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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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_피에로 말베치_조반니 파렐리


어떤 댄스음악축제에서 본 적이 있다. 동대문 운동장에서 몇개의 스테이지로 나누어져 이틀 또는 삼일간 오전부터 자정 전까지 광란의  댄스파티가 펼쳐진다. 각 공간별로 이름이 나누어져 있는데 메인 무대와 서브 무대로 나뉜다. 입구쪽에 하나, 운동장 중앙에 크게 하나 그리고 운동장으로 들어서기 전 내부 공간에 하나. 그곳이 일명 레지스탕스라 불려졌다. 거긴 상업적인 주류 음악이 아닌 소위 댄스 음악의 비주류 음악이 나오는 소규모의 공간이었다. 그래도 빅스타라 불렸던 디제이들이 작은 곳에서 공연을 하니까, 친근함이 좋았지만 뭐랄까, 뭔가 음악적으로 소외된 느낌이었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앵콜에 무반응하며 공연만 하고 내려갔던 건 서운했지만 말이다.
이야기가 갑자기 산으로 갔는데 레지스탕스 얘기가 나와서 생각이 났다. 이탈리아의 독립 투사들을 일컬어 레지스탕스라고 했다. 나는 큰 착오를 했다. 무식이 대수라지만 잠깐 독일의 게슈타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바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사형을 앞둔 독립 투사들의 심정은 어떨까, 이루어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죄를 지어서가 아닌 자유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몸 던져 희생하던 독립 운동가들. 이 책에서 그들을 보며 우리 나라의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지스탕스는 이렇게 기록으로 나마 숭고한 정신이 남아있지만 우리는 없다는게 한 편으론 안타깝기도 했다. 여기는 특정 계층이나 특별한 사람들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일반 시민들도 많았다. 생의 마지막에서 목숨 부지를 위한 비굴한 모습보다는 가족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들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죽음 보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글을 읽으니 참 마음이 아팠다. 차마 한꺼번에 다 읽을 수가 없었다. 읽을수록 안타까움에서 더 절망적이고 슬프기까지 했다.먹먹한 마음은 책을 덮게 했다. 전쟁은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오를 다시 반복하면 안된다. 안되는데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전쟁은내외적으로 현재진행인 건 사실이었다. 우리는 이 편지를 보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역사의 기록으로서 그 존재 가치를 두고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세상 그 어느 것도 이들의 마음을 대신 할 수 없지만 두꺼운 책은 영원히 함께 할 인류의 상처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겸허히 마음 한 쪽에 그들의 위대한 정신을 기억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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