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꿰뚫어 보는 FBI 심리 기술 - FBI가 알려주는 심리 기술 활용법
진성룽 지음, 원녕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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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FBI. 그 중에서도 내가 본 드라마는 미지의 범인을 잡기 위해 범위를 좁히려 프로파일링을 한다. 범행 현장에 남겨진 단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 피해자와 접촉한 사람, 가족, 친척, 친구, 동료를 비롯 주변사람의 인간관계 등 보지 못한 사람에 대해 정보를 모은다. 책의 FBI 심리 기술은 용의자 검거 후에 빛을 발한다. 뚜렷한 물증 없이 체포한 용의자를 심문만으로 범인으로 확정지을 수 있었던 심리 기술을 알려준다. 물론, 책의 내용을 열심히 숙지하고 있다면 평소의 인간관계에서도 충분히 활용해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심리 기술은 상대에 대한 관찰이 우선시된다. 질문에 대한 반응을 보거나 답을 할 때 미세하게 움직이는 신체를 관찰한다. 신체는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하고, 감추고 있기도 한다. 눈, 동공, 눈썹, 눈빛, 눈동자, 코, 입, 손과 발들은 답변자의 의사를 배반한다. 완벽한 거짓말을 준비해도 눈빛이 흔들리거나 동공이 커지거나 자신도 모르게 눈동자가 움직인다. 이런 작은 움직임을 감지한 FBI는 용의자의 거짓말을 간파하고 진실을 말하도록 이끈다. 


그들이 관찰하는 것은 움직임 뿐이 아니다. 용의자의 성격도 파악한다. 이들은 정확한 성격파악으로 검거가 어려운 용의자들에게 스스로 접촉하여 마음을 열게 만든다. 고민이 있다면 해결해주고, 공통의 관심사를 대화로 이끌어내 단시간에 친해지고, 확실한 내 편이라는 믿음을 갖게한다. 그러면 그들은 알아서 자신의 범죄에 대해 얘기한다. 도저히 찾지 못했던 증거품이 가득 있는 장소로 친히 인도하기도 한다. 


이 기술들은 꽤 어렵다. 숙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감추려고 하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작은 움직임을 놓치지 않아야 하고, 의미도 알아야 한다.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도, 해당 성격의 사람한테 원하는 답을 얻는 방법도 알아야한다. 검거한 범인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그들은 심리 기술에 단련되어 있는 노련한 수사관들이다. 당장 하지 못한다고 좌절하지는 말자. 다른 기술들도 있다. 


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 나갈 수 있는 기술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것은 예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상사에게 휴가 받기, 고집불통인 사람을 설득하기, 내가 하지 않을 것이며 할 수 없는 것을 자꾸 강요하는 사람을 대하기, 적을 칭찬하기 등이다. 이런 상황에 놓인 상대방의 심리를 읽고 잘 대처하는 기술을 알려준다. 생각처럼 잘 될 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FBI 심리 기술도 상대가 누가 되었건 결국에는 인간 관계를 잘 풀어나가기 위한 연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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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 한국추리문학선 8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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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감건호는 현직에서 물러나 경력을 살린 방송인의 생활을 한다. 처음과는 달리 방송하는 프로그램마다 시청률과 인기가 내려갔다. 출간한 책을 주제로 한, 원치 않은 소규모 강의에서 책 내용을 문제 삼는 청년과 말다툼이 생기기까지 한다. 추리카페 '왓슨추리연맹'의 운영진 중 한 명이며, 법의를 준비하고 있는 해부학 교실 대학원생 주승이다. 주승은 현장을 사진조차 보지 않고 신문기사로 프로파일링 했으며 책에 싣기까지 한 그를 질책한다.


