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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개정증보판 포레스트 에디션) - 나를 숨 쉬게 하는
김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TV에서 많이 보이는 김이나 작사가님을 다 알 것이다.
포레스트 에디션으로 새로 출간이 되었다고 해서 예전에 읽었지만 재독도 할 겸 서평단 신청을 하였다.
작사가라 그런지 글을 참 잘 쓰신다. 글을 잘 써서 작사가를 하시는 건지, 작사가를 하다보니 글을 잘 쓰시게 된건지 아무튼 김이나 작사가님의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뭔가 시원하면서도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이다. 이게 바로 '김이나 매직'인가보다.
포레스트에디션도 표지색이 예쁘고 Revised edition prologue 가 추가되어 (radio record파트에는 김이나의 밤편지 오프닝 글을 담당했던 이샛별 작가의 글도 일부 수록됨) 개정판 느낌이 났다.
제목 : 보통의 언어들
작가 :김이나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본문 중에서
어디에나 맞는 만능 퍼즐조각이 없듯, 이렇게 각자의 모양으로 존재하는 우리는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완벽하지 않다. 이 당연한 사실을, 쌓여만 가는 사회성 때문에 종종 잊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의 단면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았을 때 종종 실망이란 것을 한다. (p20)
소중한 관계를 이어가는 비법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잘 화해하는 거라고 대답한다. 호시절에 잘해주는 건 쉽고도 당연한 일이다. 소중한 관계일수록, 거리가 가깝고 가까울수록, 갈등이 생길 확률은 높다. 잘못을 저지른 경우라면 차라리 당신에게 이 관계를 더 견고히 만들 기회가 주어진 거다. 잊지 말자, 사과는 A/S 기간이 가장 중요하단 걸. (p37)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감정 서랍이 있다. 상황에 대한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그때 느낀 감정들은 어딘가에 저장이 된다. (p49)
추억이 인화되어 액자에 넣어진 사진이라면, 기억은 잘려 나온 디지털 사진이다. 잘리기 전의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확대해서 들여다보면 몰랐던 것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p125)
자존감은 근육 같은 거에요. 한 번 높아지면 계속 높아져 있는 게 아니죠. 그냥 높아질 때도 있고 낮아질 때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근육처럼 키워야 해요. 가끔 약해졌을 때는 또 쉬었다가, 다시 운동해서 키우고, 그렇게 반복하는 거죠. (p128)
나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알아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이 말은, 스스로는 깨닫기 힘든 부분이 잠재력 그리고 가능성이라는 뜻도 된다. 땅 끝에 닿아본 사람만이 지도를 그려낼 수 있듯, 한계치에 닿아본 사람만이 스스로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다. (p166)
똑같은 글을 쓰더라도 좀 더 세심하고 예쁘게 쓰는 김이나 작사가의 책처럼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감정 서랍, 사과는 A/S 기간이 중요하다는 표현 들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덕분에 하나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