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주인공 양페이가 죽은 뒤 7일 동안 자신의 삶과 역시 죽은 다른 이들의 삶을 돌아보는 내용. 그 7일 동안 자본주의로 재편되는 중국사회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찢어놓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었다.차마 눈을 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참혹한 현실을 읽어내려가면서도 잘 읽히는 것은 위화라는 위대한 작가의 재능일 게다.그의 작품들 밑바닥에 면면히 흐르는 따뜻한 인간애 때문이기도 하고...첫머리에서 하느님이 7일 동안 세상을 창조했다는 창세기의 인용과 소설의 말미에서 양체신이 하는 한마디가 이 소설의 형식과 주제를 동시에 함축하는 것 같다.“죽었지만 매장되지 못한 자들의 땅.”기차에서 떨어지면서 태어난 양페이는 그가 급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뒤쳐져 남겨진 사람이라는 걸 알려준다.그를 그렇게 길러낸 아버지 역시 뒤쳐지고 남겨진 사람이다.빠르게 지나가는 기차 같은 세상에서 버려지고 잊혀진 존재인 것 같은 아버지의 모습 때문에 앞으로 전진하기가 쉽지 않았다.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첸 카이거 감독의 영화 ‘투게더’를 떠올린 건 나뿐일까?현대 중국사회의 모순을 가슴 아픈 사연 속에 투영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제7일과 투게더는 정말 많이 닮아 있다.소설은 허구지만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현재를 사는 보통 중국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증언한다.그런 점에서 이 소설 제7일은 중국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산업화, 도시화, 자본주의화에 변두리로, 지하로 몰려나는 밑바닥 인생들의 생생한 자화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