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망자의 마을 ㅣ 걷는사람 소설집 12
이정임 지음 / 걷는사람 / 2024년 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126/pimg_7569491164169113.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126/pimg_7569491164169115.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126/pimg_7569491164169116.jpg)
서평_도망자의 마을_이정임_걷는 사람
세상이 참 어둡다. 적어도 젊은 청년 시민들에겐 그런 듯하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돈 벌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개인의 미래가 있는 것일까? 모르겠다. 암울하고 더 극단적으로 암울한 삶 같다.
‘도망자의 마을’
-존재하고 있음에도 결국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
-구름처럼 비눗방울처럼, 젖은 발로도 명랑하게 앞을 향해 걷는 존재들
소설은 전체적으로 밝지만은 않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 하다가도 이내 점점 늪으로 가듯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마이너스 라이프라는 건 아니다. 무언가 내 마음에 던져지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장은 무심하게 툭 던지는 듯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단어를 조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마냥 젊지만은 않은 30대에서 40대로 접어드는 인생의 길목에서 독자가 알아줘야 하는 것들은 결국 본인의 선택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진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익숙한 일상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대를 형성해 준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서 도망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도망자의 마을’에서 버려진 인간들은 어느 곳이든 들어가서 머물다가 해가 뜨면 다시 밖으로 나온다. 초현실적인 상황은 마치 하나의 감정 조각처럼 보였다. 그러면서도 위트 있게 반전으로 이끌어내는 전개가 흥미로웠다. 소설은 결코 쉽지 않은 재미를 준다. 문장 자체가 어렵거나 하진 않지만 세상 사람들의 인생에 관한 호흡을 알아가는 게 사실 편한 마음은 아니었다. 그것이 어쩌면 내면의 울림일 수도 있고 눈앞에 보이는 시각적 메시지를 해석하는 건 독자의 자유다.
이 소설집은 무언가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은 삶 속에 스며 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주제를 분명하게 파악하기가 쉽진 않았다. 마치 도시 풍경화를 보는 듯한 감정의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이해하면 될 것 같았다. 끝내 나타나지 않는 등장인물의 상실을 굳이 왜라는 이유를 찾지 않으며 해결되는 이야기에서 하나의 인생을 알아갔다. 아마도 몇 번 다시 읽으면 또 다른 의미를 찾게 될 것 같다. 그래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소설집을 읽으며 존재에 대한 것에 대해 사유하고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