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귀족의 영애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무라카미 리코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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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영국 귀족의 영애_무라카미 리코_AK트라비아북.


이 책은 영귀 귀족의 체계를 잘 정리했다.

아마도 관련된 소설을 쓰는 작가나 콘텐츠 개발을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놀라운 건 자국민이 아니라 일본인이 이토록 상세한 자료집을 썼다는 것인데, 단순히 재미만으로 볼 책은 아니었다.


'영국 귀족의 영애'


흔히들 왕과 왕비부터 시작해 공작, 후작, 남작에 따른 공작부인의 호칭 등은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그 근본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궁금할 것이다.


이 책은 역사적인 사료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쓰여 있었다. 물론 논문이나 전문적인 연구 자료를 제외하고서 말이다.

그런 문자 위주의 딱딱함만 있는 건 아니었다.

풍부한 사진과 그림이 있었고 도표가 있어서 눈으로 쉽게 이해가 되었다.

표지부터가 귀족의 기운이 막 느껴진다. 찬란했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전경을 보듯 고운 옷을 차려입은 세 여인이 보였다. 얼굴 표정에서 풍기는 상류층 다운 기품이 느껴졌다.


뒷면에는 빨간 외투를 입고 말의 채찍을 든 소녀가 당찬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서있는 그림이다.

책을 펴 보면 일반적인 종이가 아니라 습기에 강한 고급 재질이며 풀 컬러 사진과 그림에 잘 그린 스케치가 이해를 더 했다.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 이 책 한 권에 담겨있어서 놀랬고 시간이 흘러도 변질 없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교계 데뷔부터 로맨스, 결혼까지 영애들의 인생을 따라가 본다.'

'영화를 누렸던 19세기-20세기 초의 영국, 웅장한 대저택, 호화로운 드레스, 사냥과 무도회 등, 당시 귀족들의 영애가 누렸던 풍요롭고 화려한 일상과 그 이면의 현실을 귀중한 자료를 통해 알아본다.'


전문성이 있는 글이어서 한눈에 이해되긴 어려웠으나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 있다.


그래서 소설을 쓸 때 참고할 만한 자료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필요한 부분을 찾아 골라 읽어도 괜찮았다.

더불어 그 시대를 살았던 귀족들의 실명과 실제 사진들을 보면서 당시 겪었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국 귀족의 영애'는 역시 보석 같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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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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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파괴자들_정혁용_다산북스


제목부터가 살벌하다.

'파괴자들.'

도대체 뭐 선일이고? 무엇을 파괴한다는 것일까?

이 소설은 하드보일드답게 터프하다.

까칠했다. 그리고 상남자다.

초반부터 강력한 액션 장면으로 17 대 1로 싸우며 몇 초 만에 덩치 큰 떡대들을 때려눕히고 마지막엔 상대가 쓰려 했던 회칼을 손등 위에 박아 넣는다.

"으악!"

고통스러운 절규.

저택의 방문을 거부하던 여인은

눈앞에서 그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단번에 합격을 통지하듯 초대를 수락해 버린다.

표지에 대한 첫인상.

마치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표지처럼 뭔가 판타지스러운 일러스트였다.

푸른 밤을 밝히는 거대한 보름달이 있고 중앙엔 대저택이 있다. 그 주위엔 도시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하드보일드 누아르 소설의 새로운 스타일과 감각.

터질 듯한 긴장과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 전개.

검은 돈과 암살자들이 모여드는 외딴 저택.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마지막 혈투가 시작됐다.

죽음이 지배하는 이곳에서 살아남는 규칙은 오직하나.

"죽기 전에 죽는다."

죽기 전에 죽는다니, 문장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시작은 산뜻했다. 머나먼 중동의 나라에서 동료의 부탁으로 안 나를 찾아가는 것.

딱히 강력한, 해야만 하는 숙명의 뭐 그런 건 없었다.

배경 장소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그림이 그려 지 듯 섬세했다. 아마도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많은 노고가 있었다는 게 느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인물의 움직임과 말투 그리고 심리적인 면까지도 섬세하게 전개되어서 개연성이 충분히 확보가 되었다.

