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던가요 - 삶을 관통하는 여덟 가지 주제에 관한 스승과 제자의 대화
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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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관통하는 여덟 가지 주제에 관한 스승과 제자의 대화로 엮은 책이라 읽기가 편했다.

내용이 길지도 않았고, 한 주제를 가지고 스승과 제자분의 생각을 알 수 있었고,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아서 속상하고 힘들었던 적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당연한 순리이고 계획대로 흘러갔다면 오히려 거만한 인생을 살았을 거라는 생각을 이 책을 덮고 하게 되었다. 

또, 인생에 연륜이 있으신 정신과 전문의가 하는 말이라 새겨들어야 할 점이 많았다. 


자존 , 관계, 위기, 욕망, 확신, 비움, 성장, 행복 이 8가지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제목  : 어디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던가요

작가 : 이근후, 이서원

출판사 : 샘터


작가 소개


이근후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정신과 전문의로 50여년 간 환자를 돌보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퇴임 후 아내와 함께 사단법인 가족아카데미아를 설립하여 청소년성 상담, 부모 교육, 노년을 위한 생애 준비 교육 등의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76세의 나이에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학과를 최고령으로 졸업했다.


이서원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 박사. 일상의 감정을 요리하는 '감정식당'셰프. 가톨릭 평화방송 TV '중세라이브'에 출연하고 있으며,  가톨릭 평화 방송 라디오 '감정식당'을 진행했다. 


본문 중에서 


열등감은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어서 생기는 것 같지만, 실은 내 속에 내가 없어서 생긴다. 내 속에 내가 있으면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내 속에 있는 나를 더 아름답게 다듬고 가꾸면서 이번 생을 보내면 내가 나로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p26)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는 사람, 배울 게 있는 사람은 다 나의 스승이다. (p53)


기왕 누군가를 도울 거라면 내가 돕고 싶을 때가 아니라 그가 간절히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이 도움을 받는 사람이나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소중한 경험이 된다. 도움이 가장 필요한 때가 언제인지 평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발견해 돕는 사람이 진짜 친구다. (p57)


내가 50점 밖에 되지 않는 남자인데 90점인 여자를 바라면 되겠는가. 그건 양심 없는 도둑 심보다. 90점 되는 여자에게도 염치없는 짓이다. (p63)


'덕분에'라는 말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싫은 사람이나 힘든 일을 만나면 무릎을 치며 '덕분에'라고 외치는 습관을 들였다. 우리 머리는 단순해서 뭐라고 내가 외치면 그 이유를 자동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p109)


갑질 하는 사람을 가만히 보면 열등감이 제대로 극복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열등감이 잘 극복된 사람이란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은 다른 사람보다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다. (p132)


109페이지에 나오는 '덕분에'는 실천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나든, 이상한 사람을 만나게 되든 '덕분에 내가 인생 공부를 제대로 했다. 비싼 경험을 했다. 덕분에 나는 저런 사람이 안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생각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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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의 세계 - 가끔은 발칙한,
이금주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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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을 키워보지 않았지만, 중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20대때부터 영어학원강사로 중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중학생에 대한 감정이 이입되어 읽었다. 지금의 중학생들은 10년 전 중학생들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것이다.

20대 아가씨때,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영어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영어강사는 영어만 잘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부수적인 일들이 너무 많았다. 그 중에 제일 힘들었던 것이 학부모 상담과 학생들 관리. 중학생들은 덩치만 컸지 아직 어린아이이다. 특히 남학생들. 선생님이 아가씨이고 어려보이면 더 만만하게 본다. 엄마들은 아이를 안 키워본 미혼의 선생님이 아이를 가르친다고 하면 걱정반 의심반으로 관찰한다.
사춘기 중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반항'과 '다른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방해하는 것'이다. 자기가 공부안하는 건 괜찮은데 왜 다른 학생들까지 방해를 하는 것인지.
말로 안 되자, 회초리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고, 내가 회초리를 들려고 하거나 시늉만 해도 스마트폰을 들거나 말을 시작한다. "선생님, 저희 때리면 신고합니다.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라며 협박을 한다. "CCTV에 너희가 말 안들은거 다 나와있어. 마음대로 해."라고 말을 했으면 됐는데 순진했던 나는 그 말을 못하고 말았다.

