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늪에 용이 산다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97
우미옥 지음, 이주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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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 어린이 시리즈에서 나온 97번째 신간,

"느티나무 늪에 용이 산다"를 만나 보았어요.

서평 이벤트 소개에서 '용'을 주제로 한 신간이라기에,

용이나 동물 따위를 좋아하는 아들이 꼭 읽어보았음 싶었지요.

 

유명한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영화도 있고, ^^;

용이라는 존재는 아들들의 크나큰 호기심 대상이죠.

적어도 드래곤 길들이기의 주인공 정도를 상상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흠... 쬐끔은 실망할 수도....--;

왜냐?!

이 책의 주인공 용은 아주 작은 크기,

손바닥 만큼도 안되는 자그마한 용이기 때문이에요.^^;

 

'용'이라기 보다는 작은 도마뱀이라는 명칭이 어울릴 것 같은...

부리부리한 눈 부릅뜨고 멋진 수염을 휘날릴 것 같은 용은

나름 사연이 있어 이렇게 작고 귀여운 용이 되어 느티나무 늪에 숨어 살고 있었답니다.


엄마, 아빠가 삼 백년만 기다리라며 느티나무 늪에 아기용을 내려 놓고 갔는데,

삼 백년이 지난 뒤 훌쩍 커져서 하늘로 올라가야 할 용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전혀 크기가 커지지 않고 아직도 그렇게 자그마한 용으로 남아 있게 된 거죠.

 

잠깐만 기다리면 금방 데리러 온다며 시골 할머니댁으로 안이를 놓고 간 안이엄마.

엄마, 아빠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나요?

부모의 갈등이 아이에게 주는 마음의 상처를 짐작하게 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오시길 간절히 기다리는 안이의 상황과

얼른 몸집이 커져서 하늘로 올라가길 바라는 작은 용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네요.

그래서 안이가 작은 용에게 더 측은함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어요.


작은 용이 용왕님께 자기가 삼백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커지지 않은 이유를 알아보니,

용의 존재를 믿어주는 아이들이 없어서 그렇다나요?

그러면 아이들 앞에 '짜잔~!'하고 나타나면 될 터인데,

아이들이 지렁이를 토막내 죽이고 잠자리 꼬리를 자르는 등의 잔인한 장난질을 본 용은

아이들 앞에 나설 용기가 싹 사라졌나 봅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 여자아이인 '안이'앞에 용이 나타난 건,

안이의 눈빛이 자기와 닮았다나요?

(흠흠.. 이건 좀 약간 억지스러운 듯한 느낌이...ㅎㅎㅎ)

어쨌든, 아이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좀 퍼뜨려 달라는 부탁을 해 보는 용.

과연 안이는 친구들에게 용의 존재를 믿게 할 수 있을지...


 

학교 수업 시간에 안이는 용 그림을 그려서 발표하고,

용에 관한 시를 쓰고,

나름 용(?)을 써 보지만, ^^;

아이들은 놀려대고, 선생님은 골치 아파합니다.


히잉~~ 그래도 동화인데...

학교 선생님은 안이의 상상력을 믿어주고, 격려해 주셔야 하지 않나요?

아무리 경험한 것 그리기 시간에 용을 그렸다 해도 말이지요.

비록 경험한 것이 아닌 상상한 것을 그렸다 하더라도,

아이가 요즘 한 가지에 몰두해 있구나 하고 이해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

안이의 선생님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선생님한테 대들기나 하고, 넘 좀 이상한 애구나."

라고 하시네요.

음.. 너무나 현실적인 선생님인가요?

저는 적어도 동화속에서만큼은 너그럽고 이해심 많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네요..흑...


어쨌거나, 안이의 노력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믿음이 생겨났는지,

용은 조금씩 몸집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안이네 학교에서 '매직랜드'로 소풍을 가게 되었는데,

선생님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안이와 친구들은 매직랜드 옆 놀이공원으로 놀이기구를 타러 갑니다.

