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기억
김경원 지음 / 델피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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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이기적인 기억_김경원_델피노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심리 미스터리 장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의 장편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미스터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받는 시대에 드디어 장르 문학 작가님들에게도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작가님들이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인다. 정말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현상들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무개에겐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는다고 본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인 이 소설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혔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는 듯 보인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들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님들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실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보석 그 자체였다. 단아한 색감의 표지 사진은 디자인이 특이했고 '이기적인 기억'이라 쓰인 제목의 조화가 잘 어울렸다.

'이기적인 기억'

"어딘가 잠들어 있는 과거를 깨워, 기억을 바꿔야만 한다!"

후회되는 순간이 있습니까?

바꾸고 싶은순간이 있습니까?

괴로운 순간이 있습니까?

시간을 되돌릴 순 없지만,

기억을 바꿀 수는 있습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심리 미스터리는 정말 쉽지 않은 장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 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다.

그럼에도 참신한 발상과 시대적 불편함을 동시에 느꼈다. 작가님만의 노련함이 느껴졌으며 마치 일반 소설같이 보이면서도 아이러니를 교묘하게 비껴갔다. 역시 감동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드라마화되어서 영상은 어떻게 보일지 기대를 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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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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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자체보다는 처절한 상흔.
이 감성적 소설을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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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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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마음의 푸른 상흔_프랑수아즈 사강_소담출판사


독특한 소설이었다. 동시에 작가가 소설의 세계에 귀엽게 뛰어드는 시도가 참신했던 것 같다. 사실 읽는 사람마다 이런 부분은 호불호가가 갈릴 수 있겠지만 소설의 재미와 수필의 매력을 동시적으로 만끽할 수 있는 프랑스산 와인 같다고나 할까?

거기에 마치 인생철학이 치즈처럼 사르르 녹아든 것처럼 꽤나 고소함이 있었던 작가 특유의 소설이었다.

'마음의 푸른 상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조제가 사랑한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정확히는 그 소설을 쓴 작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화에서 보이는 조제의 감정이나 시각적인 느낌이 왠지 모르게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과 비슷하게 보인 다는 것.

결코 밝지는 않지만 여성으로서의 당찬 기운이 있던 모습이 말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서문에서부터 시작해서 단락이 바뀌며 작가의 수필이 되었다가를 반복한다.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얘기를 하기도 하고 장소 선택에 대한 고민이나 기쁨을 표현하면서 각 소품들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것만 봐도 사강이 이 소설에 대한 애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인생철학에 대해서도 매력적인 문장으로 써내는데 필사를 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부분이 많았다.

마치 소설과 수필의 종합 선물 세트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아마 이런 시도가 세계 최초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설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바로 알 수 있어서 색다를 재미가 있었다. 이런 시도가 다른 후배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흔.'

상처를 입은 자리에 남은 흔적.

어떻게 보면 흉터라고 해도 맞는 단어지만 어감이 그것보다는 상흔이 시적이면서 더 나아가 문학적인 표현인 듯했다.

마음의 푸른 상흔이 가지는 의미라는 것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소설 속에서 은근히 드러나는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상류층을 통해 가난함을 감추며 차지하려는 일종의 지배의식과 도전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아름다움 자체보다는 처절한 상흔.

이 감성적 소설을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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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사나이 ㅣ 창비세계문학 62
에른스트 테오도르 아마데우스 호프만 지음, 황종민 옮김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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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모래 사나이_E.T A 호프만_창비


작가의 소설 바다에 풍덩 빠진다.

그런데 어둡다. 차가우며 숨 막히는 물속이 아니라 조던 필 감독의 영화'겟 아웃'의 한 장면처럼 주인공이 암흑 속을 헤매는 몽환적인 장면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외롭고 슬프기도 하며 무거운 인생을 짊어진 것처럼 고통스럽기도 한 그런 느낌이랄까. '모래 사나이'는 다소 충격적이었고 그 시대에 어떻게 이런 소설을 자유롭게 쓰면서 출판을 했는지 신기했다. 그가 태어난 때는 조선 22대 정조대왕이 20대의 나이에 즉위해 한창 나라를 다스린 때였고 감히 이런 기괴하고 괴기스러운 소설이 나왔다 치면 당장 처벌받거나 미치광이로 취급되어 사형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예술의 자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소설을 일일이 이해하려고 하면 곤란할 것 같다. 작가가 만든 특유의 세계이며 난해하고, 몽환적이고, 환각적이며, 슬픔과 외로움 고통과 어둠 그 자체의 그로 그 테스크라고 할 수 있겠다.