주승은 감건호와 추리 대결을 하고 싶어 한다. 2년 전 고한에서 일어난 여성 실종사건이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미제사건으로 감건호와 대결하고 싶다는 그의 의견은 새로운 파일럿 방송의 기획으로 받아들여진다. 주승을 비롯한 왓슨추리연맹의 운영진 민수, 선미, 진영 팀. 방송을 등에 업은 감건호 팀은 각각 고한으로 향한다. 고한에서 김미진의 어머니를 만나 실종 당시 상황을 듣고, 이미 청소된 실종자의 방을 제공받은 당시 현장 사진과 비교해보고, 일어났을 법한 모든 상황을 가정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호기심과 자존심 대결, 시청률 상승을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갈수록 실종자를 어머니 곁에 돌려보내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감건호도 왓슨추리연맹에게 향후 조사 방향을 알려주고, 그들도 감건호에게 조사 내용을 공유하게 된다. 한편, 돕고 싶은 마음으로 사건을 맡은 장탐정은 이들보다 한 발 앞서 김미진의 어머니를 찾는다. 장탐정, 왓슨추리연맹, 감건호는 공조하며 숨겨진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없는 증거를 뒤져서 찾아내고 겨우 찾은 작은 실마리들을 이어가는 사건 해결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 재미있었다. 청년들과 감건호 모두 목적을 가진 접근이 어느새 진심으로 바뀌는 것도 인상깊었다. 아니, 내내 응원했는데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책을 다보고 나서야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고 했지만 청년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전직 프로파일러, 현 탐정도 마찬가지다. 불안하지 않은 인간은 없다. 그저 사람마다 불안과 맞서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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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 바이킹의 신들 현대지성 클래식 5
케빈 크로슬리-홀런드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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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 문명마다 신화가 있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 밖에 없었다. 그리스 신화와 더불어 신화계의 양대산맥이라는데, '북유럽 신화'라는 단어를 어렴풋이  들은 것이 전부라 알고 싶어졌다. 특히, 책 앞 표지에 적힌 토르와 로키의 이름, 망치를 든 토르의 그림은 내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신기한 망치를 들고 다니는 천둥의 신 토르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이었다니.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일상에 북유럽 신화가 존재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스가르드를 배경으로 탐나는 망치를 가지고 있는 천둥의 신 토르와 잔꾀가 많고 사악한 마음을 가진 동생 로키, 아버지 오딘이 등장하는 영화 '토르'다. 영화의 3번째 시리즈의 부제 '라그나로크'는 귀여운 캐릭터로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기도 하다. 단순히 게임이름이라고만 생각한 '라그나로크'가 북유럽 신화에서 세계를 끝내 멸망시킨 종족들 간의 최후의 결전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의외인 것도 있었다. 익숙한 운명의 세 여신 베르단디, 스쿨드, 울드가 북유럽 신화의 등장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를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고 북유럽 신화를 본 적이 없었기에 낯익은 운명의 여신들이 그리스 신화에 나온 것으로 착각했던거다. 정작 그리스 신화 운명의 세 여신은 검색으로 이번에 처음 이름을 봤다.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숱하게 들은 '이그드라실'이 세계를 구성하는 굉장히 중요한 나무라는 것도. 이 밖에 역시 어디선가 들은 늑대 펜리르, 뱀 요르가문드, 헬이 로키의 아이들이며 북유럽 신화의 구성원이었다는 것도 의외였다. 


북유럽 신화는 잘 모르고 처음 봐서 낯설다고 생각했던 신화다. 그렇지만 그곳에는 낯익은 이름들이 있었다. 영화, 게임, 만화, 소설이 있었다. 사람과 닮은 신들, 거인들, 난쟁이들이 있었다. 착하다 나쁘다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입체적인 성격의 등장인물들이 있었다. 지금의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 그래서 읽을수록 익숙해져갔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비슷해서. 이런 일이 있겠나 싶은 일 들이, 막장 드라마보다 더 한 막장이 실제로 일어나는 세계라서. 시작은 언제나 신비로웠으나 시간이 갈수록 욕심의 끝을 보았다. 그 끝에서 피어나는 작은 희망도 보았다. 모든 신화의 시작과 끝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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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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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물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름은 들어봤을거다. 수많은 거장들이 탄생한 르네상스 시대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천재. 과학, 기하학, 해부학, 그림, 조각 등 현재도 한 사람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조차 어려운데 그 옛날 이 모든 것에 뛰어났던 사람. 그저 감탄하고 부러워 할 수 밖에 없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런데 그가 요리를 무척 좋아했다는 책이 있다. 제목이 무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다. 


