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 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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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가족의 두 얼굴_최광현



가족의 소중함이란 마음으로 다 채우고도 모자를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그렇다는 걸 느낀다. 친구들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내가 일부러 없앤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멀어져 갔다. 때로는 일부러 피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지금은 집에 엄마랑 같이 지내고 엄마랑 보내는 시간이 내 삶에 전부라고 하는게 창피함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렸다. 현실. 그 지독한 현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역시 친구는 성공해야 생긴다. 어느 책에서 읽기를 친구와 나와의 관계는 서로간의 이해득실이 있어야 성립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맞는 말이었다. 이를테면 친구를 만나더라도 밥을 얻어 먹으면 커피는 내가 사고, 그 다음은 친구가 술을 쏘고, 2차는 또 내가 쏘는 그런 순서. 만남의 목적은 단순히 우정 관계라지만 결국은 내 이득이 무엇인지 그 친구는 또 어떤 걸 얻는건지 돌아보게 된다.
친구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나는 분명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 내게 가장 상처를 많이 준 존재도 가족이었다. 분노를 넘어 원망은 내 가슴에 상처를 주고 대못을 박았다고 생각했었다. 과거에는.
그랬던 내가 이제는 좀 변했다. 그것이 다 부질없는 것이고,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이젠 어떤 이해심이 생기게 되었다. 심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금전관계에서도 더 너그러워 졌다. 물론 사기라고 할 정도의 큰 액수라면 모르겠지만 우리 부모님은 그점에 있어서도 너무 황송할 정도로 내게 잘 해주셨다. 그래서 난 기.승.전. 부모님 사랑이다. 가족 사랑이 맞다.
사람은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가족의 두얼굴'을 읽으며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한 글을 읽었고 해결점을 보게 되었다. '전이심리' 라는 것이 특별했다. 내 과거의 불만족스러웠던 가족 관계적 요소들이 타인에게서 채워지길 바라는 행동이 된다는게 한편으론 무섭고 두려웠다. 그걸 나도 모르게 행동했다면 더더욱 말이다. 그건 나를 괴롭혔던 타인의 행동에서도 찾아보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 교수님이 첫 강의에서 겪은 한 학생으로부터의 커피 사건은 당사자로서 그 무엇보다 불쾌했을 것 같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소리를 지르고 화가 폭발했을 것이다. 지혜롭게 대처하신 교수님의 모습에 경의를 느꼈다. 
내 친척 중에도 나르시시즘의 자기애적 욕구 불만족으로 인생 전체가 불행해 보였던 사람이 있다. 가장 가깝게 지냈는데 결국 지금은 손절하며 지낸다. 그게 몆번이고 반복이 되었는데, 잘못 된 행동을 내가 아무리 지적을 해도, 친구가 고치라고 해도 지독한 고집을 부리며 하나도 바뀌어지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람은 어린 시절, 애기 때부터 우리 엄마에게 길러지다가 외조부모님 손에 주욱 컸다. 이모는 결혼하지 못한 채 그를 낳았고 그렇게 그 사람은 부모의 사랑을 못받고 학창 시절을 보내며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곁에 삼촌과 이모로부터 잦은 폭력과 시달림도 받아서 늘 마음 한구석에는 피해 의식이 자리잡고 있어 보였다. 물론 나는 전문 의사가 아니라서 함부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그간 읽었던 심리학 책에서 그런 사례를 봤고 이 책에서도 관련 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었다. 
애기는 태어나서 세살까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그 시기는 본인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도 의식을 못한다고 한다. 본인은 엄마의 얼굴을 통해 의식 한다고 한다. 엄마가 웃고 행복해하면 아기도 같이 따라하고, 반대로 슬프고 우울해하면 또 똑같은 표정을 하면서 그 심리를 통해 자기애적 나르시시즘시 성립되어 평생 간다고 한다. 그렇게 고정되면 바뀌어지는게 사실상 힘들다고 했다. 이런 글을 읽으며 나는 다시 한 번 나를 키워준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을 두 얼굴' 이 책은 내게 특별했고 독자들에게도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라고 생각했다. 심리학 책을 그동안 읽어왔지만 가족을 다루는 책은 처음이었고 내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 때문에 지금 곁에 있는 엄마를 소중한 존재라고, 더 소중한 분이라고 보게 되었다. 가족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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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개정판
김훈 지음 / 푸른숲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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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과한 자극없이 따스함이 있던 소설 ‘개‘ 를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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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개정판
김훈 지음 / 푸른숲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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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개_김훈_푸른숲