20년간 중학교 도덕 교사이자 사춘기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작가님의 고충과 중학생들을 다루는 방법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제목 : 중학생의 세계
작가 : 이금주
출판사 : prism(스노우폭스북스)

본문 중에서

엄마가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나 통하는 말이지, 중학생에게는 어림없는 소리다. 괜히 엄마가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했다가 아이와 사이만 멀어지기 일쑤다. 중학생을 둔 학부모에게 절대 권하지 않는 일이다. (p22)

사소한 일들로 그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냥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그들을 불쌍한 눈으로 보는 것은 그들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가정통신문을 배부하거나 부모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할 때, 부모님이라는 말 대신 보호자라는 말을 사용한다. (p41)

예나 지금이나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시기는 비슷한 것 같다. 호기심을 애써 막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나의 삶과 상대방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말 그대로 건전한 이성 교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여 예쁜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p69)

중학생만이 갖는 독특한 심리적 특성이 있따. 그들은 관심을 받고자 할 때가 있고, 또 전혀 관심을 받지 않았으면 할 때가 있다. 한마디로 기분이 롤러코스터 타듯 왔다 갔다 한다. 중학생이 관심을 받고 싶지 않았으면 하는 타이밍이 있다. 이때 괜한 친한 척은 독이 된다. 그렇다고 아예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라는 말은 아니다. 아예 무관심한 태도 역시 이들에게 반감을 살 가능성이 농후하다. (p99)

너희들은 어떤 말이 가장 듣고 싶고 어떤 말이 듣기 싫으니?
3위: 오늘 학원 쉬어
2위 : 괜찮아
1위 : 네가 최고야, 잘했어. (p227)

중학생들은 덩치만 컸지 아직 아이티를 못 벗어난 청소년이다.
요즘 중학생들이 무서워졌다고 하지만 어른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되, 선을 넘지만 않으면 아이들은 바른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청소년의 자살과 학교폭력으로 연일 시끄럽다.
'요즘 중학생들이 문제야. '라는 생각으로만 중학생들을 안 좋게 볼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청소년들도 이런 어른들을 믿고 잘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학생을 키우는 부모님이나 교사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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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와 새우깡
성승제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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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과자가 있나요?
좋아하는 과자를 주인공으로 책을 써서 신선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에이스와 새우깡을 열심히 먹었다지요.
에이스와 새우깡은 선생님으로 일을 하였구요, 여자주인공인 에이스와 새우깡은 우연히 다슬기 해장국을 먹으러 갔어요.
새우깡이 올갱이 된장국(다슬기 해장국)은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 먹을 수 있다고 했어요. 다슬기보다 새우깡과 고속버스 타는 것이 더 좋았던 에이스는 버스를 타고 다슬기 해장국을 먹었네요? 맛있게 먹고 고속버스를 탓는데 아뿔싸! 에이스의 배가 살살 아파오며 신호를 보냈어요 우르르 쾅쾅... 뱃속에서 천둥번개가 치고 난리네요. 결국엔 식은 땀을 흘리며 고속버스를 세웠어요. 고속도로 인근 숲까지 쏜살같이 뛰어가서 해결했어요.
괜찮아?라고 물어보지 않고 시원해?라고 물어보는 새우깡.
그렇게 볼꼴 못 볼 꼴 다 보여주고 결국엔 그 길을 걸어갔고, 히치하이킹에 성공했네요. 중간에 새우깡의 친구인 (같은 농심 출신) 감자깡, 고구마깡, 양파깡이 나와요. 에이스의 친구인 커피도 나오구요.

결국엔 이 일을 계기로 새우깡과 에이스는 결혼해서 에이스깡이 되었구요. 샌드와 마가렛트를 낳았어요. 샌드의 교육 때문에 결국엔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캐나다에서 알게 된 자녀 친구엄마와 남편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출생의 비밀들이 나오고 전반부에는 새우깡과 에이스의 이야기, 후반부에는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세진과 승현, 봄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흥미진진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에이스와 새우깡이 땡겼고, 당분간 에이스와 새우깡이 많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그 중 제일 인상에 남았던 구절을 소개해볼까해요.
"알버트, 혹시 말에 체해 본 적 있어요?"
"체하다? Have an upset stomach?"
"비슷해요. 하지만, 음식에 체한 것이 아니라 말에 체하는 거예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누군가의 발목을 잡을까봐 하지 못하고 삼켜야 하는 기분이랄까요."


