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협상하라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궁극의 하버드 협상 전략
디팩 맬호트라 지음, 오지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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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국가와 국가 사이의 중요한 조약을 체결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다. 혹은 큰 기업끼리 자사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상한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협상이라는 단어는 단체에게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디팩 맬호트라의 빈손으로 협상하라는 나와는 상관없는 책이라 쉽게 말할 수 있을까? 디팩은 협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협상은 관련 맥락이나 문제를 떠나 기본적으로 인간 상호작용에 관한 것이다. 쟁점이 단순하거나 복잡해도, 당사자가 선의를 가졌거나 악의를 가졌어도, 문제가 익숙하거나 전례가 없어 낯설어도, 결국 협상에서 우리가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할 질문은 어떻게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합의를 이루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이다. (17)

 

빈손으로 협상하라는 더 이상 가진 것도 없고 상대보다 힘이 약할 때, 가망 없어 보이는 분쟁 상황에서 상대를 설득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전략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바. 바로 프레임, 프로세스, 공감이다. <프레임>에서 저자는 제안하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 무엇을 제안하는 것보다 어떻게 제안하는가를 설명한다.

 

우리는 보통 자신의 청중은 인식하지만, 상대 측의 청중에게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 측의 청중은 우리 측의 청중만큼이나 중요하다. (40)

 

<프로세스>에서는 실질적인 협상의 가능성, 시기,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고려하라’(112)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공감>.

 

어떤 협상에서든 공감 능력이 클수록, 즉 상대의 동기나 이해관계, 제약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분쟁이나 교착 상황을 해결할 대안들을 더 많이 찾게 된다. 공감은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204쪽)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라니... 이것은 비단 협상뿐 아니라, 인간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역사적인 상황 속에서 좋은 협상의 결과가 어떠한지 살펴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나는 사람들과 어떤 자세로 협상을 해 나갈 것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 이것이 바로 협상의 정의이다. 저자가 계속 강조하는 것처럼, 좋은 협상의 출발이 바로 인간다움임을 숙지해야겠다.

 

협상에 참여하고 조언하면서 나는 상황과 이해관계에 관계없이 협상이 인간 상호작용의 문제라는 사실을 유념할 때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을 대할 때는 최선의 인간다움을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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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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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작가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장르이다. 어떨 때는 이런 내용까지 독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 독창성과 진실성 때문에 독자들은 에세이를 즐겨 읽는지 모른다. 죽는 게 뭐라고, 사는 게 뭐라고의 작가 사노 요코가 솔직하게 말한다. 문제가 있습니다.

 

 

작가의 글감엔 제한이 없다. 생전에 겪었던 모든 일이 그녀의 글에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과거 자신이 살았던 삶 역시 글의 소재로 쓰인다. 수십 년 전, 기숙사에 지낸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대학교 때 여행 이야기. 찬찬히 책을 읽다보면, 마치 할머니의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정겹고, 친숙하다.

 

아버지는 고향이 있고 엄마는 고향이 없다.

나도 고향이 없지만,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고향처럼 느껴진다.

중국의 베이징, 그것도 쓰허위안의 마당이 내 고향인 것만 같다. (51~52)

 

부모님을 소개하면서, 작가는 고향을 말한다. 물론 이 시대는 고향을 예전처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고향에 대한 향수가 밀려왔다. 작가의 책에 대한 성찰과 기록도 재미있다.

 

책을 가까이 하지 말도록. 가까이 하다보면 입맛을 다시며 꿀꺽하고 싶은 것이 잔뜩 보이니까. 가까이 하지 말라니까. 읽고 싶겠지만. (56)

 

지금은 소천하셨지만, 생전에 그녀의 삶에 대한 예찬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는 아무 볼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윤기가 흐르는 밥알도 깡통 냄새 나는 통조림 복숭아도 더 먹고 싶거든요. (169)

 

문제가 있습니다를 읽으면서 느낀 건 작가의 삶에 대한 애정이다. 작가의 눈이 닿는 곳, 작가가 들리는 것, 작가가 만난 사람들 모두가 그녀의 글에 오롯이 배어 있었다. 나는 과연 나의 삶을 얼마큼 사랑하고 있는가. 한번 자문해 본다.

