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며칠이 지나면, 2020년 새해가 밝아온다.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샘터 1월호>가 찾아왔다. 빨간색 표지의 샘터를 보니, 마치 새해 첫날 일출을 보는 것만 같다. 폐간 위기에 몰렸다가, 기적처럼 다시 시작한 샘터를 반가운 마음에 펼쳐보았다.

 

뮤지컬 공연기획자 고은령 씨의 따뜻한 이야기가 먼저 눈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뮤지컬 공연 기획을 하고 있다. 안정적인 아나운서를 내려놓고, 예술 공연 공부에 매진한 그녀는 현재까지 7편의 창작뮤지컬을 제작해왔다.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사실 많이 불안했거든요. 무작정 공연이 좋을 뿐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몰랐고 그렇다고 프리랜서로 불러주는 곳도 없었어요. 아무도 저를 찾지 않을 때 유일하게 장애인 분들이 저를 필요로 했던 거예요. 제가 있어야 할 곳은 그들의 옆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20)

 

장애인들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이 국내에 거의 없는 가운데, 그녀의 이런 시도와 노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녀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싶다고 고백한다. 그들이 누구보다도 환한 표정으로 뮤지컬을 감상할 수 있기를, 그리고 고은령 씨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박수를 보낸다.

    

 

<특집, 10년 후의 내 모습>도 의미깊었다. <그녀와 함께 펴낼 사랑의 시집>, <어머니를 위한 바이올리니스트>, <힐링의 시간을 선물할 그림 카페> 7명의 글을 보며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꿈이 멋져보였다. 과연 나는 10년 후엔 어떤 모습을까? 10년 후 내 모습도 그려볼 수 있었다. 그들의 꿈과 나의 꿈을 응원한다.

 

이외에도 샘터 1월호에는 다양하고 따뜻한 소식이 가득 담겨 있다. <사물에 깃든 이야기>, <지구별 우체통>, <다시 읽는 반세기 샘터> ... 특히 <다시 읽는 반세기 샘터>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지난 반세기 동안 샘터 지면을 통해 소개되었던 독자 투고 글을 소개하였다. 이번 호는 19791월에 실렸던 글인데, 그당시의 생활상도 볼 수 있어 정겨웠다. 또한, 샘터 본문의 디자인도 더욱 산뜻하게 바꿔 더 가독성 깊게 읽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따뜻한 이웃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는 <샘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샘터>와 함께 시작할 2020년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디자인은 내일을 바꾼다 -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멋진 질문들 아우름 41
김지원 지음 / 샘터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자인. 우리 주위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그럼에도 왠지 나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전문적으로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단어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좋은 디자인은 내일을 바꾼다. 이 책은 나같은 사람들에게 디자인을 잘 알려줄 것 같았다. 작가는 디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디자인이란 무엇일까요? 추측건대 디자인이 처음 생겨난 건 아름다운 사물을 만들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사물이 일상의 쓰임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움 이상의 가치를 추구할 수밖에 없었을 거고요. 그래서 디자인이 필요하게 된 거죠. (5)

    

 

작가는 우리와 동떨어져 있는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 일상과 함께 하고 있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모나미153 볼펜의 언급도 반가웠다. 지금은 다양하고 화려한 필기구에 밀려 많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그 볼펜만이 주는 추억이 떠올랐다.

 

눈길을 끄는 화려함은 없었지만, 볼펜 끝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들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꿈이었을 테니까요. (15)

 

작가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복원에 있어서도 디자인을 말한다. 소실된 첨탑과 지붕을 대신할 새로운 첨탑을 비롯해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또한, 화재라는 위기와 절망의 순간들이 오히려 문화의 부활이라는 가능성을 꿈꾸게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디자인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언제나 존재하면서 세상이 잘 굴러가도록 기름칠도 하고, 청소도 하고, 고치기도 하면서 살아 숨 쉬게 합니다. (44)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도 언급한다. 좋은 도시의 진정한 모습은 풍요가 아니라 강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좋은 도시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한다.

 

좋은 도시의 모습은 한 도시에 모인 개개인이 자기만의 꿈을 실현할 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도 중요합니다. (181)

 

과연 나는 좋은 도시를 그냥 꿈꾸고만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다. 내가 좋은 도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은 디자인을 조금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디자인이 전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옆에 숨쉬고 존재하는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또한, 디자인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알았고, 나 또한 디자인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알았다. 앞으로 내 주위의 사물을 더 깊이 바라볼 것 같다. 이 사물엔 어떤 디자인이 숨어 있고, 어떤 디자인으로 세상에 존재하는지 알아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9.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저와 샘터 식구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약속합니다. 2020, 50년의 샘터는 휴간없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 발행인의 말

 

<샘터>가 경영난으로 12월호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폐간한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그동안 우리 곁에서 이웃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샘터>를 이제 볼 수 없다니... 정말 기적처럼 내년에도 샘터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독자들처럼 나도 내 일처럼 기뻤다. 반갑고 기쁜 마음에 <샘터> 12월호를 펴들었다.

    

 

특집부터 의미깊었다. <올해 가장 잘한 일, 못한 일!>. 48세에 영어에세이 책을 출간한 영어강사, 아쉽게 실수를 했던 비보이 청년, 열심히 여행경비를 모으고 있는 20대 직장인 등 7명의 이야기는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 올해 내가 잘했던 일, 못했던 일을 돌아보며, 내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는다.

