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메이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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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글래스 메이커_트레이시 슈발리에_소소의 책

소설의 제목을 보고 직업에 대해 막연히 궁금해졌다. 나는 골동품을 좋아해서 한때 무라노 글라스라는 유리 공예품을 잠시 소장한 적이 있었는데, 그 유래를 알아보다가 마침 이 소설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다.

트레이시 슈발리에(Tracy Chevalier)는 1962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역사소설 작가다. 오벌린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에서 문예창작학 석사를 취득했다. 1997년 첫 소설 《버진 블루》로 데뷔했으며, 1999년 발표한 《진주 귀고리 소녀》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녀의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교차시키며, 특히 여성의 삶과 예술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작 《글래스메이커》 역시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여성의 도전과 예술적 열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책의 표지 그림은 매우 인상적이다. 반복적인 패턴 속에 추상적인 느낌을 주는 그림이다. 526쪽의 분량은 꽤 두꺼운 편이다. 이 소설에서도 여전히 여성에 대한 부조리한 대우가 등장한다.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의 빛나는 유리 공예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유리 공예품은 투명하면서도 쉽게 깨지지만 동시에 강인하다. 이런 모습은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유리에 빗대어 상징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읽어도 무방한데, 금기를 깨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시대적 배경은 1486년경, 유리 공예로 유명한 무라노 섬이다. 주인공 오르솔라 로소는 유리 공예 가문에서 태어난 여성으로, 아버지가 공방을 운영하다 세상을 떠난다. 이후 가문을 지키기 위해 금기를 깨고 유리구슬 제작을 배우기 시작한다.

여전히 사회는 여성의 인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신체적으로 연약하다는 이유로 직업적으로도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었다. 물론 이 글에서 페미니즘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시대적으로 여성에 대한 편향적인 시선을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에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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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 삶과 죽음을 고뇌한 어느 철학자 황제의 가장 사적인 기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그레고리 헤이스 해제, 정미화 옮김 / 오아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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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명상록_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_오아시스

역사란 이미 지나간 과거이지만, 관련된 책을 읽을 때면 여전히 흥미롭다. 특히 명상록을 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시대는 풍파가 많았다. 책의 초반에 실린 그레고리 헤이스의 해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맥락을 잘 설명해 준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다. 그는 북방 게르만족과의 전쟁을 지휘하며 제국의 국경을 지켰고, 역병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제국을 유지했다. 그러나 후계자로 콤모두스를 선택한 것은 그의 가장 큰 약점으로 평가된다. 명상록은 이러한 격동의 시대 속에서 자기 성찰과 절제, 운명 수용의 철학을 담아낸 기록이다.

이번에 읽은 오아시스 출판사의 정미화 번역본은 그레고리 헤이스의 최신 영문 완역본을 바탕으로 한 판본이다. 원전의 의미를 충실히 살리면서도 현대 독자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인 점이 매력적이다. 표지의 연녹색 배경과 매실처럼 보이는 나뭇가지 그림도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것 같았지만, 번역이 깔끔해 읽기 수월했다. 흔히 명상록을 로마 황제가 쓴 일기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철학적 깊이가 담긴 훌륭한 글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풍부해,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실천적 지혜의 보고라 할 만하다.

오늘날 사회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각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 세계의 혼란이나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내면을 바라보며 평정을 유지하는 태도, 그리고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이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다. 삶과 죽음을 자연스러운 질서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태도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을 통해 행동을 결정하는 스토아 철학의 자세는 자기 절제와 통제가 어려운 순간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점에서 명상록은 단 한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 내면의 성찰이 필요할 때마다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결국 명상록은 시대를 초월해 인간에게 필요한 지혜를 전해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누구에게나 적극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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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2 : 오스의 왕 킹덤 2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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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킹덤2 오스의 왕_요 네스뵈_비채

2020년에 한국에 《킹덤》이 출간된 이후 횟수로 무려 6년 만이다. 1권만 해도 장장 746페이지에 달하니 가히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웹 소설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 분량만 놓고 보아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는 60세에 1권을 출간했다. 적어도 작가적 원숙미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는데, 놀라운 점은 그가 단순히 작가에 그치지 않고 다재다능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뮤지션, 저널리스트, 그리고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그의 해리 홀레 시리즈와 달리 《킹덤》은 독립 스릴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나 또한 번역본의 느낌에 꽤 민감한데, 번역가가 달라지면 마치 다른 작가가 새로운 작품을 쓴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호불호가 생긴다. 물론 번역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취향의 차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고전 문학만 봐도 여러 번역본이 존재하는데, 어떤 책은 아예 읽히지 않을 정도로 집중이 안 되는 반면 또 어떤 책은 물 흐르듯 술술 읽히기도 한다. 그 차이는 감성의 차이거나 수준의 차이일 수도 있다.

