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도깨비 좋은꿈어린이 10
이상배 지음, 김문주 그림 / 좋은꿈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의 소재로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종종 등장하는 도깨비.

그 도깨비들은 대개 사람과 씨름을 하거나

장난을 걸어서

심술도 부렸다가 도움도 줬다가 하지요.


그런 전래 동화만 읽다가 어느 날은

책읽는 도깨비 동화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사람과 똑같이 책을 갈구하고 호기심 많던 책읽는 도깨비!

나름 인상 깊은 동화였는데,

이번에 만난 수상한 도깨비도 같은 작가님이 책이라고 해서

더더욱 만나보고 싶었답니다.


 

집에 있는 아는 도깨비 다 같이 출현~!! ㅋㅋ

(정확히는 메밀군 인형이라고 하더군요.

도깨비가 좋아한다는 메밀!!^^)



 

같은 작가의 책을 연이어 읽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인 듯해서

아이에게 다시 읽어 보라고

책읽는 도깨비 책도 같이 빌려 왔답니다.



글자보다....

정겨운 대가족의 시골 초가집 생활모습으로 시작되는 첫 장입니다.


한 때는 이랬던 집,  

그러나 지금은...

박 서방, 김 서방, 이 서방, 모두 다 도시로 떠나고 빈 집만 남았다네요.

곧잘 사람들을 홀려 장난치던 도깨비들도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장난칠 순 없으니

도깨비들도 다 어디론가 떠났다 합니다.


참, 이들 도깨비들이란 말이죠.

사람들이 오래 쓰는 모든 물건에 깃든 정령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멍석 도깨비, 빗자루 도깨비, 팽이 도깨비 등등 무수히 많은 도깨비들이 있대요.

첨에 도깨비라고 했을 땐,

그저 뿔나고 무섭게 생긴, 그리고 도깨비 방망이 하나 들고 있는

털복숭이 덩치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책에선 도깨비가 사람의 오랜 손길이 닿은 물건에 있는 정령이라고 하니,

그 개념부터가 벌써 정겹네요.


어쨌거나 사람도 도깨비도 다 떠난 빈 집,

81번지가 뭔가 수상하다고 하는데요...

알고 보니 멍석 도깨비가 그 빈집에서 39년 동안이나 잠만 자다가

최근에 드디어 깨어났지 뭐예요? 

그러고선 옛날을 추억하며

주인집 식구들, 박팽이씨 가족을 그리워하며

옛날 이야기들을 늘어 놓는답니다.


밤 열 두시가 넘어 팽이씨를 홀려내어

모래밭 자갈밭 등지를 밤새도록 걷도록 만든 이야기.


메밀묵 대신 럭키과일 치약을 가게서 훔쳐다가 날마다 맛있게 먹었던 이야기.


팽이씨네 칠남매 중 맏딸 명희 아가씨가 베짜는 아름다운 모습과

그 모습에 반한 낮도깨비가 알고 보니 베틀 도깨비였던 이야기.



 

막내 일수가 호박에 말뚝박기했다가 혼나서 우는데

똥장군도깨비가 버럭했다가

겁먹은 일수가 시름시름 앓다가 끝내는 하늘 나라로 간 가슴아픈 이야기.

(상심한 똥장군도깨비도 결국 집을 나갔다는...)



뺀질이 만수의 딱지치기를 도와주는 댓가로(?)

 


만수가 얻은 엿을 나눠먹기로 공모한 이야기.

그 달달한 엿맛을 못잊어 팽이씨네 가족을 그리워하던 멍석 도깨비랍니다. ^^


또 한 가지 팽이씨 가족을 그리워한 이유라면...

바로 팽이씨 이름 그대로 그와 함께 팽이를 쳤던 기억 때문에

그를 그리워하기도 하지요.



 

팽이씨 가족 중 멍석 도깨비를 직접 만난 식구들은

오직 팽이씨와 만수 뿐인데요.

팽이씨는 벌써 오랜 세월이 지나 유명을 달리했고,

딱지치기하던 뺀질이 만수가 어느 새 어른이 되어

옛 집으로 찾아와 멍석도깨비와 재회를 합니다.



저는 이 장면이 가장 찡하고 감동적이었어요.

어릴 적 뺀질이 만수에게서 딱지치기와 엿가락으로 공생(?)하던 멍석도깨비가

이제는 그의 아버지 팽이씨게에 못해준 삼밭 혜택을

만수에게 해 준다고 공생 제안을 하네요.

떠났던 허깨비들도 돌아오고,

철딱서니 뺀질이 만수도 어엿한 어른이 되어 돌아오고,

그렇게 재회한 멍석도깨비도 신이 나서 덩실덩실 어깨춤을 춥니다.



전래 동화 혹부리 영감에 나오는 이상한 도깨비들이 아닌,

사람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온 모든 물건들의 정령으로서의 도깨비들.

때로는 장난도 치지만,

대부분 경우는 식구들의 안위를 같이 걱정하며 살아가는

한 가족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옛날 할머니들이 들려주시던

"옛날 옛날에 @@도깨비가 살았는데 말이야~"

하는 느낌이 물씬물씬 풍겨납니다.



교과 연계 활동으로

학년에 맞게 제목 그대로 활용해 봐도 좋을 것 같네요.

감동을 나누고, 글 속의 생각을 찾아 보고,

인물의 말과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보고,

문학 작품을 새롭게 결말을 바꾸어 보기도 하는 등...

이렇게 다양하게 교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하는군요.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도깨비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으시다면

이상배님의 '수상한 도깨비'를 추천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