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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23년 8월
평점 :
기꺼이 아웃사이더가 되서 아니꼬운 세상을 향해 심드렁하게 뻐큐를 날리는 듯하지만 나는 '내가 이렇게 세상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고, 이토록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대단한 작가라는 걸 알아달라'는 강박처럼 읽히기도 한다. 인간관계의 덧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혼자가 되었다고 주장하며 시니컬한 실존주의자를 자처하면서도, 감정적으로는 여전히 누군가의 온기와 인정을 갈구하는 모순..행간을 읽어보면 결국 '왜 아무도 나를 이만큼 사랑해주지 않는가'에 대한 억울함이 뚝뚝 묻어나는 서글픈 자기연민의 초상이었음. 호루라기를 불며 '나를 구하러 오지 마라'고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내 호루라기 소리 들었지? 왜 안 와? 안 올 거면 이 소리가 얼마나 예술적인지나 감상해'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듯한...ㅠ 나는 고독하다. 그걸 막 "우주적 고독"이나 "존재의 파멸"로 표현하면...단발마에 그치지 않고 주구장창 계속 그러면 에 어 음 그냥 좀 외로운, 사랑받고 싶어서 삐친 중년 인셀로 보일 뿐....너무 가혹한가ㅋ 반면, 작가의 화려하고 탐미적이고 과할 정도로 지적인 수사들이 동원된 문체가 취향이 되는 이유라면 그 과잉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 집요함에 있겠지. 어설프게 흉내 내는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그 고독의 미학에 완전히 투신해 있는. 그야말로 철저한 자의식. 이것이 나에게는 오글거림이지만, 인생의 어느 한 시기, 정말 바닥을 치는 우울을 겪는 사람에게는 그 과잉된 문장이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과장해서라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는 강력한 진통제가 되기도 할 테니까. 여튼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를 읽기 전, '고독'은 호루라기를 불며 전시하는 게 아니라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혹은 수많은 사람 속에서 그냥 묵묵히 삼켜내야 하는 덩어리여야 할 것이며(기대1), 그럼에 있어 이 책은 결핍의 전시가 아닌 정말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문장들이어야 함(기대2)을 기대했다면, 감성적이게 시니컬한(...) 작가 이응준의 문법은 확실히 '과하게' '전략적'인 면이 있어서 아 이 책 겨우 읽어냄. 하.... 감정을 도구화하지 않고 그저 응시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아. 결론은 (아저씨의) 고독함이 너무 비장해 (아줌마는) 너무 피곤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