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 철학 수업 - 논리적 사고를 위한 프랑스식 인문학 공부
사카모토 타카시 지음, 곽현아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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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바칼로레아 철학 수업_사카모토 타카시_현익출판


바칼로레아 라고 그러니까, 뭔가 판타지 영화나 소설 속에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는 듯한 단어처럼 느껴졌다. 고대 언어 같기도 하고 뭔가 신비스러운 것 같은데 알고 보니 프랑스인 이라면 누구나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듣게 되는 단어였다. 특히 고등학생이 대학에 가기 위한 일종의 자격시험이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철학이라는 점이 독특했다. 무려 4시간 동안 치르게 된다는데 쉬는 시간도 없이 하는 건지 아직 모르지만 실력에다가 체력까지 좋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철학 자체를 위한 것보다는 국민으로서 사회적 틀을 배우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만 시험의 형태가 ‘코로나’ 시국을 전후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시험을 통과하면 일류 대학까진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곳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대학은 입학보다 졸업이 훨씬 어렵다고 하고 3년 만에 끝내는 학생의 비율이 낮았다. 대부분 유급을 겪는다고 하는데 한국의 학습 과정과는 사뭇 달라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우리나라는 명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고득점을 받게 되지만 대학 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다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바칼로레아 철학 수업’

-논리적 사고를 위한 프랑스식 인문학 공부

-22년 전통 프랑스 바칼로레아로 배우는 성숙한 시민의 생각과 글쓰기

「“노동은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가”

“기술은 우리의 자유를 증진시키는가”

“권력 행사와 정의 존중은 양립 가능한가”」

이것이 바칼로레아식 철학 수업의 중점적인 사항이었는데 사회를 살아가며 누구나 생각할 법한 철학적이면서 논리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걸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공부하며 풀어 나가야 할 과제라고 한다면 국민 의식 수준이 상당히 높을 것 같았다. 이 책은 전문 학술서 같은 느낌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인 교양서로서도 충분했다. 읽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으며 저자가 명쾌하게 잘 설명했다. 그리고 바칼로레아 철학식 사고의 기본을 공부하기 위한 입문서 같다. 그래서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기에 누구에게나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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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원, 은, 원
한차현.김철웅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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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은원, 은,원_한차현_김철웅_나무 옆 의자

독특한 소설이 나왔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은원, 은, 원.’

-“나는 당신이 기억하는 그 사람이 아니에요.”

-사라진 연인, 사라진 기억,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나쁜 꿈처럼 섞여들다!

-“은원은, 그야말로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은원이니까.”

개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소재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기대되었다. 거기다 미스터리와 로맨스의 믹스였다. 일단 두 작가님이 쓴 소설이기에 뭔가 내용적으로 풍부했다. 문장의 느낌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으며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머릿속에 바로 형상회 시킬 수 있게 객관적이고 섬세한 묘사였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직설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그냥 의자가 아니라 3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라는 표현이라던가 대충 아침, 점심, 저녁이 아니라 몇 시 몇 분, 같은 보다 정확하게 콕 집은 듯한 느낌. 이야기는 처음부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겼다. 은원의 실종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한 가지 꼽자면 등장인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첫 부분에 넣었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인물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전개가 되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른 채 일단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이해도가 부족해서 였고 다른 독자들은 별문제 없는 사항일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미스터리한 상황은 짧은 장으로 나누어져서 속도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단편 소설 분량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짧게 끝나서 특이하면서도 의도적인 느낌이 들었다. 왠지 시나리오를 펼친 모양 같았다. 뭐랄까 긴 지문 속에 대사가 들어 있어서 조금만 편집한다면 말이다. 이 소설은 신비롭다 음울하며 진지했다. 그러면서도 존재의 근원에 대해 깨닫게 되었고 관계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걸 SF라는 거대한 틀에 짜여있어서 두 작가님의 필력과 내공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소설에서만 그치지 않고 드라마나 영화과 되어 독자에게 다시 선보인다면 시각적인 매력이 더 부각될 것 같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혔으면 좋겠고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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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유령 푸른사상 소설선 53
이진 지음 / 푸른사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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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소설의 유령_이진_푸른사상


말로 사람을 설득하거나 감정의 흐름을 이끌며 감동을 주는 것도 어려운데, 글은 읽히는 순간, 글쓴이가 그린 세계와는 별개로 읽는 사람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그래서 같은 글이 읽혀도 느끼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소설 또한 취향을 타기 마련이고 대부분은 어떻게든 읽겠지만 필자는 나름의 엄격한 기준이 있다.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한계선을 넘어가는 순간 속칭 ‘하차’를 해버린다. 일반적인 뜻대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내릴 때 쓰지만 읽기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적어도 ‘소설의 유령’은 제대로 잘 읽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분수처럼 쏟아지는 웹 소설이 강세라지만 일반 소설은 나름대로 독자층을 확보하며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소설책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제목이고 다음은 표지 디자인이며 거기에 적힌 짤막한 글을 읽고 끌린다면 펼친다. 바로 내용을 보는 건 아니다. 작가의 이력을 살핀다. 물론 수상 하나 없고 별 볼일이 없거나 반대로 화려해도 그건 결정적인 사항이 될 수 없다. 다음으로 목차를 살피고 ‘작가의 말’이나 ‘프롤로그’를 읽는다. 거기서 두 번째 확신이 서면 슬슬 재미있어진다. 본격적으로 읽기에 들어가면 초반 첫 장이 좋아야 했다. 그러나 꼭 그렇지 않아도 진한 적포도주처럼 은근한 재미를 주는 소설도 있다. 다소 싱거워 보이더라도 읽을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작품. 그게 이진 작가의 ‘소설의 유령’ 소설집이었다. 싱겁다는 게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고 서서히 빠져든다는 뜻이다. 일단 내용을 포함하여 문장에 쓰인 단어에서 내공을 느꼈다.