"오빠, 말에도 인연이 있는 것 같아. 아까 오빠가 봄이 콘서트 끝나고 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하는데, 아!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이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하고 싶은 말이 듣고 싶은 말과 만나는 지점. 거기서 말의 인연이 시작되는 것 같아."

말의 인연이라는 문장과 말에 체한다는 표현이 저는 너무 좋더라구요. 가벼운 로맨스 장르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좋은 문장들을 얻었어요.

어릴 때부터 과자를 좋아해서 과자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에이스와 새우깡이 최애 과자이름이며, 캐나다 살이를 한 후부터 캐나다가 좋아져서 캐나다의 자연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님. 가벼운 소설이라고 하셨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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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미미쌤
손미미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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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열정적으로 독하게 사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딸부잣집의 막내딸(위에 언니가 4명이나 있음)로 살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상고에 진학할수 밖에 없었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산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를 늦은 나이에 졸업했다고 한다. 미미머슬(피트니스)대표, 모델, 레크리에이션 MC, 강사, 이벤트 대행사 대표의 여러 직업을 수행하는 대단한 분이다.
우연히 '나레이터 모델'이 멋있어보여서 나레이터 모델 관리자에게 찾아갔고 그렇게 나레이터 모델로도 활동을 했다고 한다.
40대 후반의 나이지만 '핑계대지 말고 무조건 돌진하라.'라는 마인드로 살았다고 하는데 같은 여자가 봐도 정말 멋있는 분이다.
남편이랑 같이 사업체를 운영해가며 죽을 뻔한 교통사고라는 위기를 딛고 (후유증으로 큰 소리 나면 숨을 못 쉰다고 한다) 승승장구해가는 작가님의 모습에 응원을 하게 된다.

제목 : 굳세어라 미미쌤
작가 : 손미미
출판사 : 헤르몬하우스

작가 소개

손미미 유튜브 채널 운영 (운동 다이어트, 맛집, 먹방, 브이로그)
쇼핑몰 운영


본문 중에서

어느덧 내 나이 마흔아홉,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남몰래 울기도 많이 했다. 그래서 더욱 말하고 싶었다. 가난했고, 배운 게 없었고, 여자였고, 엄마였기 때문에 더더욱 말하고 싶었다. (프롤로그)

장난감을 갖지 못한 것보다 열 배, 백 배는 더 부러웠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따뜻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집에 가면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 있어야 했기에, 아빠의 부재는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p25)

아빠 없는 하늘 아래, 자갈치 시장 경매에서 떨어진 생선을 가져다 파는 한 부모 딸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 이상 대학은 다른 세상의 일일 수밖에 없었다. (p34)


자신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배우지 못해서, 가진 게 없어서, 몸이 약해서, 운이 없어서, 경험이 없어서, 지원을 받지 못해서. 더 많이 배웠다면, 더 가진 게 많았다면, 남들보다 건강했다면, 운이 따랐다면, 많은 경험을 했다면, 누군가로부터 팍팍 지원을 받았다면 성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자. 만약 그랬다면 당신은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런 조건을 충족한 사람은 다 성공했을까? 그렇지 않다. 당신도 알 것이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p197)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경험은 없다. 성공했던 경험은 물론이고 실패한 경험조차도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누구나 실패할 수는 있다. 그리고 실패는 누구에게나 힘들다. (p203)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고민이 끝나면 주저 없이 도전했고, 도전한 일은 기어이 해내고 말았다. 그렇게 내 삶은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갔다. (p227)