소개 글에서 봤듯이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라 다음 장면이 궁금했다.

역시 하드보일드 소설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실 무난한 미스터리 스릴러보다 남성적이고 강인한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게 취향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독특한 사건 전개와 플롯은 지루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이 소설이 잘 돼서 드라마나 영화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드보일드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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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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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오늘도 리추얼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_정혜윤_위스덤하우스


멋있다.

뭔가 내가 사는 세상이랑 다른 세계인 느낌적인 느낌.

우주를 사랑하는 분이셔서 그런지 몰라도 진짜 삶이 우주 같아 보였다는 것.


나는 좁은 방구석에 웅크리며 이 책을 읽고 있지만 이 책 속은 왠지 모를 자유분방함이 느껴졌다.


리추얼, Ritual

1.(특히 종교상의) 의식 절차, (제의적) 의례.

2.(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의례적인] 일.

출처. 네이버 어학 사전.

물론 종교적인 내용 같은 건 이 책에 없다.


표지부터가 하얀색 배경에 컬러 없는 일러스트가 독특했다.

기타와 배낭을 메고 어디론가 떠나는 캐릭터가 보였고 커다랗게 기타를 치는 그림이 그 아래에 크게 공간을 차지했다.

책의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었고 형광 녹색이 칠해져 있는데 작가가 이 책을 위해 쏟은 열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글을 참 좋다. 문장에서부터 뭔가 심오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그렇다고 막 난해하고 이해가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다.


삶과 음악, 인간의 실존적인 측면도 있었고 적당한 인생 고찰은 공감하기도 좋았다. 책을 읽다 보면 각종 사진과 그림들이 있었고 큐얼 코드를 스캔하면 유튜브로 연결되어 음악을 들으며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의 내용을 내 인생과 접목하여 이해하는 재미를 만끽했다. 사실 정서 불안으로 힘겨워 하고 있었는데 읽으면서 추억했고 음악을 들으며 치유했다.


나도 우주를 좋아하고 음악은 당연히 내 일상이다. 특히 전자 음악은 내 신체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에 관한 글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공감도 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나름의 생각을 음악과 함께 써낸 이 글이 아름답다.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을 놀러 갔다.

행복한 모습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지만 그건 결국 내 일시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도 매력 있고 내 삶도 충분히 행복하다.

리추얼.

결국 이 책과 교감하며 나를 찾았다.

좋은 음악과 좋은 글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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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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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_파리리뷰_다른


평범하지는 않았다. '파리 리뷰'가 주목한 단편들.


상업 소설보다는 예술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습관처럼 주인공을 찾고 구조를 파악하고 어떤 이야기인지 파악하려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그런 건 이 소설집에서 중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기 실린 단편 소설들은 보석처럼 느껴졌다. 출판사 이름이 '다른'처럼 일반적이지 않으면서도 읽을수록 독특했고 문학적 아름다움으로 빛났다.


친절하게도 소설이 끝나면 이 소설에 대한 해석이 뒤에 있었다. 흥미로웠던 건 해석도 그랬지만 창작적 접근으로 작가들에게 작법의 기술 같은 걸 언급하며 해석해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독자들이 받아들이는 것 자체도 틀린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말하자면 각자도생 각자 해석이다. 다만 해석이 해당 소설을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노파심이지만 이 소설과 똑같이 쓰려거나 집필 방식을 따라 하는 건 좀 우스울 것 같다. 그저 이런 소설도 있다는 것을 읽고 즐길 생각이다.

이 책의 뒤표지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유명 작가들의 추천사를 보며 '파리 리뷰'는 꽤나 유명한 곳으로 보였다. 검색을 해도 홈페이지가 바로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도서를 리뷰하거나 서평을 한 글들은 좀 보였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라는 표지 디자인처럼 밝고 화사하면서도 개성적인 소설집이었다. 뻔하디 뻔한 소설만 읽거나 드라마만 보다가 '파리 리뷰'에서 선정한 단편 소설을 읽으니 뭔가 특별함이 느껴졌다. 파리스럽다고나 할까? 그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일반적이지 않다고 해서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는 건 아니었다. 소설 안에서도 충분히 문학과 예술이 있었다.


