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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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한 달 후, 일 년 후_프랑수아즈 사강_소담출판사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프랑수아즈 사강 스타일의 감성 소설이랄까.

하드커버 양장본에 은은한 핑크색 컬러는 마음의 안정을 주었다. 띠지에는 작가의 흑백 사진이 있었고 우수에 찬 눈빛으로 손은 턱을 살짝 받힌 채 지긋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매혹적인 목걸이와 쇼트커트는 뇌쇄적인 섹시함마저 느껴진다.

'조제!'

도대체 조제라는 여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베아트리체는.

소설은 내게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웹 소설 보듯이 빠르게 읽어나갈 수 없었다.

일반적인 소설 같지 않은 느낌은 그냥 하나의 작가적인 감성 덩어리였다.

사랑. 사랑에 대해 이토록 불편함을 줄 수 있는 것인가.

소위 얽히고설킨 막장이라면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 그렇다고 욕하며 책장을 넘기는 그런 재미가 있는 뻔한 소설은 또 아니었다.

누가 잘못을 했냐, 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에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마치 사랑의 꽈배기에서 더 나아가 조제라는 여자에 대해 끌리게 되었다.

베르나르가 그토록 잊지 못한 여자.

첫 부분에서부터 독자에겐 아무런 것도 알려주지 않은 채 늦은 시간 조제의 집에 전화를 거는 베르나르. 그런데 받은 이는 조제의 남자 자크. 불편한 분위기를 감지한 베르나르는 얼른 끊어 버리고.

그런데 자크와 조제의 만남도 즉흥적이었는지 아닌지 궁금증을 갖게 했다. 그렇다고 분명한 사랑인 건지 그리움인지, 단순한 연민인 건지 헷갈리게 했고, 때로는 현실 대화와 그렇게 되길 원하는 마음속의 대화가 어느 것이 분명한 건지 천천히 살피며 읽어야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결국 가장 뒤에 있는 해설과 역자 후기를 먼저 보게 되었다. 사랑이란 것의 허무함. 프랑스 상류층 사람들의 감정의 갈등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소설은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이런 애매함을 번역해낸 번역가님의 노고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의역이었으면 간단하게 줄일 수 있는 문장이 꽤 보였는데 원작 그대로를 살리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있는 그대로 번역을 하신 듯했다.

읽으면서 잠시 멈추고 각 인물들의 심리를 나름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는데 한국인 정서로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다. 다만 작가가 이끌어가는 특유의 감성 그대로를 따라가면 깊은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결코 편안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불편함이 어쩌면 작가가 추구하고자 했던 소설의 지향점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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