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임을 너에게
산밤 지음 / 부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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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느낌의 글
만화속에서나 볼듯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쁜 표지와 내지
책을 펼친 순간 첫 인상이 그랬다.
아쉬운 건 프롤로그와 목차가 없다는 거?
오히려 다른 책에 있는 프롤로그와 목차가 없어서 신선했을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고백하는 듯한 글이다.
그림이 예뻐서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남의 비밀일기를 몰래 읽는 기분이 들었다.
몽환적인 파스텔 컬러 소녀들을 그리는 작가답게 책에 나온 그림들도 이뻤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나 초보자들이 읽으면 책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그림이 이뻤던 책.
그림이 다했다고나 할까. 표현력이 이뻤던 글 몇 개 공유하고자 한다.

사랑이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덧바른 모습이라면
짝사랑은 뾰족한 연필심으로 살살 긁어 그려 낸 연하디연한 흑연의 색감이 아닐까
사각사각 연필을 그을 때마다 어른거리는
심의 향에 잠길 즈음 너와 마주친 시선.
너의 까만 눈에서 묻어 나온 옅은 자국이 달싹이는 손끝에 남아
나의 짝사랑이 시작됐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p26)

어디든 말만 해.
네가 좋아하는 풍경을 보러 지금부터 출발할 거야.
얼마나 걸리는지, 날씨는 좋을지
그런 건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선은 가 보는 거야.
네가 사랑하는 것들이 그곳에 있다면
가 볼 이유는 충분해.
도착했을 땐 분명
예상치 못한 풍경에 놀란
네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테니까. (p83)

푸른 물결 한 겹 진하게 바르니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사랑해 마지않는 계절이 훌쩍 걸음 했음을.
한껏 여름스러운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해 줄 너를 떠올리며
나는 기쁜 마음으로 더위를 묻혔다. (p96)

몽환적이고 몽글몽글한 사랑 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
이쁜 파스텔 느낌의 그림으로 책태기를 극복해보고싶은 분
책을 읽은지 얼마 안된 초보 독서가들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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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Win 위윈
하희선 지음 / 책과강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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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표지가 이목을 끌었다.
게다가 책과강연 하희선 작가님의 두번째 책이다.
결이 같은 '우리'를 만들어라는 문구가 나를 유혹했다.
결이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 요즈음, 결이 같은 사람들의 인터뷰집이라니 호기심을 자극한다.
미용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6명의 원장님들을 인터뷰한 인터뷰집이지만, 서비스 마인드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괜찮은 책임은 분명하다. 직업의 종류를 떠나 모든 직업은 '서비스'마인드를 장착해야 고객이나 거래처, 민원인 등 본인이 모시고 있는 사람에게 컴플레인을 덜 받는다. 그래서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나랑 동명이인인 '문미영'살롱에이 강릉점 원장님의 인터뷰가 제일 정이 갔다. 문미영이름이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면서 읽었다.
내가 남편이랑 5년넘게 단골로 다니고 있는 미용실 리아 원장님이 생각났다.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최근에 1인 미용실을 차리셨는데, 이 책을 선물로 드려야겠다.

작가 소개

마인드태도 변화 전문가. 우연히 등록한 메이크업 학원에서 강사가 되고, 화장품 회사의 교육팀장으로 일하다가, 비미용인으로서 미용인들의 '마음과 태도,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32년간 4000회 이상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뷰티 교육의 온리원 강사로 서비스 접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하길 바라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고객은 스펙보다 태도에 끌린다>가 있다.

본문 중에서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의지 같은 게 있어요. 두려움에 잡아먹힐 필요는 없죠. 오히려 동력으로 삼으면 돼요. 제가 언제나 위기에 빠진 매장을 담당했었기 때문인지 이젠 익숙해진 것 같아요. (아이디헤어 대치점 지현원장)

상대방에게 먼저 바뀌라고 말하지 않고, 제가 먼저 바뀌는거죠. 매장 두 개를 운영하다가 1호점 직원들과 트러블이 생겨 큰 손해를 보고 거길 접었어요. 금전적 손해가 너무 크고 마음도 많이 힘들었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손해 본 건 잊고 다시 잘해보자 마음먹고 일하는데 1호점 다니던 고객들이 2호점으로 다 찾아와주시는 거예요.(중략) 면접 볼 때 특히 '무조건' 열심히 할 거예요, 잘할 수 있어요. 제가 사람들과 말을 잘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뽑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일 먼저 저는 성실성을 봐요. 특히 출근에 대한 성실성이요. 인성은 하루 아침에 알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살롱에이 강릉점 문미영 원장) -> 제일 공감갔던 내용이었다. 성실성이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고, 스펙과 경력이 아무리 화려해도 인성이 개차반이면 오래 못한다. 인성이 중요하다.

