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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아 비바 암실문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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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제는 여성작가중에 가장 최고로 뽑을 수 있는 작가로 등극했습니다 ^^

첫 작품은 #GH의수난 , 두번째는 #별의시간 , 세번째로 #아구아비바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야생의심장으로 #달걀과닭 책들이 대기중입니다. 솔직히 이 언니의 작품이 쉽지 않습니다. 읽다보면 이게 소설인지 시인지 수필인지 에세이인지 뭐가 뭔지 도통 알 수 가 없습니다. 근데 왜 이렇게 읽고 나면 내 안이 꽉차버리는 걸까요? 


제가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를 읽고 있는데 . 그 작품은 문장이 수려하고 한문장이 한페이지 정도가 되는 엄청난 작품입니다. 근데 그 작품에 비해서 이 언니의 작품은 문장이 짧고 수많은 단어와 명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세상에 쓰이는 단어를 다 쓴다고 느껴질 정도에요. 


<p43 말할 게 너무 많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단어가 부족하다>


어떻게 보면 의식흐름 기법을 쓰는거 같기도 하고 문체 자체가 사실적이다 보니 뭔가 날것 그대로를 읽는 다는 느낌이에요. 정말 다른 기존 작가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문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보니까 #소설 로 분류가 되었더라구요. 근데 읽어보면 이 작품이 과연 소설이 맞는지 의문입니다. 수많은 의문중에서도 일부분이겠지만요. 작중 화자는 글쓰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읽고 있는 독자에게 말을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에세이 같기도 하고 수필같기도 합니다. 이전에 읽었던 다른 작품에는 그래도 약간의 스토리 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오늘 읽은 아구아비바는 그런거 자체가 없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자유과 형식파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작가가 생각하는 것을 모두 쏟아부은 집약체 같은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작품이 나온게 1973년이라고 하네요, 작가가 1967년 화재사고로 화상의 후유증으로 오랜시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사고후에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건데.. 그래서 작품속에서 신에게 이야기한다던지, 삶과 죽음 같은 언어들이 여기저기 흩날리고 있어요. 작품속 화자의 글은 매우 처절하고, 어둡고, 정신없고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무언가 모르는 절대적 희망같은게 샘솟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내가 지금 이런 침울한 글을 읽고는 있지만 내면에는 삶에 대한 의욕과 행복감, 의지와 희망 같은게 생기는 거 같아요. 이것이 작가가 의도한 바인가요? 여기서도 과거나 미래 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게 살자라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건 이전 작품들에서도 동일하게 비춰지는 작품의 방향성 같아요. 작가가 1977년에 자궁암으로 사망을 하게 되는데 그 3년전에 쓰여진 작품이니 삶을 살고 싶은 욕망과 죽음이후에 어떻게 하고 싶은지도 간간히 내용에 보입니다.

<p73 나는 관에 들어가서라도 땅에 묻히고 싶다. 상 주앙 바티스타 공동묘지에 있는 벽 같은 곳에 보관되고 싶지 않다. 그 공동묘지는 땅에 더 이상 자리가 없어지자 서류 캐비닛처럼 시신을 보관하는 끔찍한 벽을 고안해 냈다.>

<p74 나는 건강하게 죽고 싶다. 폭발하는 사람처럼.>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런 기분을 느끼는 맛으로 독서 합니다. 너무 좋은 책을 보았어요. 행복합니다. ^^

마지막 이 책의 끝을 보여드리고 마칠께요


p156 내가 당신에게 쓰고 있는 건 ‘이것’이다. 그건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될것이다.

나를 보고 나를 사랑하라. 아니: 당신은 당신 자신을 보고 당신 자신을 사랑한다. 그렇지.

내가 당신에게 쓰는 이것은 계속되며 나는 홀려 있다.


말할 게 너무 많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단어가 부족하다 - P43

나는 관에 들어가서라도 땅에 묻히고 싶다. 상 주앙 바티스타 공동묘지에 있는 벽 같은 곳에 보관되고 싶지 않다. 그 공동묘지는 땅에 더 이상 자리가 없어지자 서류 캐비닛처럼 시신을 보관하는 끔찍한 벽을 고안해 냈다. - P73

나는 건강하게 죽고 싶다. 폭발하는 사람처럼 - P74

내가 당신에게 쓰고 있는 건 ‘이것’이다. 그건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될것이다.
나를 보고 나를 사랑하라. 아니: 당신은 당신 자신을 보고 당신 자신을 사랑한다. 그렇지.
내가 당신에게 쓰는 이것은 계속되며 나는 홀려 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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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2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2
김형석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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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받아쓴 서평입니다*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이라 해서 뭔가 특별할 거라 생각했다. 남들보다 훨씬 오래 살았고

지금도 정정한 모습으로 삶을 충실히 살아내신다는 소식을 가끔 듣고 있었기에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게다가 ‘행복’이란 단어는 언제 들어도 행복한 일이고, 누군가에게 진정 행복하기를

빌어 주기도 하고, 일상이 행복이기를 빌기도 하는 그런 단어가 아니었던가.

노령의 철학자가 순진한 아이같은 미소를 짓는 책 표지의 그림도 보는 나로 하여금 행복을 떠

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책 머리에 ‘오래 사느라고 누구보다 고생했고, 사랑이 있는 고생이었기에 행복했다.’고 고백하

는 부분에서 나머지 글들도 얼른 읽고 싶은 마음에 설렜다.

