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하다는 착각 - 왜 여성의 말에는 권위가 실리지 않는가?
메리 앤 시그하트 지음, 김진주 옮김 / 앵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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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이 권위를 결정짓는 웃기지도 않는 작태를 분석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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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안전가옥 FIC-PICK 5
배예람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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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펙트럼 (배예람, 이수현, 아밀, 김수륜, 진산 共著, 안전가옥)”을 읽었습니다.


제목처럼 바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여성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류가 발생한 이래로 모든 여성들에게는 이야기가 있었죠. 당연하지만 이 당연한 이야기를 사람들은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 대부분은 남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시대가 발전하고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한 이래로 그동안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 인류의 반절이나 되는 소수자가 있음을 알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여성서사’라고.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옆에 있었던 이야기들입니다. 주목하지 않았고 관심이 없었을 뿐.


이 소설집의 작가진 중 유독 반가운 이름이 있더군요. 바로 진산 작가입니다 작품 활동을 30년 넘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작품 활동이 뜸하신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엔솔로지에서라도 이름을 보니 정말 좋더군요. 단지 이름 만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번 엔솔로지에 포함된 작품, ‘협탐 : 좁은 길의 꽃’은 갱년기에 접어든 무림의 탐정이라는, 무협물에서 보기 힘든 설정으로 힘있게 끌고 가면서 이야기의 재미를 살리는 솜씨를 보면서 역시를 연발했습니다. 


이 소설집에서 흥미로운 것은 제목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단어, ‘스펙트럼’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넓은 폭의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한 지 두 세시간 만에 읽어버릴 정도로 그 이야기 하나 하나가 너무 흥미롭습니다. 앞서 진산 작가만 언급했지만 참여한 다른 작가들 역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매력적인이야기를 펼쳐보이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역량과 재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 소설집이었습니다. 



 


 #우먼인스펙트럼 #배예람 #이수현 #아밀 #김수륜 #진산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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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게임 -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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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자의 탐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이지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악설이나 성선설 논쟁 역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회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었습니다. 

철학자들 뿐만 아닙니다. 심리학자나 진화생물학자들 역시 이러한 논쟁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과연 선한가, 혹은 인간의 행동 동기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한 지적 탐구는 수십 세기 동안 지속되어 왔지요.


흥미로운 주장을 하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지위 게임 (윌 스토 著, 문희경 譯, 흐름출판, 원제 : The Status Game: On Human Life and How to Play It )”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위에 대한 인간의 욕구와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가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지위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이며 우리는 사회에서 지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에 대한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계된 많은 일화를 통해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또한 지위의 역사와 그것이 역사를 통해 진화한 방식 역시 흥미롭게 이야기해줍니다.  지위 추구 행동을 하게 만드는 심리학적, 생물학적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면 스스로의 행동을 인식하고, 지위 게임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보다 나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지위 게임’은 기존에 성이나 권력, 돈에 국한된 인간의 욕구 (사회적, 문화적)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책으로  인간 삶에서 지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간 관계, 경력, 자존감, 행복감 등 많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직장, 학교,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맥락에서 지위가 작동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지위를 높이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로 인해 경쟁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뿐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는 소설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의 지위를 명확하기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위 게임은 종종 불안, 우울증, 성취감 부족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의 지위 게임적 관계, 즉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개인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을 추구할 때에서야 비로소 찾아온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저자는 지위에 대한 욕구와 친절, 공감, 의미 있는 인간 관계 등 다른 가치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가치를 함양하면 우리는 더 큰 개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위는 사회적 기대와 규범에 의해 영향을 받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위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만이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주는 ‘지위 게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이를 삶 속에 녹여내는 선택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입니다. 






 #지위게임 #윌스토 #문희경 #흐름출판 #리뷰어스클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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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 - 세계를 뒤흔든 호르드의 역사
마리 파브로 지음, 김석환 옮김 / 까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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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 (마리 파브로 著, 김석환 譯, 까치, 원제 : The Horde: How the Mongols Changed the World)”을 읽었습니다. 


 