인간의 아픔과 기쁨과 그리움을 함께하는 세상 모든 '보리'에게.



보리는 이 소설의 주인공 개의 이름이다. 순돌이, 땡칠이 등 촌스럽고 투박한 이름이 아닌  세련되면서도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좋은 이름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까? 바보같은 질문일 수도 있겠다. 예전에 비해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참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거리 어디를 가도 개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심지어 놀이동산이나 관광지를 가도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는 주인들이 많이 보였다. 물론 이런 현상은 반려 동물 관련 방송매체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반려견에 대한 폭력과 끔찍한 살육의 현장 그리고 거리를 떠도는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졌을 것이다. 주인과 개의 끈끈한 사랑을 지켜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참 따듯해지기도 한다. 인간관계 조차도 상실되어가는 개인주의 사회는 자연스럽다지만 각박한 세상에서 반려견이 노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미 그 이상의 정이 느껴진다. 
작가 김훈님은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큰 작가님이시기도 하다. 두말하면 입만 아프겠지만 주옥 같은 작품들은 후배 작가들에게도 많은 귀감을 준다. 작가님이 이번에 다시 글을 다듬은 후 낸 개정판 '개' 는 사람 손에 길러진 보리라는 강아지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근데 관찰자로서의 글이기도 했고, 개 자신의 일인칭 시점에서 보여지기도 했다. 우리가 개가 아닌 이상 완전히 동물의 세계를 이해할 순 없겠지만 이 책은 마치 개가 쓴 소설처럼 섬세하고 유려하게 쓰여졌다. 개라고 하니까 어감이 좀 이상하긴 하다. 일명 '견생 견사' 라고 할까. 담담하게 풀어 낸 보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사회와 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한다. 
개가 느끼는 오감은 사람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사람이 느끼는 인생과 개가 느끼는 견생. 근데 개가 뭘 알겠냐, 하는 선입견도 있었지만 그걸 통해 개의 인생에 내 인생을 녹여서 차분히 돌아보게 되었다. 과연 나는 옳게 살고 있는 것일까, 여기 이 강아지 만큼의 행복은 느끼고 살아온 걸까. 혹은 반려견을 기르면서 간과했던 여러가지 것들을 보며 부끄러워 했다. 개만도 못한 인생인 걸까, 하며 자책도 했다.
우리가 개를 아끼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보리가 완전한 개지만 사람처럼도 보여졌다. 이런 건 소설적 재미로서 읽으면 될 것 같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과한 자극없이 따스함이 있던 소설 '개' 를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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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여행사 히라이스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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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과거여행사 히라이스_고호_델피노


와, 첫 장부터 강하다.
단순 시간여행 소설이라고 가벼이 생각했었는. 미스터리 스릴러 뺨치게 긴장감이 있었고 단숨에 몰입이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 연극도 그렇지만 소설도 최초 1장이 내용 전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인가. 작가 고호님의 소설에서 굉장한 신선함과 강렬한 탄산음료같은 톡쏨을 느꼈다. 소설도 분명 그런 것 같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기억에 소개글을 읽었던 것 같은데, 뒷 표지면에도 과거 부모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 두분을 결혼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스토리였는데. 아무튼 첫 장은 꽤나 충격이었다. 4명의 여자가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를 호텔에서 하는데 즐거웠던 분위기가 갑작스레 사진 한 장으로 험해지고 과거 동창 하나를 학폭, 왕따해서 죽게 만들었던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표지는 귀요미다. 일본풍은 느낌도 든다. 히라이스. 하이라이스. 음식이름 같기도 하고, 분홍색 배경과 벚꽃나무, 일본풍의 집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꽤나 정갈하게 잘 그려진 표지그림이다.

