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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평점 :
서평_흐르는 강물처럼_셸리 리드_다산북스
강물도 흐르고 시간도 가며 세월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고 있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그 자체로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은 건강에 예민하다. 풋풋했던 젊은 시절에는 그런 건 전혀 몰랐는데 지금은 기침 소리에도 아플까 봐 긴장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이 이야기는 숨 가쁘게 벅찬 ‘사랑의 여정’이다.
-삶이 뿌리째 봅 허는 상실 앞에서 자연을 닮은 회복력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아마존 올해의 데뷔작,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CJ ENM 피프스 시즌 영화화
개인적으로 작가의 데뷔작이 가장 좋을 때가 많다. 뭔가 서투른 듯하면서도 독자에게 자신이 쓴 작품을 내보인다는 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게 성공작이 된다면 정말 훌륭하다. 사실 이 소설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작품과 비교되던데 비슷한 면은 있으나 그런 평가로 인해 본질적인 매력이 감추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했다. 일단 첫 프롤로그부터가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배경 묘사를 따라서 지금은 사라져버린 추억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안타까우면서도 현재를 존중하는 내용이었다.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섬세했고 두 남녀가 처음 만나는 모습은 풋풋해 보였다. 낯선 남자의 물음에 수줍은 마음이면서도 그걸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건 순수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탄광을 도망 나온 남자 윌은 온몸에 먼지가 묻었지만 상남자다웠으며 여성에 대해 츤데레적인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여주인공 빅토리아는 마치 그 시대 때의 영국 여성처럼 우아 하하고 아름다운 내면을 지닌 소녀였다. 전반적으로 당시 미국 사회에 대한 역사를 보는 듯한 배경 묘사의 서사는 오래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이 부분만 보더라고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여러 고증을 거치며 노력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대충 쓰인 부분이 없이 상세했다. 마치 지도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탄생과 죽음의 연속적인 모습에서 인간사는 다르면서도 저마다 비슷한 것 같았다. 기쁨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여성 작가 특유의 감정 변화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런 드라마적 대서사시를 이 소설은 잘 표현했으며 감동의 순간까지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작품이 영화로 제작된다면 또 어떤 느낌일지 기대되며 더 많은 이에게 읽히며 알려졌으면 좋겠다.
-메모
한때 강이었으나 지금은 저수지가 된 물 밑에서 부패하는 마을, 물속에서 조용히 잊힌 마을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불어난 물이 마을을 집어삼킬 때 이곳의 기쁨과 고통까지 모조리 앗아갔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풍경은 우리를 창조한다. 그 풍경이 내어주고 앗아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되어 평생 가슴에 남아 우리라는 존재를 양성한다. p12. 프롤로그.
사랑은 오로지 두 사람 사이에서 생겨나 커지는 감정이며, 두 사람 사이에서 애도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걸. 부모님의 사랑은 감춰진 보물처럼, 은밀한 시처럼,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로지 두 사람의 것이었다. p22.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