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조개 허공 누각
정종균 지음 / 책과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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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무명조개 허공 누각_정종균_책과나무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한국 소설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블록버스터급 헐리웃 드라마의 아성을 무너뜨릴 작품이 한국에서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 받는 시대에 드디어 이런 감동적인 작품을 쓰는 문학 작가님들에게도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대로 쓰는 작가님이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여진다.

그런 현상들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무개에겐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다고 본다.

정말 인간미가 느껴지는 참신한 작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 같다. 머나먼 이억만리 모로코에서의 삶은 어쩌면 낯설지만 친숙한 정서가 느껴졌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여진 이 소설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혀졌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는 듯 보여진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님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실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보석 그자체였다. 고전적인 촉감의 표지 재질과 함깨 독특한 컬러의 조화는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무명 조개 허공 누각'

-내가 잠들지 않아도 이제 꿈이 먼저 나를 찾아오기

시작했거든. 어쩌면 그건 꿈이 아닐지도 몰라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그들의 긴 여정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외국 정서를 표현하는건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은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으며 참신한 발상과 문학 이데올로기적 매력을 동시에 느꼈다. 작가님만의 노련함이 느껴졌으며 마치 일반 소설 같이 보이면서도 세계관의 방대함을 교묘하게 빗겨갔다. 역시 감동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영화화 되어서 영상에선 어떻게 보여질지 기대를 해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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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의 마을 걷는사람 소설집 12
이정임 지음 / 걷는사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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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도망자의 마을_이정임_걷는 사람

세상이 참 어둡다. 적어도 젊은 청년 시민들에겐 그런 듯하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돈 벌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개인의 미래가 있는 것일까? 모르겠다. 암울하고 더 극단적으로 암울한 삶 같다.

‘도망자의 마을’

-존재하고 있음에도 결국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

-구름처럼 비눗방울처럼, 젖은 발로도 명랑하게 앞을 향해 걷는 존재들

소설은 전체적으로 밝지만은 않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 하다가도 이내 점점 늪으로 가듯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마이너스 라이프라는 건 아니다. 무언가 내 마음에 던져지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장은 무심하게 툭 던지는 듯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단어를 조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마냥 젊지만은 않은 30대에서 40대로 접어드는 인생의 길목에서 독자가 알아줘야 하는 것들은 결국 본인의 선택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진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익숙한 일상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대를 형성해 준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서 도망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도망자의 마을’에서 버려진 인간들은 어느 곳이든 들어가서 머물다가 해가 뜨면 다시 밖으로 나온다. 초현실적인 상황은 마치 하나의 감정 조각처럼 보였다. 그러면서도 위트 있게 반전으로 이끌어내는 전개가 흥미로웠다. 소설은 결코 쉽지 않은 재미를 준다. 문장 자체가 어렵거나 하진 않지만 세상 사람들의 인생에 관한 호흡을 알아가는 게 사실 편한 마음은 아니었다. 그것이 어쩌면 내면의 울림일 수도 있고 눈앞에 보이는 시각적 메시지를 해석하는 건 독자의 자유다.

이 소설집은 무언가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은 삶 속에 스며 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주제를 분명하게 파악하기가 쉽진 않았다. 마치 도시 풍경화를 보는 듯한 감정의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이해하면 될 것 같았다. 끝내 나타나지 않는 등장인물의 상실을 굳이 왜라는 이유를 찾지 않으며 해결되는 이야기에서 하나의 인생을 알아갔다. 아마도 몇 번 다시 읽으면 또 다른 의미를 찾게 될 것 같다. 그래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소설집을 읽으며 존재에 대한 것에 대해 사유하고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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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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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흐르는 강물처럼_셸리 리드_다산북스

강물도 흐르고 시간도 가며 세월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고 있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그 자체로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은 건강에 예민하다. 풋풋했던 젊은 시절에는 그런 건 전혀 몰랐는데 지금은 기침 소리에도 아플까 봐 긴장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이 이야기는 숨 가쁘게 벅찬 ‘사랑의 여정’이다.

-삶이 뿌리째 봅 허는 상실 앞에서 자연을 닮은 회복력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아마존 올해의 데뷔작,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CJ ENM 피프스 시즌 영화화

개인적으로 작가의 데뷔작이 가장 좋을 때가 많다. 뭔가 서투른 듯하면서도 독자에게 자신이 쓴 작품을 내보인다는 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게 성공작이 된다면 정말 훌륭하다. 사실 이 소설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작품과 비교되던데 비슷한 면은 있으나 그런 평가로 인해 본질적인 매력이 감추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했다. 일단 첫 프롤로그부터가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배경 묘사를 따라서 지금은 사라져버린 추억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안타까우면서도 현재를 존중하는 내용이었다.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섬세했고 두 남녀가 처음 만나는 모습은 풋풋해 보였다. 낯선 남자의 물음에 수줍은 마음이면서도 그걸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건 순수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탄광을 도망 나온 남자 윌은 온몸에 먼지가 묻었지만 상남자다웠으며 여성에 대해 츤데레적인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여주인공 빅토리아는 마치 그 시대 때의 영국 여성처럼 우아 하하고 아름다운 내면을 지닌 소녀였다. 전반적으로 당시 미국 사회에 대한 역사를 보는 듯한 배경 묘사의 서사는 오래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이 부분만 보더라고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여러 고증을 거치며 노력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대충 쓰인 부분이 없이 상세했다. 마치 지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탄생과 죽음의 연속적인 모습에서 인간사는 다르면서도 저마다 비슷한 것 같았다. 기쁨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여성 작가 특유의 감정 변화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런 드라마적 대서사시를 이 소설은 잘 표현했으며 감동의 순간까지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작품이 영화로 제작된다면 또 어떤 느낌일지 기대되며 더 많은 이에게 읽히며 알려졌으면 좋겠다.

