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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독서평설 2020.5 ㅣ 독서평설 2020년 5월호
지학사 편집부 지음 / 지학사(잡지)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서평설' 하면 저는 저의 고딩 시절이 떠오릅니다.^^
이것 저것 공부하느라 바쁜 고딩 시절...
국어 과목 연계해서 읽어야 할 문학 작품은 많은데,
교과 공부에 매달리느라 일일이 문학 작품을 다 읽어볼 시간은 없고...ㅠ.ㅠ
그 때 우연히 알게 된 게 '고교 독서평설'이었어요.
독서 평설에는 유명한 문학 작품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며
그 작품에 대한 비평도 같이 실어 주어서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던 제가 어느 덧 이제는 아이 엄마가 되어
중학생이 된 제 아이와 함께 독서평설을 보고 있네요. ^^
몇 십년이 지나는 그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아 있는 책이라니,
그 동안 얼마나 잘 검증이 되었을지 짐작이 됩니다.
아이들 초등 시절에도 초등 독서평설을 종종 사보곤 했었는데요.
한 권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 하는 장편 책이 아니라,
여러 주제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 잡지이기에,
시간이 없으면 없는대로 짧은 주제를 읽고 덮어도 되기 때문에
읽는 데 큰 부담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시사적인 주제도 많이 다루고, 생각해 볼 거리도 많이 제시해 주어서
엄마가 보기엔 너무너무 좋은 교재인데,
아이들이 휘리릭 읽고 덮어 버리는 게 좀 아쉽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아이들에게만 책을 던져주고 제가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독서평설은 뒷편에 별책부록 워크북이 있더군요!!!!
앞에서 읽어본 기사들의 내용을 자기 머릿속에서 한 번 정리하고
워크북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이거 완전 알찬 논술 수업 아니겠어요?!
하.지.만... 세상일이 다 제 뜻대로 다 되는 건 아니어서....ㅎㅎㅎ
워크북의 존재를 알고 나서도 잘 활용하진 못했었어요.
사실 아이들은 워크북을 들이밀면 공부처럼 느끼는지라,
부담없이 잡지를 읽는 가벼운 맘이 싹 사라질지도 모르니까요.
암튼... 지금은 중딩이 된 아들...
그냥 던져줬더니 도무지 자발적으로 읽을 생각을 안하길래, ^^;
워크북 할당량 딱 정해주고,
오늘은 택시에 관한 이야기 읽고 워크북 풀자~ 했답니다.ㅎㅎ
(대신 매일 푸는 국어독해집 할당량을 면제해줬지요.^^;
어쨌든 다 국어 공부니까요.)

최근에 우버 택시 도입 때문에 논란이 된 이야기를 하려나보나 싶었는데,
물론 그 이야기도 있었지만,
택시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더라고요.
한강에도 도입했다던 수상 택시.
몇 년 전에 영국 여행 갔을 때 그리니치 천문대 가는 길에 탔던 배가 수상택시였었는데,^^;
그런 얘기도 하며
영국 얘길 꺼내니...

택시 이야기 다음 편엔
'런던 건축 한 바퀴'라는 제목으로 런던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ㅎㅎㅎ 또 그 몇 년 전 갔던 영국 여행 소환해서...
우리 이 건물 앞에서 사진 찍었던 거 생각나?
하며 또 추억팔이 했답니다.

국어 시간에도 애들 배우던데,
글을 읽을 때에는 자기의 경험을 떠올려 비교하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래요. ^^
그래서 어쩌면 무미건조할 수도 있는 런던 건축물 기사에
우리가 가 봤던 개인적인 경험을 대입하며
더 개인적이고 실감나는 이야기로 접할 수 있었지요.
참, 택시 이야기를 읽고 나서 아들이 작성한 워크북은
딱 3페이지였어요.

