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비밀 결사 -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3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수경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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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밝혀두자면 이 작품 비밀결사는 본격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굳이 요즘식으로 정의하자면 소프트한 추리 활극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그렇다고 작품의 재미가 어디 간 건 아니라서 무척이나 즐겁다.

이런 가벼운 추리물은 확실히 본격 추리에 비하면 치밀한 구성이나 트릭을 풀어내는 맛은 떨어진다.
덕분에 치밀한 구성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하게 된다다.
시작부터 우연으로 시작해서 고비마다 우연이 겹치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정말 괜찮은 작품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재미의 포인트가 다르다고 하는 것이 맞을게다.
그건 이후로도 적지만 시리즈는 계속되었고 크리스티 여사의 미발표 유고라는 형태로서 마지막 작품으로 완성된 것 역시 이 비밀결사에서 시작되는 시리즈라는 것으로도 간접적이나마 증명이 되리라.

본격 추리에 비해 이 작품은 가지는 장점은 감정이입의 수월함이다.
비밀결사의 주인공 터펜스와 토미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처럼 완성형의 탐정이 아니다.
전문 탐정도 아닐 뿐더러 새파랗게 젊은 ‘애송이’다.
포와로나 미스 마플은 귀신의 속도 꿰뚫어볼 것만 같은 통찰력과 신기에 가까운 추리력을 보여주지만 터펜스와 토미는 그렇지 못하다.
헛다리도 짚고 실수를 했다가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경외감이 앞서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심지어 이런 신출내기가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거대한 음모를 막아내는 건 본격 추리와는 다른 종류의 성취감과 쾌감을 동시에 준다.
크리스티 여사는 세상을 지켜내는 건 특출난 영웅이 아니라 터펜스와 토미 같은 보통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터펜스와 토미에 관해서는 첨부한 이미지에 있는 평가가 정말 적절할 것 같다.

어느 것이 누구에 대한 평인지, 왜 적절한 평인지는 직접 읽어보시면 더 즐겁게 알게 되시리라.

물론 이런 인물의 매력만이 이 작품의 전부는 아니다.
중반부부터 작품은 영리하게 독자를 의심 속에 빠뜨린다.

제임스경인가? 아니면 줄리어스인가?

이 질문이 어떤 의미인지는 읽어보시면 알게 된다.ㅋ
그리고 이 의심을 통한 작품의 긴장은 마지막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추리 소설에 관해서는 너무나 유명하신 물만두님의 짤막한 리뷰를 소개한다.(묻어가기... ㅡ,.ㅡ;)

http://blog.aladin.co.kr/mulmandu/248423

추리 소설의 팬이시라면 당연히 아시겠지만 물만두님은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희귀병으로 투병하시면서도 수많은 추리 소설을 읽고 서평을 남겨 장르소설의 서평이라는 영역에 정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기신 분.

안타깝게도 본인이 물만두님을 알게 된 건 물만두님이 생전에 공개하지 않으셨던 서평들이 [물만두의 추리책방]이라는 책으로 엮여서 나온 다음이다.
(그래봤자 댓글 하나 못 달았을 게 뻔한 소심쟁이지만...)

다행히 물만두님의 서재는 아직도 열려 있고 물만두님의 서평집은 전자책으로도 나와 있다.

목차만으로도 추리 소설을 고르는 훌륭한 길잡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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