-메모

한때 강이었으나 지금은 저수지가 된 물 밑에서 부패하는 마을, 물속에서 조용히 잊힌 마을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불어난 물이 마을을 집어삼킬 때 이곳의 기쁨과 고통까지 모조리 앗아갔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풍경은 우리를 창조한다. 그 풍경이 내어주고 앗아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되어 평생 가슴에 남아 우리라는 존재를 양성한다. p12. 프롤로그.

사랑은 오로지 두 사람 사이에서 생겨나 커지는 감정이며, 두 사람 사이에서 애도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걸. 부모님의 사랑은 감춰진 보물처럼, 은밀한 시처럼,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로지 두 사람의 것이었다. p22.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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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시인수첩 시인선 80
이어진 지음 / 여우난골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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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_이어진_여우난골


있는 그대로의 멋이 느껴지는 표지 디자인이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분홍색과 함께 기호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번에 도서출판 '여우난골'에서 이어진 시인의 시집이 나왔는데 그의 인생을 총망라한 것이라고 같다. 어쩌면 의도적으로 시적 아름다움을 살린 것일까? 시가 예쁘다. 정말 시를 사랑하는 독자를 위한 출판사의 진심 어린 노고가 느껴졌으며 디자인뿐만 아니라 읽기 편하게 구성을 해서 보기도 좋았다. 시의 내용은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미 실력 있는 시인이셨기에 두루 읽혀서 다 좋다. 이어진 시인의 시는 시적으로 예술적인 느낌이 있는 표현이 있지만 그렇다고 이상함은 없었다. 시를 따라가며 감정을 그리게 되고 오롯이 그걸 느끼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흐름이 있었다. 억지로 꾸미지 않은 멋에 세련미가 있고 문학적 감성과 함께 저항적인 흐름이 있었다. 솔직히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를 훌륭함이 있음을 알아가는 건 정말 놀라웠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감정이입을 하며 시의 세계에 풍덩하고 빠져드는 것 말이다 처음부터 곱씹으며 읽을 필요 없이 펼쳐지는 대로 읽어 봐도 좋은 시들이었다. 그 속에서도 감성적인 것과 자기 독백적인 감정을 알 수 있었다.

머리글을 읽으며 시를 이해하려 했다. 삶 속에서 사실 하나하나를 다시 알게 되니까 평범한 듯 비범했던 이어진 시인의 시였다. 이렇게 보석이 되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읽혔으면 좋겠다. 끝내 이해하기 어려운 그의 시는 다시 읽으면 되겠지만 내 마음속의 별이 돼버린 것 같다. 다시 시집을 펼쳐 읽고 있다. 눈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언제나 내 가슴에 그의 시는 추억될 것이다. 이어진이라는 시인의 시는 늘 가슴에 품고 읽고 싶다. 그래서 그의 강렬한 감성을 시로 느끼고픈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시집이다. 다음은 또 얼마나 좋은 시로 독자에게 다가올지 기대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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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청색지시선 7
이어진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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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_이어진_청색종이


오늘도 나는 살아가고 있다. 삶은 무엇일까? 심각하게 고민하던 이십 대 시절이 지나 나이가 무르익어 사그라들어 가고 있는 지금, 그냥 산다고 말하고 싶다. 단순하게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젠 복잡한 게 싫다. 살아가는 것에 익숙함을 느끼고 더 나아가 귀찮다. 그건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놀라운 건 사람마다 삶을 사는 방식은 다르지만 심리적인 면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이어진 작가의 시집 제목이었다. 나는 그저 살아가는 대로 내가 느끼는 대로 살면 될 것 같다. 내 삶을 투영하기도 싫고 강요하고 이해받고 싶은 것도 더더욱 아니다. 그냥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상하고 아름다우며 도깨비가 된 것처럼 인생이 그랬고, 아프지 않게 죽는 법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보기도 했는데 결론은 없었다. 안락사라는 것도 당사자가 겪을 고통은 어떤지 누구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잠을 자다가 죽는 것도 복이라는데, 그 또한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결국은 포기했다.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공허하고 우울했지만 이어진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공감해 주고 싶다. 힘들고 괴롭다. 그럼에도 이 시를 읽는다는 건 의미 있었다. 추상적인 표현의 나열이었지만 각각의 개별적인 문장이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보석 조각들을 보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어떤 뜻이든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았다. 시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날 문득 펼쳐 보았을 때 나에게 감흥을 주면 된 것이다.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오희숙

이 말처럼 차마 쓰지 못했던 말들은 책에 쓰여 있는 글자 외에 빈 공간 속에 빼곡히 채워져 있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들은 마음으로 느끼면 된다. 슬픔, 우울, 고통, 괴로움. 아픔을 고칠 수 있는 건 결국 삶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시집을 읽으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순간들을 기억하며 잘 치유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더 할 말이 많이 없는 건 조금은 조심스러움도 있기 때문이다. 그 삶을 살아온 건 아니기에 그저 바라보며 공감해 줄 뿐이다. 솔직하게 담아 넣은 이 책으로 한 시인의 인생의 단편을 슬며시 느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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