이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웠다.
지방대를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재능이 없다는 갖가지 핑계로 주저하고 망설인적이 많았다. '준비될때까지 기다리면 평생 못한다.'라는 작가님의 말에 반성을 하였다. 작가님은 남들보다 몇 배로 더 독하게 달려왔는데 나는 노력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며 포기했던 일이 많다. 책이 술술 읽혀서 하루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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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 슬픔을 안고
문철승 지음 / ㈜소미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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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소마다 읽기에 좋은 책이 있다.
카페에서 읽기에 좋은 책, 집에서 읽기에 좋은 책, 야외에서 읽기 좋은 책....
오늘은 몸이 좀 아파서 9시에 일어났다
늦게 일어난만큼 책을 더 집중해서 읽고 싶기에 서평단 책 중 시집을 들고 교회카페로 향했다. 오늘 왠지 시집이 끌렸는데 내용이 기도와 교회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그래서 끌렸구나.
사실 시집을 읽는건 좋다. 감수성에 빠지고 음미하며 읽을 수 있으니. 하지만 시집으로 서평을 쓰는건 어렵다. 아직 내공이 덜 쌓여서 그런거 같다.
이번 소미미디어 서포터즈는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고 용감하게(?) 시집을 골랐다.
서평단 책이 쌓여서 빨리 읽고 싶기도 했고 시집을 좀 좋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했는데 잘한 선택인것 같다.

제목 : 기쁨이 슬픔을 안고
작가 : 문철승
출판사 : 소미미디어

작가 소개

어려서부터 시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때 교내 백일장에서 상을 받은 시가 지역신문에 실리면서 더욱 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변함없이 그에게 시는 좋은 친구이자 쉼이다. 이제 누가 뭐라 해도 문철승은 시인이다. "시는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성숙해지도록 하는 길이다."라며, 시에 담은 자신의 삶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한다.

본문 중에서

<낙엽을 쓸며>

지루한 여름 익었던 사랑이
나그네 되어 흐릅니다
아쉬운 듯 좁은 골목 돌며
생의 마지막 구경하고
이집 저집 커다란 대문 서성이며
인사한 후
쓸쓸히 부는 바람과
영원한 친구 되어 갑니다. (p35)

<군고구마>

서울 도심가
군고구마
11월 향기 멈추게 한다
추억 속 동네 아이들 모여
군고구마 잔치
검댕이 입술
서로 마주 보며 웃음 탄다
군고구마
옛 추억 풀어놓고
45년 돌고 돌아
할머니 얼굴 되어
마음 즐겁다
군침 가득히 (p39)

<일출>

덩실 넘실 치마 위로 내 심장이 뜬다
언젠가 첫사랑 심장에 오르듯
태양이 세상을 적신다
불꽃 퍼져 흐르고 첫 만남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하늘이 데워진다
기다린 생명들 기웃거리고 골목이 귀를 연다
소망이 삶의 밑거름 되어 가슴에 젖어 들어
오르되 오르신다. (p61)

<정담>

오순도순
수고함 늘어놓고
알록달록 정성 담는다
만남의 기다린 생각들
손으로 떼어
삶의 접시에 담는다
사랑, 미움, 용서, 희망, 절망, 나눔
너그러이 가득해진 삶의 접시에
주고받은 미소가 풍요롭다. (p73)

<적 아닌 적>

살아가다 만난 사람
좋아해서 적 된 사람
죽어가다 사랑한 사람
미워서 적 된 사람 (p92)

<기쁨이 슬픔을 안고> 이 한 권의 시집으로 스스로 '못난이 문철승'에서 '시인 문철승'이 되었다. 그는 쓰지 않으면 숨을 쉬기도 힘든, 시에 대한 열망으로 글 작업을 했다. 그렇다 하여 그의 시가 투사처럼 강하거나 호령하는 외침이 아니다. 그의 시는 수줍음 가득한 어린아이 볼처럼 소박하고 순수하다. 그는 이 시집을 통해 용서를 빌고 있다. 특히 자신을 아끼고 참아준 사람들에게 눈물을 보이고 있다. (노경실 작가님 추천사 중에서)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왠지 용서를 구해야할 것 같고
못해준것에 대해서 사죄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책도 얇고 표지도 핑크색으로 예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느낌의 시집이다. 시로 사람을 경건하게 만들거나 진중한 느낌이 들게 할 수 있는 것도 시인의 재주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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