 

가수 솔비가 아닌 화가 권지안의 이야기도 가슴에 남는다. 단지 가수, 예능인으로만 비쳐줬던 그녀가 그림을 통해 성장해 갔던 모습을 진솔하게 나누었다. 특히 미술로 마음을 치유받았다는 그녀는 사람과 예술을 잇는 오작교 역할을 즐긴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만큼은 탁월한 예술가에요. 얼마나 완성도 있는 작품이 만들어지느냐는 몰입의 문제이죠. 작품은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요. 표현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할수록 독창적인 그림이 탄생하듯 저마다 삶의 방식을 폭넓게 탐구할 때 인생이란 예술품이 아름답게 완성되리라 믿어요.” (21)

 

나는 어떤 예술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나의 삶을 돌아본다. 앞으로도 미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권지안 화가를 응원하고 기대한다.

 

이외에도 이번호에서는 올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기대하는 글들로 가득차 있다. <나무에게 길을 묻다>, <사물에 깃든 이야기>, <인성의 재발견>, <지구별 우체통>..

 

내년에도 <샘터>를 만나볼 수 있어서 반갑다. 앞으로도 이웃과 사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 줄 <샘터>를 응원하고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 나답게 살기 위한 부엌의 기본
주부와 생활사 지음, 정연주 옮김 / 샘터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먹방 전성시대이다. TV에는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유튜브에는 각종 요리 레시피들이 가득하다. SNS에는 맛있는 음식을 예쁘게 찍은 사진이 널려 있다. 단순히 한 끼만 때우는 게 아니라, 정말로 음식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색다른 요리책이 출간되었다. 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일반 요리책처럼 요리 레시피만을 소개한 책이 아니라서 흥미로웠다. 어떤 특별한 요리를 소개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매일의 식탁을 말한다.

 

사람들의 일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매일의 식탁’.

몸 상태나 식성이 달라지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심신 모두 건강학 지낼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정리하고

지금 나에게 딱 맞는 식사를 시작하게 된다. (프롤로그)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7명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요리 철학과 레시피를 전하고 있다. 수필가 히라마쓰 요코는 17년 전에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60대가 된 이후, 그녀는 레시피 없는 자유로운 요리를 하고 있다.

 

그런 히라마쓰의 식탁에 자주 등장하는 요리는 손이 너무 많이 가지 않고 냉장고에 거의 언제나 있는 재료로 만드는 음식이다. 봄에는 유채꽃과 산나물, 겨울에는 배추와 무처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다. (11)

 

그녀의 요리의 특징은 요리 재고를 만들어둔다는 것이다. 그런 재고는 다양한 요리로 변형할 수 있는 기본이 된다. 그녀는 녹색 채소 찜, 파드득나물 김 무침, 물냉이 수프 등을 추천한다. 바로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것이다.

    

 

요리는 단순히 내가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요리연구가 에다모토 나호미는 음식을 제대로 고르는 것이 사회 운동의 일환이라고 말한다.

 

에다모토는 식재료를 선택하는 일은 아주 작은 행동이지만, 사회에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렇게 작은 행동이 이어지게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이다. “먹는 행위가 사회 운동으로 이어진다는 가치관을 개개인이 갖추게 되면 사회도 변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47)

 

이 책의 부제는 <나답게 살기 위한 부엌의 기본>이다. 먹거리가 사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때, 책에서는 다양한 요리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그 철학들과 음식들을 살펴보며, 나의 식생활은 어떤지 돌아볼 수 있었다.

 

먹는 것은 식사 시간에 한 번 먹는 행위로 그치지 않는다. 그 음식은 남아서 나의 몸과 마음을 결정하고, 건강을 결정하는 것이다. 나중에라도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음식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음식을 잘 만들진 못하지만, 만들면서 나만의 음식 철학이 생기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아우름 40
김응빈 지음 / 샘터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생물. 왠지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존재로 느껴진다. 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만 생각된다. 보이지 않는 이 미생물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다. 저자 김웅빈 교수는 우리가 오해하고, 잘 알지 못하는 미생물을 소개한다.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미생물은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이 삶을 이어가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5)

 

저자의 말처럼, 그동안 미생물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져왔다. 무조건 미생물은 질병을 일으킨다고만 생각했었다. 미생물이 어떤 존재인지 호기심을 갖고 읽어 내려갔다.

  

  

책의 초반은 미생물이 무엇인지를 언급한다. 그리고, 세균, 고세균, 진균, 원생동물 등 미생물의 종류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감염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알아내기 위해 수없이 실험하고 노력했던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미생물학은 미생물과의 전쟁을 통해서 발전해온 학문입니다. 코흐 시대 이후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소독제와 항생제가 개발되었죠. 이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33)

 

우리가 미생물의 위협으로부터 많이 안전해질 수 있던 것이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이 책은 일반 과학서적처럼 미생물에만 초점을 맞추진 않는다. 탄저균을 이용한 생물테러 공격 등 미생물이 전쟁에 이용될 경우 어마어마한 인명 사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공생의 원칙을 말한다.

 

중요한 건 공생의 원칙입니다. 함께하는 삶 속에서 우리에게는 타인의 노력을 존중해주고 타인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 능력을 나누어 서로를 돕는, 그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삶의 방식을 공생하는 법을 미생물에게서 배웁니다. (151)

 

보이지 않는 미생물. 그렇지만 인체의 곳곳에서, 자연 곳곳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는 미생물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다른 것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미생물을 보며, 나 또한 공생이 무엇인지 헤아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