이럴 때는 당질 제한 식사를 하는 방법이 있다. 하루 섭취 가능한 당질이 60g이고, 먹고 싶은 간식의 당질이 30g이라면 간식을 먹되, 그날 아침과 저녁은 야채와 버섯 등의 당질 낮은 음식을 섭취하는 거다.
운동은 좋다. 몸에 좋은 여러 가지 호르몬이 나온다. 문제는 운동만으로 다이어트가 어렵다는 거다. 해결법은 당질을 줄인 식사다. 지방과 단백질은 충분히 먹고, 당질의 섭취를 줄이는 거다. 지금 먹고 있는 밥 한 숟가락씩만 줄여도 하나 먹을 빵을 반만 먹어도 단맛이 들어간 소스를 덜 찍어 먹기만 해도 당질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간식 다이어트는 이제껏 먹었던 단 간식을 마음껏 먹으면서도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당질 섭취를 줄여야 하며, 몸에 좋은 단백질, 식이섬유, 적은 당질이 함유된 건강한 간식을 적당량 먹어야 한다고.
역시나 간식을 마음껏 먹으라는 책이 아니었다. 단 간식의 나쁜 점을 늘어놓으면서 케익을 당 덩어리로 보게 하는 마법을 심어놓았다. 난 평소에도 과자나 빵, 쿠키 케익 종류를 먹지 않는다. 먹어도 한 번에 한.두개 먹는 것으로 만족하고, 달고 짜고 느끼한 맛을 싫어해 잘 먹지 않아 유통기한을 넘겨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질제한 식사의 이점을 알았고, 간식을 보는 눈도 넓어졌다. 싫어하던 단맛을 더 멀리할 수 있게 되었고, 현명하게 간식먹는 방법을 알았다. 간식, 잘 먹으면 득이 되고 잘 못 먹으면 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