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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 다른 세상에서 만난 기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ㅣ 너른 생각 우리 고전
강민경 지음, 신성희 그림, 김시습 원작 / 파란자전거 / 2023년 2월
평점 :

금오신화
파란자전거
출판사 '파란자전거'의 '너른 시간 우리 고전' 시리즈는
단순히 고전소설만 소개해 주는 책이 아니라
<국어 시간에 OO 읽기>, <지리 시간에 OO 읽기>, <역사 시간에 OO 읽기> 등등
국어나 지리, 역사 시간에 배울 내용들로 고전소설을 잘 풀어 설명해 주고 있어
저희 집 초등뿐만 아니라 중등이들도 무척 좋아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고전 내용들이지만
저도 이 <OO 시간에 고전 읽기>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아
특히 '파란자전거'의 '너른 시간 우리 고전' 시리즈를 좋아해요.
이번에 만나 볼 고전은 바로 <금오신화>랍니다.
<금오신화>는 '금오산실에서 지은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이에요.
여기서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이랍니다.
'금오'는 경주 남산의 봉우리 이름이며 1465년 김시습은 이곳 남산에 용장사라는 절에
금오산실이라는 암자를 짓고 살았는데 이 암자를 '매월당'이라고도 불렀다고 해요.
'매월당'은 김시습의 호랍니다.
금오신화는 최초의 한문 소설집으로 원래 더 많은 소설이 실렸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이렇게 다섯 편만 전해지고 있답니다.
그럼, 좀 더 자세히 '국어 시간에 금오신화 읽기'로
<금오신화>에 대해 배워볼까요?
국어 시간에 금오신화 읽기

'파란자전거'의 <너른 생각 우리 고전>의 장점인 <OO 시간에 고전 읽기>는
지금은 고등학생인 된 큰아이가 중등 때부터 무척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이를 통해 읽고 있는 고전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금오신화>를 지은 김시습은 다섯 살 때부터 한시를 지을 정도로 총명하였다고 해요.
김시습이 열아홉 살이던 1453년 수양 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세조가 왕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후 성삼문과 박팽년 등 여섯 충신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숨지가
김시습이 이들의 시신을 수습해 주고 7년 넘게 전국을 떠돌며 방랑해요.
이후 김시습은 경주의 금오산(지금의 남산)에서 <금오신화>를 비롯한 수많은 시를 남긴답니다.
조선에 전해진 중국의 <전등신화>를 읽으며 영향을 받아 <금오신화>를 짓게 된 것이라고 해요.
<전등신화>란 '등불의 심지를 잘라 가며 읽는 새로운 이야기'로
요즘 말로 바꾸면 밤을 새워 읽는 재미난 이야기라는 뜻이라고 해요.
귀신과의 사랑, 요괴와의 대결, 저승이나 용궁 같은 다른 세상에서의 체험 등을 다룬 내용이랍니다.
김시습은 <금오신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김시습 자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해요.
<금오신화>의 주인공들이 세상과 화합하지 못하거나
세상의 역경에 힘들어하는 모습은 김시습과 많이 닮아 있는데
이는 자신의 모습이자 김시습이 안타까워하던 백성의 모습이라고 해요.
자, 이제 <국어시간에 금오신화 읽기>를 통해 <금오신화>의 배경지식을
충분히 쌓고 이해해 보았으니 <금오신화>중 하나인 작품 <만복사저포기>를 살펴볼까요?
만복사에서 저포 놀이 한 이야기
만복사저포기

만복사에서 저포 놀이 한 이야기 <만복사저포기>

눈에 확 들어오는 그림으로 시작하는 게 또 '파란자전거'의 '너른 생각 우리 고전'시리즈의 시그니처죠!

<만복사저포기>는 양생이 여인의 영혼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에요.
어려서 부모를 잃고 만복사 절에서 홀로 살고 있던 양생은
어느 날 부처님과 저포 놀이를 해서 이기면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는데
그 소원이 좋은 사람과 결혼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어요.
소원을 빌고 있는데 잠시 뒤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흐느껴 우는 거예요.
불상 아래 탁자에 숨어 있던 양생이 궁금해 튀어나와 이유를 묻자
그 여인 또한 좋은 짝을 만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있었던 거예요.
양생은 부처님께서 소원을 들어주신 거라 생각하고
이 아름다운 여인과 정다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여인의 집으로 함께 간 양생은 그곳에서 사흘을 머물렀는데
삼 년을 산 듯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꼈어요.
시간이 갈수록 양생은 이곳이 인간 세상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답니다.
"이곳의 사흘은 인간 세상의 삼 년과 같답니다.
서방님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사셔야지요."
"내일 저희 부모님께서 저를 위해 보련사에 음식을 올리러 가실 거예요.
서방님이 저를 버리지 않겠다면, 내일 보련사로 가는 길목에 기다리고 있다가
저와 함께 절로 가서 부모님을 뵈면 어떨까요?"
이튿날 양생은 여인의 말대로 여인이 건네준 은그릇을 들고 보련사로 가는 길목에 서서
여인의 부모님을 기다렸어요.
"마님, 마님! 어떤 사람이 아가씨 무덤에 묻은 은그릇을 훔쳐서 갖고 있습니다."
양생이 함께 했던 여인이 귀신이었음을 알고
여인이 불쌍하기도 하고 지금까지의 일이 허탈하기도 해 눈물이 솟구쳤어요.
여인의 부모에게서 받은 밭과 집을 모두 팔아 사흘 내내
여인을 위한 제사를 지내주자 하늘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서방님 덕분에 저는 다른 나라에서 남자로 태어났습니다.
이제 사방님도 공덕을 쌓으셔서 우리 다시 하늘에서 만나요."
그 후로 양생은 다시 장가들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 홀로 약초를 캐며 살았다고 합니다.
지리 시간에 금오신화 읽기

<지리 시간에 금오신화 읽기>에서는
<만복사저포기>에 등장하는 만복사, <이생규장전>의 배경이 되는 송도 낙타교,
<취유부벽정기>의 배경이 되는 평양 부벽정, <남염부주지>에서 박생이 다녀온 남염부주가 어떤 곳인지
<용궁부연록>에서 한생이 살던 개성은 무엇이 유명한지 등등
사진, 그림 자료를 함께 보여주며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지리 시간에 금오신화 읽기>를 통해 <금오신화>를 깊고 넓게 이해할 수가 있었어요.
금오신화 읽고 생각을 넓혀요


단순히 고전 작품을 읽고 스스로 느낀 점을 확인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고전에 관한 배경지식, 작가에 대한 소개 등으로 작품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파란자전거'의 '너른 시간 우리 고전'시리즈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