문장들이 깔끔하고 솔직해서 좋았다. 술술 읽히며 고개를 끄덕이며 글 속의 일화에 내가 참여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많은 학식과 교양을 쌓았음에도 거만하지 않고 그렇다고 지

나치게 겸손하지 않고 담백하고 솔직한 삶의 고백이 좋아서 읽는 내내 행복했다.

93세의 노교수가 76세의 후배 교수의 나이를 묻고는 좋을 때라고 조언해 주는 부분에서는 이

분들에 비해 내 나이는 까마득하게 어린 나이인데 그렇다면 엄청 좋은 시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니, 아직은 늦은 때는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삶을 진정으로 열심히 살아온 노교수의 소소한 고백은 울림이 크게 전해

져 오는 듯했다.

그러고 보면 ‘행복’이란 내가 가진 게 많고 누린 게 많음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닌 듯싶다. 지

금의 이 시간을 어떻게 대하고, 내 주변인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는가에 따

라 행복의 질이 결정되는 거란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값지고 귀한 뜻과 보람을 위한 비판, 끝없는 정진을 거듭하는 마

음과 능력인 양심’을 기르고 성장하는 삶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행복은 하루 하루 진실하고 값있는 삶의 내용으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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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의 힘 - 그 초고는 쓰레기다 내 글이 작품이 되는 법
맷 벨 지음, 김민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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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다면 무조건 글쓰기 실력이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책”


 Matt Bell은 소설가이자 교육자로, 《애플씨드》, 《스크래퍼》, 《호수와 숲 사이》, 《진흙 위의 집》을 집필했다. 애리조나주립대학교에서 문예창작 교수로써 작가들을 가르치는 그의 실전 압축 글쓰기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장은 ‘이야기가 작품이 되려면 세 번의 원고가 필요하다’ 이다.

‘초고: 첫 번째 원고 – 개고: 두 번째 원고 – 퇴고: 세 번째 원고’ 라고 제시되어 있어서, 과연 어떻게 단계별 원고를 풀어나갈지 궁금해졌고, 또 과연 당장 실무에 적용할 수 있을만큼 구체적인가? 궁금증이 들었다.



 초고: 글은 한 번에 써지지 않을뿐더러, 하루아침에 책 한권을 써내려갈 필요도 없다는 것이 바로 초고를 대하는 작가의 생각이다. 초고는 ‘일단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덩어리와 조각을 ‘일단’ 쓰고, 추후 작업에서 다듬어나가는 것이다. 초고는 영감의 덩어리들이며, 그 원고는 절대 세상에 나가지 않는다는 마음 가짐으로 편하게, 그렇지만 과감하게 써내려나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야기의 중심은 초고에 있다. 초고는 설계된 이야기보다는 휘발되는 아이디어를 가두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느껴졌다. 쉽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글쓰기 시작을 유도하는 글들이 많아, 이 부분을 읽으면 나도 이야기를 쓰고 싶은 욕구와 용기가 생기는 책이다.


 개고: 머릿속 광산에서 아이디어를 캐서 잘 모아뒀다면, 이제 그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설계대로 잘 엮어야 한다. 작가가 개고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시’ 쓰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타이핑을 하며 이야기를 수정하는 것이다. 쉽게 쓰인다면 작가는 쉬운 직업이라고 한다. 그러니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써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쓰는 과정을 거치면 보이지 않던 문장과,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된다고 한다. 사실 초고단계에서는 일단 시작해보라는 용기를 주는 책이었는데, 이 단계에서는 감히 글쓰기를 만만히 봤냐고 혼나는 느낌이었다. 


 퇴고: 이 단계는 출력해서 읽어보기, 소리내어 읽어보기 등 내가 작성한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내가 어쨌든 ‘완성’했다고 생각한 글을 한번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본다는 경험이 신선했다. 그리고 독자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작가의 기법 같은것도 많이 적혀져 있어, 이 장을 읽을 땐 이 작가가 정말 진심으로 글쓰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구나, 라는 마음을 느꼈다,


 이 책은 내가 갖고 싶었던 ‘당장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해 주었다. 편집자 출신의 작가라더니, 생각지도 못한 업계 노하우를 배워본 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다. 일반 직군에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과장을 조금 더 보태서 간접 직업 체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들에게는 교과서로 배포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너무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작가들이 강력 추천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글쓰기는 작가의 고유한 기술이 아니다. 사회의 어느 조직에서든 글쓰기를 필요로 하는 직업은 존재한다. 하다못해 상사와의 카톡 대화에서도, 친구 또는 연인과의 편지에서도 글쓰기 작업은 필요하다(편지 쓸 때 세 번 쓰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니 이 책은 작가들에게만 국한된 책이 아니다. 

 당신, 작가 지망생인가? 이 책은 필수로 읽어보라. 정말 귀한 강의이다.

 당신, 작가인가? 다른 작가는 어떤 기법을 쓰는 지 궁금하다면 읽어보라.

 당신, 글쓰기와는 전혀 무관한 타 산업 종사자인가? 그래도 읽어보라. 작가가 어떤 직업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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