디자이너가 고객에게만 잘하고 인턴에겐 막 대하는데 매출은 높은 경우, 인턴 입장에서는 배려와 공감을 배우기보다 나도 디자이너가 되면 저렇게 행동해야 하나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착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공식처럼. 나는 이걸 '덕분에'가 아니라 '그런데도'라고 부른다. 즉, 주위의 도움 '덕분에'성공했다가 아니라 못되게 굴었지만 '그런데도' 매출이 높다. 하지만 '그런데도'의 마지막은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다. (하희선작가)

저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면 모든 걸 알려주긴 하지만요.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좋아지니 믿고 기다려준다고 해요. 면접 볼 때도 그렇게 얘기해요. 기술이 부족한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근데 자세가 아주 중요하다. (중략) 누구나 의사일 필요는 없어요. 간호사도 필요하죠. 그래서 저는 인턴이라는 그 직업을 존중해줘요. (W헤어앤스칼프 문우리 원장)


8년째가 된 지금은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된 것 같아요.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참다가 나중에 터지는 직원도 보면서, 지금은 그때그때 자기 의견을 말하고 서로 맞춰가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다는 걸 이해하고 인정해주니 퇴사가 많이 없었어요. (이가자헤어비스 롯데마트 잠실점 이자벨라 원장)

자리를 정해놓지 않으면 자꾸 본인이 정한 아무 자리에서나 인사하고 이야기하다가 고객에게 "안녕히 가세요"인사하고 바로 돌아온단 말이에요. 고객이 뒤를 돌아보는 경우가 있었는데 보기가 안 좋았어요. (헤어더뷰 성신여대점, 왕십리역점 마이준 원장)

미용업계에 종사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이지만, 사회생활을 한지 얼마 안된 신입들이나 관리자, 매니저급의 과장이나 부장이 읽어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사회생활에 정답은 없지만, 하면 안 되는 것들을 하지 않으면 반은 성공하는 것 같다.

헤어디자이너나 원장이 된지 얼마 안된 분들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
인턴이나 신입사원으로 일하고 계신 분들이 읽으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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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 공감부터 설득까지, 진심을 전하는 표현의 기술
정문정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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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오후 8시에 강연이 있습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에 금요일 오후인줄 알았다는 슬픈 스토리가 있다.
비슷한 예로 "너 되게 고지식하다." 라는 말이 "지식이 많다."라는 칭찬인걸로 오해했다는 스토리도 있다. 이렇듯, 문해력이 좋지 않은 현대인들을 많이 마주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맥락맹'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전체 상황의 맥락을 보지 못한 채 지엽적인 부분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으로 최근 자주 대두되는 '문해력 저하'와는 의미가 다소 다르다. 독서를 많이 하지만 이런 맥락맹이 될까봐 불안한 마음이 있다.
작가님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쓰신 작가이자 강연자이다. 글을 잘 쓰시면서 말도 잘하는 작가로 글을 재미있게 풀어 쓰고 계셔서 글쓰기와 말하기에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이 재미있어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또 플래그가 많이 붙었을 정도로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대구 출신작가라 (같은 경북 출신이라)더 반가웠다).


본문 중에서

저는 '언어 표현의 외주화'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를 느끼고 있습니다. 메신저로 소통할 때 길게 말을 쓰려다가도 귀여운 이모티콘 표정 하나로 대체해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어떤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려다가 유행어를 써보리고 말 때도 자주 생깁니다. 너무 진지해 보일까봐, 귀찮아서 등의 이유로 흔한 표현만 빌려오다보면 나중에는 새로운 표현을 쓰고 싶어도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이 없어지지요. 그래서 빈약한 단어 몇 개로 돌려막게 됩니다. (p33)


언제나 말을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특정 환경에서 얼어붙는 사람이 있을 뿐이죠. 경직시키는 상황의 원인을 찾는 것부터 해보세요. (p47)

잘 쓴 메일에는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들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하나는 전하고자 하는 바를 핵심적으로 요약하는 데서 나오는 간단명료함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입장과 시선에서 생각하는 능력인 '조망수용'입니다. (p186)

말을 오해 없이 잘하고 싶은가요?
문해력을 높이고 맥락맹을 탈피하고 싶은가요?
만만하지 않는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은가요?
그럼 이 책을 읽으시면 도움이 되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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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새벽이 샘터어린이문고 78
허혜란 지음, 안혜란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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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없이 비올라> 책을 쓰신 작가의 동화 신간
그림도 귀여웠지만 내용이 슬프면서도 잔잔했다.
특히 두 번 유산한 글에서 내 이야기가 이입되어 더 슬프게 느껴졌다.
나도 세 번 유산을 했지만, 첫째의 성별은 모르고 둘째 그리고 최근에 유산한 셋째는 다 아들로 판정되었다.
그래서 나중에 또 아들을 임신하면 이제는 더 걱정이 되고 겁부터 날 것 같다. 아들 임신할 때마다 유산할 거면 차라리 건강한 딸을 낳고 싶다.

