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재봉사의 옷장 - 2024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 숲속 재봉사
최향랑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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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자연에서 재미나면서도 신기한 이야기 씨앗들을 발견하는 최향랑 작가의 신작이다. 표지만 봐도 따사로운 햇살과 예쁜 꽃들이 가득한 봄날의 따스함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은 찾아온 모든 이들에게 정성스레 지은 옷과 행복을 선물하는 '숲속 재봉사'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다. 8년만에 선보이는 신작답게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봄, 여름, 가을, 겨울 숲의 모습들을 아름답게 담아내어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숲속 재봉사와 숲 속 재봉사의 네 개의 옷장을 소개하며 시작된다. 깊고 깊은 숲 속에 사는 재봉사는 옷만들기를 아주 좋아하며, 뜨개질하는 강아지 쿵쿵이, 레이스 뜨는 거미, 가위질하는 가위벌레, 길이 재는 자벌레와 함께 옷을 만들며 살고 있다. 숲 속 재봉사에는 네 개의 옷장이 있는 데, 옷장 속의 옷은 신기하게도 입는 이의 몸에 맞춰서 커지고 작아진다.


봄의 옷장이 열리자 개구리, 곰, 담비와 오소리가 찾아온다. 그리고 저마다 마음에 드는 옷을 꺼내 든다. 숲 속 재봉사는 하늘하늘한 '산철쭉 드레스'를 만들고, 동글한 잎을 나란히 이어 만든 '괭이밥 망토'와 휘리릭 돌면 차르륵 흔들리는 '민들레 치마'와 맨드라미 씨앗으로 만든 단추를 달은 '금낭화 반바지'를 만들어 준다.


그렇게 숲속 재봉사가 만든 멋진 봄옷을 동물들은 입고서 숲속 재봉사와 함께 춤을 추며 햇볕 가득한 숲길을 걷는다. 다들 너무나 멋지고 행복해 보이는 풍경이다.


이렇게 멋진 봄의 옷장이 열리고 나서는 여름의 옷장, 가을의 옷장과 겨울의 옷장이 순서대로 열린다. 각각의 옷장에는 각 계절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꽃잎, 나뭇잎, 씨앗 등을 이용하여 숲속 재봉사가 멋지고도 신박하게 만든 옷들을 가득하다. 숲속 재봉사의 옷장을 찾아온 동물들은 누구나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입고 숲속 재봉사와 즐겁게 논다. 각 계절별로 너무나 멋진 숲속 재봉사의 옷들은 어쩜 이리도 예쁘게도 만들었는지 감탄을 절로 나게 만든다.


책의 후반부에 펼쳐진 별똥별이 떨어지는 밤에 사계절의 옷장에 보았던 동물친구들이 모두 모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이 책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장면이자 인상 깊은 장면이다. 모두가 너무 행복해 보이는 이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고 할까. 그리고 이어지는 겨울잠 자는 동물들과 겨울잠을 자지 않은 동물들이 한데 모여 자는 장면은 포그하고 따사롭게 느껴지는 한편 이후 또 어떤 이야기로 찾아오게 될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최향랑 작가가 이 책을 만드는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을 우연히 보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옷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를 너무나 정성스럽게 대하는 저자의 태도와 손길을 보면서 이 책이 이토록 아름답게 담아진 데에는 저자의 무수한 노력과 열정과 애정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가득 담긴 자연 재료를 이용한 아름다운 콜라주와 계절을 함께 즐기면서 행복을 느껴보는 것도 참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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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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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읽는 로맨스 소설이다. 이 책은 2023년 타임지 선정 100인 중의 한 명으로 선정된 콜린 후버 작가의 신작이다. 남자친구 스코티를 죽음으로 몰고간 혐의로 감옥에서 5년을 보낸 주인공 케나 로완이 출산 직후 빼앗긴 딸 디엠과의 재회를 위해 모든 일이 잘못되었던 마을로 돌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전작 <베러티>에서와 마찬가지로 저자는 상실감, 슬픔, 죄책감과 같은 복잡하고도 깊은 감정과 의심, 구원, 용서와 같은 복잡한 차원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내어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이 책은 먼저 케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책은 두 주인공 케나와 렛저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각자 다른 입장을 서술하여 같은 장면에 대해서 서로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킴으로 다각적인 이해를 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케나의 이야기는 감옥에서 나온 케나가 스코티가 죽은 자리에 심어진 십자가를 마주하고 뽑아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과연 케나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길래 사랑하는 남자친구인 스코티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며, 감옥에 5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것일까? 그리고 감옥에서 나와 어찌보면 잊어버리는 것이 나을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일까? 첫 등장부터 케나의 이야기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케나는 있는 돈을 다 모으고 집주인의 새끼 고양이를 맡아 키우는 조건으로 하여 조금 저렴하게 아파트에 자리를 잡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렛저의 이야기. 렛저는 자신의 바에 함께 근무하는 로만에게 커피잔을 선물한다. 로만의 절주를 성공하길 커피잔을 선물하는 렛저 덕분일까. 로만은 벌써 100주가 다 되어가도록 금주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바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노트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케나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에게 끌리는 케나와 렛저. 하지만 케나는 그의 이름과 트럭을 통해 렛저가 스코티의 친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끌리는 자신을 인정하지만 더이상 그를 만나지 않기로 한다.