 

한편으로 이렇게 사노 요코 같은 수필가를 배출하는 일본 문학계가 부러웠다. 왠지 우리나라에선 이런 에세이가 잘 안 읽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피천득 선생님같은 진솔하고 아름다운 수필가가 계속 배출되었으면 한다. 에세이는 진실하다. 그렇기에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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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아직 쓰지 않은 이야기 - 2030년 대학생 마리가 들려주는 AI 100년사 아우름 20
고다마 아키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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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름’.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를 묻고 그에 관한 응답을 담는 <샘터> 인문교양 시리즈의 이름이다. 아우름을 통해 독서, 생명, 정의, 고전, 예술 등 이 시대 중요한 가치에 대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느덧 스무 번째 책을 펴냈다. 이번 주제는 인공지능과 미래’.


 

 

인공지능. 불과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이 단어가 이렇게까지 많이 쓰일지 몰랐을 것이다. 그저 SF영화나 소설에서나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 오고 있고, 인공지능을 빼놓고서는 산업과 사회 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오늘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필적하는, 어쩌면 그 이상의 충격을 가져올지 모를 인식 체계의 대전환이 IT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인간처럼 지각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기술입니다. (7)

 

외국계 IT 기업에서 제품 매니저를 맡고 있는 IT 전문가 고다마 아키히코. 그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인간의 발자취를 담은 책을 펴냈다. 인공지능, 아직 쓰지 않은 이야기. 이 책은 컴퓨터를 둘러싼 과거, 현재, 미래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인공지능 입문서이다. 특히 2030년의 대학생 마리의 상황에서 이야기가 펼쳐져, 인공지능 진화의 100년 역사를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종교와 연결시켜 IT를 설명하고 있다.

 

개발자들의 신념과 아이디어에 대한 정열은 종교가의 신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처럼 느끼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기계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신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9)

 

이 책은 IT의 역사 외에도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자유로운 개인은 성립할까?’, ‘인공지능은 환경위기를 극복하나’, ‘마음을 만들 수 있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IT의 역사를 대략적으로나마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아울러, 그 핵심이 되는 인공지능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생각할 수도 있었다. IT, 인공지능의 폐해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우리가 지혜롭게 사용한다면 분명 유익이 될 것이다. 하루하루가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행복한 미래를 맞이하고,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을 남겨주는 것. 그건 전적으로 우리들의 몫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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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 자유로운 예술 정신으로 삶 바라보기 아우름 19
한상연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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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다!”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보거나 뛰어난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예술이다라고 외친다. 저녁 무렵 물들어가는 노을이나 구름 사이로 비쳐져 나오는 햇살을 바라볼 때도 예술이라 말한다. 본능적으로 우리는 아름다운 것, 훌륭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그것을 예술이라 부른다. 그렇지만, 때로는 너무 예술을 나와는 상관없는, 저 멀리 있는 누군가의 것으로만 여기기도 한다.

 

철학을 공부한 한상연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책 제목으로는 괜찮지만, 왠지 수긍하기 어려웠다. 다 예술가라니. 그렇다면, 진짜 예술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많고 많은 예술작품의 가치는 어떻게 되는 건가? 작가는 흔히 어렵게만 생각되던 예술을 이렇게 정의한다.