서사가 제대로 정립이 되어 있는지조차 마치 세탁기에 돌려지는 빨랫감처럼 어지럽다. 분명한 건 그런 감성 자체를 이해하면 될 것 같았다.

주인공은 어렸을 적부터 어떤 결핍이 있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망상에 빠지면서 그 기억이 성인이 되면서까지 연인에게 편지로 쓰였다. 과연 그 결핍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의문스러웠지만 끝까지 이유를 찾을 순 없었다.


연인과 그 오빠와 나눈 편지글 이후 독자들에게라며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설명해 주는 부분이 나오는가, 하면 대학 무도회 때 만나는 여자가 알고 보니 비현실적인 존재였고 그것이 한 인물로부터 시작된 사건이 되어버린 것도 충격이었다. 시시각각 급박하게 변화되는 주인공의 감정 변화도 괴기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이 괴짜 같은 소설을 쓰신 분이 음악과 문학 분야의 위인들로부터 존경받는 분인 E.T.A 호프만이셨다.

죽는 순간까지도 예술을 완성했는 그 정신을 존경하고 싶었고 난해했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이해했는지 궁금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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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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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한 달 후, 일 년 후_프랑수아즈 사강_소담출판사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프랑수아즈 사강 스타일의 감성 소설이랄까.

하드커버 양장본에 은은한 핑크색 컬러는 마음의 안정을 주었다. 띠지에는 작가의 흑백 사진이 있었고 우수에 찬 눈빛으로 손은 턱을 살짝 받힌 채 지긋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매혹적인 목걸이와 쇼트커트는 뇌쇄적인 섹시함마저 느껴진다.

'조제!'

도대체 조제라는 여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베아트리체는.

소설은 내게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웹 소설 보듯이 빠르게 읽어나갈 수 없었다.

일반적인 소설 같지 않은 느낌은 그냥 하나의 작가적인 감성 덩어리였다.

사랑. 사랑에 대해 이토록 불편함을 줄 수 있는 것인가.

소위 얽히고설킨 막장이라면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 그렇다고 욕하며 책장을 넘기는 그런 재미가 있는 뻔한 소설은 또 아니었다.

누가 잘못을 했냐, 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에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마치 사랑의 꽈배기에서 더 나아가 조제라는 여자에 대해 끌리게 되었다.

베르나르가 그토록 잊지 못한 여자.

첫 부분에서부터 독자에겐 아무런 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늦은 시간 조제의 집에 전화를 거는 베르나르. 그런데 받은 이는 조제의 남자 자크. 불편한 분위기를 감지한 베르나르는 얼른 끊어 버리고.

그런데 자크와 조제의 만남도 즉흥적이었는지 아닌지 궁금증을 갖게 했다. 그렇다고 분명한 사랑인 건지 그리움인지, 단순한 연민인 건지 헷갈리게 했고, 때로는 현실 대화와 그렇게 되길 원하는 마음속의 대화가 어느 것이 분명한 건지 천천히 살피며 읽어야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결국 가장 뒤에 있는 해설과 역자 후기를 먼저 보게 되었다. 사랑이란 것의 허무함. 프랑스 상류층 사람들의 감정의 갈등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소설은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이런 애매함을 번역해낸 번역가님의 노고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의역이었으면 간단하게 줄일 수 있는 문장이 꽤 보였는데 원작 그대로를 살리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있는 그대로 번역을 하신 듯했다.

읽으면서 잠시 멈추고 각 인물들의 심리를 나름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는데 한국인 정서로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다. 다만 작가가 이끌어가는 특유의 감성 그대로를 따라가면 깊은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결코 편안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불편함이 어쩌면 작가가 추구하고자 했던 소설의 지향점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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