이 소설은 과거여행사 히라이스를 통해 이루어지는 각 각의 개별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옴니버스 형식이기도 하고 연작소설 같기도 하면서 장편소설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해도 좋고 내키지 않으면 보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어도 좋다. 어찌보면 작가의 필력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으며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을 경험하는 매력도 있다. 
가끔은 나도 과거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돌아올 수 있다는 조건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왕복. 다시 돌아가서 영영 살고 싶진 않다. 과거는 과거이고 미래는 어차피 올 것이며 현재가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처럼 몰래 과거로 돌아가서 살펴보고 싶다.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는 여행시스템이 기발하다. 사실 외계인이니 괴물이니 하는 초자연적 현상을 소재로 했다면 뻔하고 유치한 클리셰가 될 법도 했는데 역시 고호 작가님은 탁월하시다. 아마도 집필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셨을 것 같다.(당연한 얘기지만) 현재까지도 시간 여행을 소재로한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시간여행사 히라이스' 는 참신한 이야기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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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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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_피에로 말베치_조반니 파렐리


어떤 댄스음악축제에서 본 적이 있다. 동대문 운동장에서 몇개의 스테이지로 나누어져 이틀 또는 삼일간 오전부터 자정 전까지 광란의  댄스파티가 펼쳐진다. 각 공간별로 이름이 나누어져 있는데 메인 무대와 서브 무대로 나뉜다. 입구쪽에 하나, 운동장 중앙에 크게 하나 그리고 운동장으로 들어서기 전 내부 공간에 하나. 그곳이 일명 레지스탕스라 불려졌다. 거긴 상업적인 주류 음악이 아닌 소위 댄스 음악의 비주류 음악이 나오는 소규모의 공간이었다. 그래도 빅스타라 불렸던 디제이들이 작은 곳에서 공연을 하니까, 친근함이 좋았지만 뭐랄까, 뭔가 음악적으로 소외된 느낌이었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앵콜에 무반응하며 공연만 하고 내려갔던 건 서운했지만 말이다.
이야기가 갑자기 산으로 갔는데 레지스탕스 얘기가 나와서 생각이 났다. 이탈리아의 독립 투사들을 일컬어 레지스탕스라고 했다. 나는 큰 착오를 했다. 무식이 대수라지만 잠깐 독일의 게슈타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바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사형을 앞둔 독립 투사들의 심정은 어떨까, 이루어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죄를 지어서가 아닌 자유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몸 던져 희생하던 독립 운동가들. 이 책에서 그들을 보며 우리 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지스탕스는 이렇게 기록으로 나마 숭고한 정신이 남아있지만 우리는 없다는게 한 편으론 안타깝기도 했다. 여기는 특정 계층이나 특별한 사람들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일반 시민들도 많았다. 생의 마지막에서 목숨 부지를 위한 비굴한 모습보다는 가족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들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죽음 보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글을 읽으니 참 마음이 아팠다. 차마 한꺼번에 다 읽을 수가 없었다. 읽을수록 안타까움에서 더 절망적이고 슬프기까지 했다.먹먹한 마음은 책을 덮게 했다. 전쟁은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오를 다시 반복하면 안된다. 안되는데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전쟁은내외적으로 현재진행인 건 사실이었다. 우리는 이 편지를 보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역사의 기록으로서 그 존재 가치를 두고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세상 그 어느 것도 이들의 마음을 대신 할 수 없지만 두꺼운 책은 영원히 함께 할 인류의 상처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겸허히 마음 한 쪽에 그들의 위대한 정신을 기억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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