 

나는 예술을 자기 삶의 주인이 되게 하는 기술로 이해합니다. 주인으로 사는 사람은 자유롭죠. 그는 노예가 아니니까요. (20)

 

응당 미술이나 음악, 문학작품으로 예술을 설명해야 할텐데, 자기 삶의 주인이라니... 조금 의아했다. 그렇지만, 작가는 공부 자체가 즐거운 놀이여야 하며, 예술은 결코 노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결국 뛰어난 예술은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말고, 어린아이처럼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작가는 어디선가 봤을 고갱, 마네 등의 작품을 예로 들어 예술을 말한다. 우리가 대충 눈으로만 흘겨 봤던 명작. 그 명작이 명작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는 마지막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사랑이 소중한 까닭은 사랑의 힘 안에서 우리가 서로 작용하고 반작용하는 가운데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고유함은 고유함대로 보존하면서 반목하지 않게 되는 거죠. (188)

 

학교 다닐 때, 미술시간이 그리 즐겁지 않았다. 물론,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 시간마저 예술 사조를 외우고, 학습했었기 때문이다. 미술 역시 하나의 학문이었 던 것이다. 그랬기에 졸업 후, 예술은 나와 상관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자유, 사랑, ... 이 책에서 많이 나오는 단어다. 내 있는 자리에서 자유롭고, ‘나답게살아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예술의 시작이리라. 내 안에 꽁꽁 싸매어 있던 예술을 이제 자유롭게 풀어야 겠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니까.

 

여러분은 어떤 방에 머물고 있나요? 여러분의 세상도 벽 없이 무한한 꿈과 방으로 굳어진 꿈으로 이루어져 있나요? 혹시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미 예술가로 살고 있는 겁니다.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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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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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생명이다! 베스트 오브 엣지시리즈. 존 브록만이 그동안 엣지의 지적 성과를 담은 인터뷰, 기고문, 강연문 등의 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지식으로 손꼽히는 테마를 편집한 것이다. 마음, 문화, 생각, 우주, 생명의 다섯 분야로 집대성했다.

 

궁극의 생명은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생명에 관한 이 시대 가장 첨예한 이슈와 첨단 지식을 다루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스티브 존스, 드루 엔디, 리처드 프럼 등 이 시대 위대한 석학 21명은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에 대해 말한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범우주적인 차원에서 생명체의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지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펼친다. 그는 지구를 비롯해, 지구 너머 우주 어느 곳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분명 다윈주의적 생명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물이 이루기 위해 애쓰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윈은 생물이 생존과 번식을 이루기 위해 애쓴다고 보았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생물이 자기 속에 있는 유전자의 복제를 이루기 위해 애쓴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시대의 어느 동물을 보든 간에 그 개체가 끊이지 않고 대대로 이어지기에, 즉 생존하고 번식하는 데 성공한 개체들로 이어지는 끊이지 않은 계통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19)

 

또한, 그는 생명이라는 고도로 복잡한 현상이 물리법칙으로부터 기원할 방법은 단 하나일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여기서 핵심은 자기 자신을 복제할 능력을 지닌 유전자(DNA) 혹은 그와 동등한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호주의 진화생물학자 데이비드 헤이그는 <유전체 각인>을 말한다.

 

내가 가장 흥미를 느낀 것은 유전체 각인(genomic imprinting)이라는 분자생물학 분야의 새로운 현상입니다. 이는 DNA 서열이 난자를 통해 모계 유전된 것인지, 정자를 통해 부계 유전된 것인지에 따라서 조건부 행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37)

 

이외에도 <통합된 생물학>, <뇌 더하기 근육>, <생명 설계>,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지도 작성> 등 생명에 관한 주제의 글로 이 책은 채워져 있다.

 

어려운 개념과 용어도 많이 있어 쉽게 읽을 순 없었다. 그렇지만, 어쩌면 우리가 알아야 할 제일 중요한 주제인 생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최신 유행하고 있는 개념들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아울러 모든 생명체를 대하는 자세와 책임도 생각할 수 있었다.

 

생명, 특히 지적 생명체는 창발적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창발성이 온전히 발휘되어왔을까? 창발성의 일원인 우리 앞에는 어떤 기회가 놓여 있으며, 이 행성에서, 그리고 아마 언젠가는 그 너머에서 계속될, 그리고 어느 정도는 인위적으로 이루어질 진화에 우리는 어떤 책무를 지게 될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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