어쩌면 나 혼자만 독특하다고 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 드라마적인 설정이 있고 때론 비현실적인 환상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집은 독자들에게도 흥미를 주지만 미래의 작가들에게도 여러모로 배울 점이 있는 훌륭한 문학 작품이었다. 다시 읽어도 감동은 또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보석 같은 이 소설을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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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중점 ㅣ 나비클럽 소설선
이은영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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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우울의 중점_이은영_나비클럽


특별한 소설이었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초현실적인 현상들.


과연 작가가 그린 환상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상황이 주는 애매함은 정답이 없이 다양한 생각들을 떠올리게 했다. 흔히 예상할 악당도 없고 선인도 없다. 그저 여주인공으로 시작되는 전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 시간들이 현실 속에선 미스터리한 투명 큐브에 갇힌 채 드러난 듯하다.


카페가 주는 안락함은 심적인 안정을 주고 마음을 열리게 한다.

그 속에서 편안하게 마시는 커피와 특유의 향내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밖은 흐릿하며 비가 주르륵 내리고 있고 습하고 비릿함까지 더하면 나름 운치가 있지만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선 그것이 우울할 수도 있겠다.

주인공 전 남자친구의 기이한 행동은 은근히 피어나는 불안감을 조성하더니 결국 두 사람을 투명한 사각 공간 안에 가둬 버렸다. 나갈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미스터리한 공간.


그 안은 경찰도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우연에서 비롯된 평행 세계와의 연결고리는 마치 삶의 양면성을 상징하듯 보였다.


그 현상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마치 철창에 갇힌 동물을 보는 것처럼 이슈거리가 되어버렸다.


결국은 비가 폭풍으로 발전하는 광경은 장엄하면서도 거친 자연의 모습이었다.


폭풍과 평화로운 일상.

현실과 비현실의 애매한 경계면에서 나는 주인공의 움직임에 따라가게 되지만 첫 느낌은 혼란스러웠다.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소설이 내게 주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었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이라 할 수 있는 '우울의 중점'이라고 하고 싶다. 그렇다고 우울을 찬양하거나 염세주의가 깃든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작가가 그려 낸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공간을 만끽하면 되는 것이다. 이 놀랍도록 심오하고 특별했던 소설은, 다 읽고 나서도 묘한 여운을 주었다.

내가 떠올렸던 색은 화이트였다.


하얀 도화지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지만 내 상상은 그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는 것. 바로 이 소설이 그런 느낌이었다.

소설의 첫 장에서 봤던 문장이 유독 떠오른다.

'그럼, 이 낯선 세계를 마음껏 즐겨주시길.'

그랬다.


마음껏 채우고 마음껏 비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우울의 중점에서 삶의 방점을 찍었다.

아름답게.


이은영 작가님의 첫 작품은 계간 미스터리에 실렸던 '졸린 여자의 쇼크'를 읽으면서였다. 이 단편 소설은 신인상 수상에 빛나는 보석이었다. 물론 심사위원분들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티저 북의 단편 소설을 읽으며 느낀 건 앞으로도 작가님이 얼마나 더 훌륭해지고 성장할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미스터리 문학의 불모지인 국내 여건 상 쉽지 않겠지만 한국에 이런 작가님이 계신다는 게 한편으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에서 더 확장시켜서 장편 소설도 쓰셨으면 좋겠다.


섬세한 문장과 적절히 배합된 기가 막힌 단어의 조합도 훌륭했으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배경 장소는 군더더기 없었다.


일부러 멋 내는 표현들은 독자가 금방 안다. 억지스럽게 욱여넣은 것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게 독자다. 그래서 독자가 무섭다는데 이 소설은 빈틈없이 탁월했다.


다음은 어떤 소설로 재미를 줄지, 작가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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