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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로 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 초급 1 - 일본미식회 ㅣ 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시리즈
최유리 지음, 나인완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18년 7월
평점 :
재미있다. 그동안 많은 일본어 책을 봤지만, 이것만큼 재미있는 책이 없었다. 좀 더 쉬운 책과 덜 쉬운 책이 있었고, 언어책에 재미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책이 좋다. 뭐든 재미와 흥미가 들어가야 학습효과가 좋으니까. 선생님(저자) 입장은 재미보다 효율이 중요했나 보다. 재미있는 책이라는 제목보다는 쉽게 배울 수 있다거나, 빨리 배울 수 있다거나 하는 제목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이 책도 제목에서는 딱히 재미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마구로센세로 추정되는, 참치초밥 같이 생긴 이가 화자이고 책의 처음만 등장하다 문법이 잔뜩 나오겠거니 생각했다.
내가 간과한 것은, 이 책에 작게 써있는 부제 '일본미식회'다. 식탐이 많고, 식탐을 소화할 수 있는 위를 가지고 있는 마구로센세는 생각 외로 일본어를 할 줄 몰랐다. 먹는거에만 특화됐다. 마구로센세라고 해서 참치초밥선생한테 배우는 줄 알았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일본어는 옆에 있는 여자아이 '유리링'이 알려준다. 먹기만 하겠다는 마구로센세를 먹는 걸로 어르고 달래가며.
마구로센세가 식당에 음식을 먹으러 간다. 메뉴가 일본어라 마구로센세는 당황스럽다. 유리링은 포기하고 가려는 마구로센세를 '일본어를 모르면 일본음식 먹기 어렵다'며 잡는다. 메뉴도 읽고 싶고, 주문도 잘 하고 싶은 마구로센세는 유리링의 꼬임?에 넘어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다. 일본 미식회라는 말 답게 일본 음식 소개가 알차다. 라멘, 타코야끼, 꼬치, 스시, 샤브샤브, 덮밥 등의 익숙한 음식이 나와 새롭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왠 걸. 라멘의 면 익힘 정도, 몰랐던 각종 해산물의 이름, 초밥의 제철 재료, 닭꼬치 부위 이름 등 몰랐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
일본어와 함께 음식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안다고 생각했던 음식의 모르는 부분을 아는 즐거움이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분량을 만화가 차지하고 있어 더 즐거웠다. 일본어를 막 시작하는 사람에게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사실, 나는 초급편 회화와 문법이라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중급편과 고급편이 기대되었다. 마구로센세의 첫 등장이 메뉴판이었던 것 처럼, 중국어도 첫 시작은 메뉴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시리즈의 중국어 책이 나온다면, 책의 진가를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일본어에 비하면 중국어 실력이 무척 부족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