"개별 행동은 안 돼!"라고 강력하게 말씀하셨는데도 불구하고,

개인행동을 하는 주인공...ㅠ.ㅠ

이런 건 혼나야 되는 거 아님??

근데, 혼 안나더라구요.ㅋㅋ


혼나기는 커녕, 놀이기구를 타다가 갑자기 용을 타게 되는

신기한 경험마저 하게 됩니다.


제가 어른의 관점에서 봐서 그런지,

규범을 지키는 쪽에 자꾸만 얽매이게 되나 봐요. ^^;


하지만, 이 동화는 규범보다 상상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갑자기 놀이기구가 용의 머리에 올라갈 수 있는지...

딱딱하게 굳은 어른 머리로는 앞뒤가 안맞는데, ^^;

울 아들은 이 대목에서 "아~!! 나도 용 타보고 싶다!!"를 외쳐대니

역시 말랑말랑한 아들의 상상력과

딱딱한 어른의 규범 사이에는 큰 갭이 있나 봅니다.ㅋㅋ


안이와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용을 타고 날아가기까지 하지요.

하늘을 나는 용을 본 많은 아이들은 용의 존재를 더더욱 강력하게 믿을 수 밖에 없고요.

이 믿음의 힘으로 더욱 크고 강력해진 용은 마침내 하늘로 올라갈 수 있게 됩니다.


결국 하늘로 올라가 엄마, 아빠를 만나게 된 용처럼,

안이도 다시 엄마, 아빠를 만나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빌게 되고,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는 것인지...ㅋㅋ

아님, 용이 소원을 들어준 것인지,

​때마침 안이의 엄마와 아빠가 안이를 데리러 옵니다.

용과 안이, 모두 해피 엔딩을 맞게 되지요.


안이가 힘든 상황을 이겨 내는 시간은

사실 용과의 만남을 통해 상상력으로 승화하고 이겨낸다는 의미가 있는 건가 봐요.


사실 느티나무 늪이라는 배경이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공간은 아닌데,

실제 배경은 강원도 원주에 있던 실제 늪이라네요.

지금은 다 메워져서 밭이 되었다는데,

작가님도 아마 그 과거의 늪을 보고 용이 살지 않았을까 상상력을 발휘하신 건가 봐요.

울 아이들도 주변의 사물과 배경을 바탕으로

이렇게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음 좋겠다 싶네요.

 

좋은책 어린이 홈페이지에서는

책을 읽은 후 간단하게 아이와 활용해 볼 수 있는 독후 활동지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http://children.sinsago.co.kr/book/book_detail.aspx?ch=c&book_idx=4170&book_year=2016&series_idx=89


책만 제대로 읽으면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는 활동지라,
아들에게도 큰 거부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활동지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주인공 안이처럼 소원을 쓰는 란이 있는데. 

숨기고 싶은 비밀이라면 하얀색 색연필로 쓰라고 되어 있어요.
이제 잔머리만 늘어가는 아들 왈,
"엄마, 아무것도 안쓰고 다 썼다 하면 안 돼? 어차피 안보일텐데...ㅋㅋ" 라고 하네요.
물어보지나 말든지...--;
"안 돼~!"
그래서 아들이 쓴 소원은 "우리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게 해 주세요 *10" 이네요.
열 번 쓰랬더니, 곱하기 10이라고...ㅋㅋ

휘리릭 읽고, 아~ 재밌네. 끝~! 하고 끝날 수도 있는 것을,

이렇게 활동지로 한 번 더 정리해 보니,

뭔가 책을 제대로 읽은 듯한 느낌!

아마도 엄마들이 좋아하는 만족감이 아닐까 싶네요. ㅎㅎ


그렇지만, 아들도 다시 책제목 짓기도 해보고,

주인공처럼 소원빌기도 해보고,

책을 요리 조리 다양하게 이해하고 활용해 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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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위 책을 추천하면서 좋은책 어린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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