먼저 저자인 마리 파브로 (Marie Favereau)는 몽골 제국과 이슬람 제국을 주 연구 분야로 하는 프랑스 출신 역사 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칭기스 칸의 삶을 다룬 아동용 그림 소설을 출간한 적이 있네요. 아마도 자신의 주 연구분야를 대중적으로 알리는데 관심이 많은 학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이 책, “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은 2021년에 출판된 책으로 출판 이후 많은 도서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여러 언론 등에 최고의 역사서 리스트에 오른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바로 ‘호르드 (Horde)’입니다. 전통적인 제국으로도, 왕조 국가로도, 민족 국가로도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유목 정권이라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몽골 제국을 계승한 다른 형제 국가(원나라, 훌레구 울루스 등)에 비해 호르드의 연구는 비교적 덜 되었고 ‘마치 장막 뒤에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르드의 이야기의 흥미로움이나 세계사적 중요성은 그에 못지 않다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칭기스 칸은 네 명의 아들들에게 각각 자신들의 울루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였는데 첫째 아들 (아직까지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바로 그 아들) 주치에게 만들도록 한 울루스, 그리고 그 후예들과 유산이 바로 ‘호르드’ 역사의 핵심을 이룹니다. 
주치는 자신의 울루스를 만든 이후 아버지인 칭기스 칸과 다소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고, 결국 그의 울루스는 독자적인 길을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몽골과는 별개의 주치 울루스라 인식했고 스스로를 ‘오르다(Orda)’ 즉 호르드라 칭했습니다.

그리고 호르드는 (일부 서구 학자들의 편견과는 다르게) 변하지 않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았고, 언제나 변화와 발전을 꾀했습니다. 초원 유목민들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난관에 봉착하면 언제든 그 전통을 변용하여 벗어나는 유연성을 가진 국가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정체성, 즉 유목 국가라는 점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몽골 제국 내의 특수성을 살펴볼 기회를 이 호르드를 통해 가질 수 있다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호르드는 다른 몽골 제국의 후예들과의 공통점을 분명히 가지기도 하지만 분명한 차별성을 가진 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특히 호르드의 특유의 통치 기술이 인상깊습니다. 직접 지배를 선호한 다른 형제국과는 다르게 호르드는 간접적으로 지배하였는데 피지배국과의 항구적인 행정적인 존재는 없었고, 필요시 상호작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자원과 경제적 소통을 유지했다는 점이 참으로 독특합니다. 이러한 특수성은 바로 호르드의 지속성과 몽골적 세계관을 가지지 않는 지역에 대한 영향력의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도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몽골제국. 칭기스 칸에 의해 세워진 나라로 인류가 만들어 낸 단일 국가로선 최대 강역을 가졌던 국가이기도 합니다. 일반인들은 단지 거기까지만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관련한 저작들을 읽는다 해도 보통은 칭기스 칸 개인의 삶이나 업적에 주목한 독서에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당시의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을 세운 주체가 유목민 집단이라는 것을, 이후에도 중앙 아시아를 지속적으로 차지했던 집단 역시 유목민 집단이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칭기즈 칸 개인의 업적으로 국한시켜 인식하거나 하나의 일회성 이벤트로만 생각했을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 역시 이러한 유목민 집단과 지속적인 교류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도려낸 듯이 유목민 집단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고 마치 정주 문명과만 교류를 한 것처럼 인식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긴 합니다. 
 ‘황금씨족 (Altan urug)’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면서 몽골제국과 같은 유목민 제국은 결코 일회성도 아니었고 칭기스 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세계사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은 유사 이래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국가 중 하나인 몽골 제국과 그 후예라 할 수 있는 ‘호르드’에 대해 상세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이야기의 맥락을 엮어 서술하는 저자의 글쓰기 덕분에 매우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위의개척자 #황금천막의제국 #마리파브로 #김석환 #까치 #부흥

※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 (https://cafe.naver.com/booheong/219138)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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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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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정해연 著, 북멘토)”를 읽었습니다. 


 

‘은아’ 어렸을 적 선택적 함구증, 진단을 받았고 언제나 함께 놀아주는 친구도 없던 아이. 스스로 왕따의 냄새가 나는 것 아닌가 하기도 할 정도로 급우 누구와도 말을 나누려 하지 않는 아이.
‘언니는 안 그런데’
집에서도 ‘잘난’ 언니와 비교되면서 언제나 위축되어 있는 아이.

그런 은아에게 또 다른 은아가 나타납니다. 교생 선생님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말마따나 같은 은아인데 극강으로 다른 그녀. 언제부터인가 은아 선생님은 은아 주변을 맴돌기 시작하고. 심지어 은아 만의 비밀 장소도 알고 있고, 은아 만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도 알고 있습니다.


 

‘괜찮아.’
‘너는 너로 존재해.’


 

운명을 믿지 않더라도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마 은아에게는 괜찮다고, 너는 그 자체로 ‘너’라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듣는 순간이 바로 그 운명이었을 것입니다. 은아에게 들려주는 저 위로의 말은 아마 독자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작가의 말일지도 모릅니다. 

애써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어쩌면 일상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애쓰는 것일거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그리고 불화와 화해하라고.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위로를 들려주는 이 소설,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는 정해연 작가의 작품입니다. 미스터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로 장르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엔솔로지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단편 ‘아름다운 괴물’를 통해 접한 적은 있지만 그 이외에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로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은단한사람이면되었다 #정해연 #북멘토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 본 포스팅은 네이퍼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주관하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필자의 주관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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