객관식, O,X문제,
그리고 서술형도 있지만,
언제나 간결한 걸 좋아하는 울 아들은
서술형 답도 최대한 경제적으로 한답니다.ㅠ.ㅠ
어쨌거나, 이건 평가받는 것도 아니고,
그저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을 한 번 더 떠올리고 생각을 정리해보는 과정이니,
부담없이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워크북... 아이들은 그닥 달가워할 것 같지 않지만....^^;;
엄마는 맘에 쏙 듭니다.ㅎㅎㅎ
사실 저는 그냥 독서평설을 앞부분부터 펼쳐서 읽게 했는데,
나중에 꼼꼼히 살펴보니,
맨 앞쪽 '독평 스마트 플래너'에서 매일 조금씩 읽을 수 있게
플랜을 짜주었더라고요.
이 표 그대로 하루하루 실천하면서 잘 한 날은 날짜에 동그라미 하고,
그렇게 플래너를 완성해가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괜찮은 활용방법일 것 같아요.

그렇다고 독서평설이 짧은 읽을 거리만 있는 건 아니예요.
예전의 고딩 시절에 제가 잘 활용했던 문학작품 소개부분은
다른 기사들보다 분량이 꽤 길더군요.
아마도 단편 소설이라 소설 전체를 실은 것 같아요.
한국 단편 소설인 현길언의 '우리들의 조부님'
사실 저는 처음 들어보는 소설이어서 갸우뚱했는데,
(고딩때처럼) 해설부터 읽어보니, ^^;;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더라고요.
자칫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일 것 같지만,
할아버지의 몸에 아버지의 혼령이 빙의되었다는 설정이 흥미를 끌었어요.

소설의 이해를 잘 도와주는 독평만의 해설 구웃~!!

문학이 국어의 영역이라면,
시사 관련 주제들은 대부분 사회 과목과 연계될 가능성이 많지요.
사실 핸드폰으로 수시로 뉴스기사를 찾아보는 고딩 딸과는 달리,
아들의 핸드폰 용도는 오로지 게임 뿐인데요...ㅠ.ㅠ.
그래서인지 시사적인 내용에 관심도 없고,
요즘 세상에서 뭐가 이슈가 되는지도 전혀 모르고 사는 아들 녀석이랍니다. ㅠ.ㅠ
그런 아들의 무심함을 조금이나마 커버할 수 있는 게
그나마 독서평설의 이런 주제기사인 것 같아요.
긴급 재난 지원금을 비롯해서 재난 기본 소득 도입이 바람직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이와 관련된 개념이 고등 교과서에서도 다뤄지나봐요.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에, '사회 복지와 복지제도'라는 주제로 나온다고 하네요.
그런가하면, 최근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마스크 일상을 다룬 주제도 있었는데요.
코로나는 과학 과목에서도 충분히 다룸직하고,
그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 여러 가지 현상들, 문제 등은
사회 과목에서도 짚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로 인한 환경오염 측면을 주제로 잡은 것 같아요.
중학 독서평설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중학생 눈에 맞추어 쓴 아이들용 잡지이지만,
그 내용과 깊이가 고등까지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알차게 되어 있습니다.
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 그저 제목 몇 개 운 좀 띄워주고 던져주면 될 것 같고,
책을 잘 안 읽는 아이라면 하루 주제 한 편씩 잡고
워크북 풀기를 목표로 도전해도 좋을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건 독서가 즐거움이 되는 거지만,
최소한의 이해력을 위해 이 정도 국어 읽기는 강요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한 때 잠깐 다닌 적 있던 주변의 국어 학원에서는 중, 고등학생 국어 수업에
독서평설을 활용하더군요.
선생님이 독서평설에서 정해준 한 주제를 읽고
핵심 내용에 밑줄 쳐 오기가 선행 과제였고요.
수업에서는 본문 내용을 다시 읽고 나서
선생님이 나눠 준 프린트로 논술을 해 보는 수업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시사 관련 글을 휘리릭 읽고 버리기는 아까운데,
과제하면서 꼼꼼하게 읽고,
학원서 수업하며 논술도 하니, 얼마나 알차고 좋아보이던지....
저는 그 수업이 맘에 꼭 들었는데,
저희 딸은 다른 게 뭐가 맘에 안들었는지 결국 오래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었답니다.
어쨌거나, 학원 국어 수업에서도 활용할 만큼
독서평설이 좋은 읽기 자료라는 거~!
문학과 시사교양을 두루두루 함께 챙길 수 있으니,
아침에 학교수업하기 전에 주제 한 편씩 읽기 하면 딱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