‘아 글을 많이 공부하신 작가님이시구나.’ 보통이 아닌 수준과 문학적 향기에 빠져들었다. 거기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소재와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갈등에서 보이는 긴장감과 점진적 전개도 좋았다.

이 소설집에서 끝의 두 편은 우리나라 역사를 바탕으로 쓰인 로맨스 사극이었다. 전체적인 구성에서 조금은 이질적이었지만 사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결국은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였고 재미있게 각색된 환상적인 소설로서 그 감동을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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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컬러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5
김시습 지음, 한동훈 그림, 김풍기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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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금오신화_김시습_현대지성

비운의 천재. 3살 때 이미 글을 깨우쳤고 능숙하게 시구를 만들어 냈으며 당시 왕이었던 세종이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이를 알고 멀리서 나마 극찬을 아끼지 않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금오신화가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는 점도 특별했다. 놀라운 건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으로 치면 판타지 문학이었다.

‘금오신화’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자 조선 제일의 판타지 문학

-한국 한문학 르네상스의 주역 김풍기 교수의 완역본

-비운의 천재가 개척한 우리 문학의 새 장르

-치밀한 현실 극복 의지와 숭고한 사랑이 담긴 5편의 이야기

솔직히 처음엔 읽기가 어려웠다. 아무래도 시가 많아서 가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략하고 읽어나갔지만 ‘만복사저포기’부터 자주 나와서 답답했다. 그래서 책의 끝에 있는 해설 부분부터 보다가 다시 소설을 읽게 되었다. 그때부터 희한하게도 잘 읽혔다. 알고 보니 시부분도 내용에 빠질 수 없이 중요했고 특히 ‘만복사저포기’랑 ‘이생규장전’은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쓴 작품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솔직히 지겨울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물론 원문은 한자어로 나열되어 있고 번역가가 한글로 다시 썼다지만 그럼에도 훌륭했다.

비극과 희극을 오가는 애틋한 사랑과 시대적 상황을 잘 그려냈으며 종교와 죽음에 관한 철학적 사유와 사상적 이야기가 절묘하게 배합되었다. 그 때문에 내용 전체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지만 학술적으로 토론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남염부주 이야기’같은 경우는 몇 번은 제대로 읽어야 이야기의 참 맛을 깨달을 것 같았다. 그만큼 문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뛰어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작품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스러운 소설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당시에도 양반들 사이에서 ‘금오신화’는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어떤 양반은 구하지 못해서 읽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임진왜란 이후 소실되어 사라지는 듯했으나 일본과 중국으로 건너간 판본이 존재했다, 놀라운 건 그 나라에서도 인기 있었고 세월이 지나 국내 학자가 자료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되었다.

‘금오신화’는 판타지 소설로서 지금 읽어도 드라마틱한 전개가 재미있다. 감동도 있고 인생에 대한 가르침 속에서 깨닫게 되는 흥미로움이 있다. 특히 사랑 이야기는 왜구의 침입과 홍건적의 난의 피해로 비극적 상황이 전개되지만 그 속에서 고요하게 빛나는 사랑이 아름다웠다. 비운의 인물 김시습이 좋은 시대를 만나 훌륭한 환경에서 살았다면 세계적으로도 더 널리 알려질 사람이 되었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다섯 편의 이야기도 충분했다. 책의 뒷부분엔 율곡 이이를 비롯해 다양한 인물이 김시습에 대해 쓴 내용이 있으며 해설과 연보가 수록되어 이해를 더했다. 역시 ‘현대 지성’에서 나온 ‘금오신화’는 읽을거리가 많아서 좋았고 적극 추천해서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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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써 볼까?
김도현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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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에세이 써볼까_김도현_모모북스

'글을 그냥 씁니다, 읽든 말든.'

참, 쿨한 문장이다.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첫인상.

어른과 아이의 차이라면 아이는 글을 쓰라고 하면 어떤 강제성이 있기에 억지로라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른은 어떤가. 아무도 뭐라고 하는 이가 없다. 그리고 글 쓰는 게 싫으면 안 하면 된다. 아이는 혼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차이였다. 뭔가 탁 들킨 느낌이어서 뜨끔했다. 그런데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특히 잘 쓰든 못쓰든 써야 늘 것이다. 사실 타고난 자의식이 있어서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습관이 내게 있다. 고쳐보려고 해도 잘 안된다. 거기다 예민한 성격이어서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다. 그래서 글이 잘 안 써졌다. 미루고, 멈추고 완성된 글이 별로 없었다. 미루는 건 '다음에 써야지.' 멈추는 건 '아, 생각이 안 나.' 그렇게 미완성된 글이 꽤 있고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어쨌든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남의 평가를 의식하기 전에 쓰고 채워나가는 자세도 중요한 것 같다.

김도현 작가님은 에세이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로 큰 상까지 수상하신 분이셨다. 수필도 잘 쓰기 힘든데 참 대단했고 그 때문인지 필력이 좋은 게 느껴진다

살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에세이의 특징부터 퇴고하는 법까지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가르침을 준다. 인터넷 기사를 읽기,라던가. 오늘 일상을 글로 써보기 등. 어느 정도 끈기가 있다면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글을 쓰기 위해선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겠지만 쓰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의지와 실천이 있고 기술의 부족함을 알면 채워나가야 된다고 본다. 그건 쓰면서도 내 글의 부족함을 깨닫고 찾아 나갈 것 같다. 글 쓰는데 나이? 학벌? 중요하지 않다. 이 책으로 용기를 갖고 써나가 보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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