연구하느라 식사는 거를 것만 같았던 그가 요리에 가진 애정은 대단했다. 내가 알고 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마치 딴 사람인 듯했다. 주방에서 일을 하고, 주방 일이 잘 돌아가게끔 요리 도구를 만들고, 그림보다 상차림에 더 관심을 갖는 그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읽기에 앞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전한다. 정확한 계랑이 없다는 것, 조리기구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았다는 것, 지금처럼 식재료가 다양하지 않고 엽기적으로 보일법한 재료도 많았다는 것이다. 


이만치, 제비 눈물 만큼, 적당히 등의 말이 한 방송당 몇 번이나 나오는 '수미네 반찬'이 생각났다. 낯선 외국 식재료와 그보다 더 낯선 동물고기가 당황스러웠다. 양머리, 머리에서 꺼낸 뇌와 혀, 동면 쥐, 동물들의 발가락 등 엽기적이다 못해 무서운 재료가 등장한다. 꽤 농사꾼같은 모습도 보인다. 무, 상추, 양배추, 샐러리를 비롯한 다양한 야채 섭취 방법과 몸에 이로운 점, 해로운 점,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까지 다룬다. 믿을 만한 자료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골목식당 못지않은 위생관념을 보여주기도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식사예절도 중요시한다. 재료도 없고 맛을 짐작하기 어려운 그의 요리법은 가볍게 읽어내려가면 된다. 이게 뭐가 될까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리 뿐 아니라 그가 발명한 조리기구의 스케치도 여럿 있다. 당시에는 사람들과 소에게 의지해야만 작동하는 거대하고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기구라 꽤 불편했다. 실제 작동하는 사람들은 없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시초로 발전을 거듭해 지금까지도 쓰이니 옛 사람들의 고생에 안타깝고 레오나르도에게는 그저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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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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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매번 색다른 소재로 나를 즐겁게 해주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사건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 것 같은 여성 승무원 두 명이 매번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그래서 제목이 '살인 현장은 구름 위'다. 그렇다고 모든 사건이 비행기 안에서 일어나는 건 아니다. 비행기 반, 도착지에서 승무원들이 지내는 호텔 반 정도랄까.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한 정도, 얼마만큼의 흉악범인지를 다루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들의 호기심과 오지랖이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인 실마리가 된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A코와 B코다. 둘다 승무원이며 외모, 성격, 시험과 학업 성적까지 정반대다. 모두 의외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마음이 잘 맞아 직장 동료일 뿐 아니라 동거인이기도 하다. 책의 첫 사건은 A코와 B코가 머물던 호텔에서 일어난다. 승무원들과 안면이 있는 탑승객의 부인이 호텔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A코, B코, 기장, 부조종사가 술자리를 가질 때 탑승객이 늦게 합류했는데, 이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던 시간이 부인의 사망추정시간과 일치했다. 유력 용의자인 남편의 알리바이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에게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A코와 B코의 탐정 본능이 깨어난다. 


셜록 홈즈 같은 뛰어난 추리력으로 사건을 척척 해결해 나가는 것은 아니다. A코는 똑똑한 머리, B코는 특유의 친근함으로 여러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추리를 할 때도 있고, 그럴 듯한 추리를 할 때도 있다. 여러 상황과 승무원 특유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기억력, 살짝 걸쳐 있는 관계자 일 뿐인 그녀들에게 왜 인지 술술 정보를 주는 경찰들이 잘 조화를 이루다보면 어느 새 사건이 해결되어 있었다. 깊게 들어가면 사연들이 가볍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추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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