요 네스뵈 작가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범죄 소설가이다. 원래는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뮤지션으로 활동했지만 1997년 《박쥐》로 작가 데뷔를 하며 해리 홀레 시리즈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4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누적 판매량은 자그마치 6천만 부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스포츠에서는 축구 선수로도 활동했는데,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열여덟 살에 무릎 인대가 파열되어 꿈을 접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작가로서의 요 네스뵈를 영영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이런 문학적 아이러니는 어쩌면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킹덤 2: 오스의 왕》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배경과 주제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오스는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이며, 이곳은 소설에 등장하는 로위와 칼 두 형제가 얽힌 비밀과 사건들이 펼쳐지는 중심 무대였다. 그들은 사실상 그곳을 지배하며 호텔 경영, 도로 개발, 지역 권력관계까지 장악하려 한다. 마치 하나의 왕처럼 말이다. 겉으로는 성공과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아이러니가 소설 속에 깊게 반영되어 있다.

《킹덤 2》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단순한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넘어 문학적 완성도까지 더해지며 다양한 인간적 감성과 철학적 아름다움까지 느낄 수 있는 그의 필생의 역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작품이며 적극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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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 끊기 - 반복된 문제를 부수는 최소한의 행동 설계법
빌 오한론 지음, 김보미 옮김 / 터닝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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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관성 끊기_빌 오한론_터닝페이지

요즘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같은 습관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한 답답함이 있다. 그러던 중 빌 오한론의 《관성 끊기》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핵심은 단순하다. “한 가지를 다르게 해보라.” 늘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면 같은 결과만 반복될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작은 행동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삶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빌 오한론은 미국의 심리치료사이자 자기 계발 작가다. 그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20권 이상의 저서를 집필했다. 이 책은 20년 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개인, 연인, 가족, 심지어 마약 중독자의 삶까지 변화시켰다.

사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특별하면서도 내가 무의식적으로 해왔던 것들이 있었다. 특히 기분이 답답할 때 평소와 다른 길로 집에 간다든지, 늘 하던 방식 대신 다른 순서로 일을 처리해 본 경험이 그랬다. 그것이 바로 오한론이 말하는 ‘관성 끊기’의 핵심 메시지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이미 행동하고 있던 작은 변화를 활용하면서 확장하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중에서도 ‘주의 전환하기 방법’은 과거와 현재에 머물러 있던 시선을 미래로 옮기는 법이었다. 단순히 해결책만 논문처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통해 행동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이런 패턴의 방식들은 이미 익숙하긴 했다. 조금은 오래된 방식일 수도 있지만, 인간의 행동은 인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지금도 잘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 행동 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빌 오한론 작가의 《관성 끊기》를 모든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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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더 도그 - 성공하는 시나리오 쓰기의 진실을 알려주는 최초의 책
폴 기오 지음, 김지현 옮김 / B612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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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킬 더 도그_폴 기오_B612 북스

진짜 괴짜 같으면서도 천재적인 작가의 책이 세상에 나온 것 같다. 그것도 한국어로 번역되어 이제야 선보이다니 놀랍다. 이 책은 마치 그동안의 작법서들을 통쾌하게 부정하면서도 현명하게 존중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튼 초보 작가를 비롯해 프로 작가까지 모두를 위한 혁신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차근차근 시나리오 기호까지 제시하며 정밀 첨삭을 해주는 식의 작법서는 아니니 오해하면 안 된다. 어디까지나 작법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을 바꿔주는 책이다. 다만 기존의 작법서들을 통쾌하게 부정한다는 것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읽는 내가 그렇게 느꼈을 뿐이다.

폴 기오, 그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해온 베테랑 시나리오 작가다. 드라마와 영화 각본을 다수 집필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인기 TV 시리즈의 작가 및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영화 <지오스톰>의 공동 각본을 맡기도 했다. 또한 200시간이 넘는 TV 드라마를 집필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자의 현실과 글쓰기의 본질을 다룬 저서 <킬 더 도그>를 통해 시나리오뿐 아니라 모든 창작자에게 울림을 주는 조언을 전하고 있다.

작법서라고 하면 흔히 이론서라서 읽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예상외로 술술 잘 읽혔다. 무엇보다도 작가가 글을 재미있게 잘 쓴다. 그리고 에둘러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인 화법을 통해 시원한 느낌을 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비교 표현 또한 재치가 있어 몰입하게 하는 힘도 있다. 적어도 글을 쓰는 작가라면 이런 매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다. 그래서 신뢰가 갔고, 여전히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현역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더욱 믿음이 갔다. 살아 있는 조언이기에 앞으로 내가 시나리오를 쓴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아는 것을 써라’라고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조언은 시나리오뿐 아니라 에세이, 소설, 심지어 블로그 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책을 감히 작가 지망생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의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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