새벽이의 엄마는 새벽이를 낳기 전에 두번이나 유산하였는데, 아들이면 유산된다는 안 좋은 말을 듣고 왔다고 한다.
원래는 딸일줄 알고 복순이라고 태명을 지었는데, 뒤늦게 성별 반전이 생기면서 복돌이로 태명을 바꾸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들인 것에 짜증을 내고 애걸복걸했다.
의사는 성별을 바꿀 수 없으니.
그래서 새벽이의 이름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새벽이의 생일날 당일, 이모부의 클래식 공연을 보러 엄마와 새벽이 사촌인 수지 , 이모가 공연장에 간다.
새벽이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클래식 공연에 심취한다.
새벽이는 공연이 지루해서 잠깐 넋을 놓고 있다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엄마의 자궁 속으로 들어간다.
거기에서 마주친 한 태아. 알고봤더니 새벽이 본인이다.
태아는 뱃속에서 엄마가 하는 이야기와, 의사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듣고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자신의 태아 모습과 이야기를 나누며 태아는 산달이 되어 자궁 밖으로 나간다.
뱃속으로 다시 들어간 스토리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적어놓았다니 작가의 필력에 놀랐다.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동화로도 괜찮을 것 같다.

난 근데 왜 이 동화책에서 나의 임신과 유산 과정이 떠올라서 자꾸 울컥울컥하는지. 아직도 상처에서 극복 못하였나보다.
동화책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많은 여운을 준다. 특히 나처럼 임신을 준비중이거나 유산을 한 경험이 있으면 더욱 더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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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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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치였을때,
누군가가 상처주는 말을 하거나 힘들게 할 때
자녀들이 말을 안듣거나 배우자가 힘들게 할 때
이럴 때 나를 위로해주는 카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먹으면 힘이 되는 특별메뉴를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구석에 초록나무들로 둘러싸인 카페가 있다면 자주 가서 위안을 받을 것 같아요. 우리 인생에도 "카페 도도"와 같은 장소가 있다면 조금 우울증에 도움이 될까요?
이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카페가 생긴 유래와 '도도'이름이 만들어진 이유가 나와있더라구요.

카페도도의 주인은 "소로리" 이다.
소로우의 <윌든>을 읽고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자 숲속 카페를 시작했다. 소로리라는 애칭도 저자의 이름인 소로우의 오마주다. 카페 '도도'는 아둔하고 날지 못하는 새지만 그 덕에 자기 페이스를 지킬 수 있었고, 주인 역시 그런 삶의 방식을 찾고 싶어서 카페이름을 '도도'라고 지었다고 한다. 이유를 알고 보니 이해가 되었다.

미용실에서 진상손님들에게 데인 디자이너,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인 때문에 고객에게 안 좋은 소리 들은 디자이너 등 직장인들이 힘들 때 이 카페에 와서 그날의 특별 메뉴를 먹으면서 위로를 받는다. 자기 긍정력을 높여주는 '주전자커피' , 마음에 비내리는 날의 '샌드위치' 나를 돌보는 '마시멜로 구이', 숲의 선물 '버섯 타르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복을 가져오는 '통사과구이' .
메뉴 이름만으로도 특별하다.

카페 도도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혼잡한 거리 한구석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적한 교외에 있는 것처럼 개방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대로변에서 안쪽으로 골목 하나 들어온 공간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가게를 에워싸듯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난 모습이 마치 이곳만 작은 숲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p69)

소로리가 카페 도도의 마당을 걷고 있습니다. 청바지 차림에 검은색 고무장화를 신고 손에는 대나무로 만든 갈퀴를 들고 있습니다. 발로 땅을 밟을 때마다 바삭바삭 소리를 내는 것은 빨강과 노랑으로 물든 낙엽입니다. 카페 도도는 마치 작은 숲처럼 단풍나무와 느릅나무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p169)

카페 도도와 같은 위안이 되는 카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우울증을 앓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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