아파트를 구하느라 돈을 거의 다 쓴 케나는 직장을 구하려 했지만 감옥에 있던 기록 때문에 계속된 실패를 하다 마트의 파트 타임으로 취업하게 된다. 그리고 그 마트에서 렛저와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렛저가 자신의 딸 디엠과 가깝고 자주 마트에 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서 밝혀지는 케나가 다시 사고가 일어난 마을로 돌아온 이유. 케나는 출산 이후 빼앗겨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자신의 딸 디엠을 보러 마을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케나가 디엠을 보러 스코티의 부모 집 앞으로 가는 것을 렛저에게 발견되자마자 그는 스코티의 부모가 받을 충격을 염려하며 그녀를 강제로 그 집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리고 그 후 렛저는 케나가 자신의 절친 스코티를 죽음으로 몰고 간, 그리고 디엠의 생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케나는 자신의 딸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태어나자마자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큰 디엠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다. 상상력이 풍부하여 기발하며 아이다운 천진난만함을 가진 디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아이의 사랑스러움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그리고 디엠을 향한 할머니 그레이스와 할아버지 패트릭, 렛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이 책은 너무 잘 담아 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책 곳곳에 실린 케나가 늘 노트에 쓴 스코티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 디엠에 대한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글은 케나가 스코티를 잃은 상실감과 죄책감이 얼마나 크고 그녀를 사로잡고 있는지를 너무나 섬세하고 세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출산 직후 단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너무나 그리운 딸 디엠에 대한 그리움이 그녀를 이태껏 버티게 할 만큼 크다는 것 역시 알 수 있다. 그랬기에 이 책을 케나를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 역시 케나의 매력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라 하겠다. 과연 케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렛저와 케나는 어떤 관계가 될 것이며 케나는 보고 싶은 딸 디엠을 결국에는 만날 수 있을까? 이들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역시 콜린 후버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게 이 책의 이야기 역시 너무나 흡입력이 있으며 매력적이다. 주인공이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남친을 죽음으로 몰고 가게 한 뒤 감옥에 5년이나 있게 되고 나중에서야 알게 된 임신 사실과 자신의 딸을 남친의 부모에게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 이 모든 설정은 독자로 하여금 케나를 동정하고 응원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믈론 렛저가 남편의 절친이라는 설정에 비난의 눈길을 보낼 수도 있으나 케냐의 마음을 고스란히 잘 담아낸 편지글은 결국에는 오히려 그녀를 이젠 제발 행복하길 바라게 된다고 할까. 그렇기에 해피엔딩의 결말에 독자들은 가슴을 쓰러내리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도 든든하고 의리있으며 속 깊은 남자가 또 있을까 싶은 렛저 역시 너무나 매력적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단숨에 케나와 렛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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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복어 문학동네 청소년 70
문경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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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훌>의 문경민 작가의 신작이라서 읽게 된 책이다. 표지도 제목도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끈다. 이 책은 '청산가리'라 불리는 주인공 두현이 마음 한구석에 덮어 두었던 어두운 과거와 마주하고 비로소 앞으로 한 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찌 이토록 어두울 수 있을까 싶은 시간을 마주하고 일렁이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두현이의 이야기는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역시 문경민작가 답다.


야기의 시작은 두현을 청산가리라 가리키며 쑥덕거리는 인문계 아이들과 두현과 절친 준수가 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두현이 청산가리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이 바로 두현의 엄마가 청산가리를 먹고 자살했기 때문이라는 설정에서부터 두현의 이야기는 가슴 속 깊은 곳에 파문을 일으키며 쑥 들어온다. 자현기계공고 하이텍기계과 3학년인 두현은 더이상 뒤에서 쑥덕거리는 이야기를 지나치지 않는다. 마주하여 다시는 쑥덕거리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 두현의 옆을 지키고 두현을 걱정하는 사람은 절친 준수밖에 없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두현 앞에 나타난 2학년 1학기 말에 자현고에서 전학온 두현 과의 유일한 여자애인 재경. 과연 재경은 왜 두현 앞에 나타난 것일까?


재경은 두현과 준수를 자신의 친구로 찍었다며 둘 앞에 매일 나타났고, 그렇게 셋은 친구가 되어 함께하게 된다. 그리고 금강복집 손자인 두현은 스스로를 복어라고 말한다. 겉보기에는 온순해 보이지만 입안에 니퍼 같은 이빨이 있고 내장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는 특성이 딱 자신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엄마가 아버지의 모진 말 땍문에 청산가리를 먹고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것을 알았을 때, 아버지가 자신과 엄마를 배신한 것을 인터넷 뉴스로 접했을 때, 두현의 가슴에는 복어의 독보다 더 진하고 독한 독이 맺혔다. 두현이 그나마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언제든 뜨끈한 복국을 내어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회복은 더뎠지만 두 사람의 넉넉한 사랑 덕분에 두현은 소박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아슬아슬하게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두현의 곁을 지키며 어떠한 문제든 같이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준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두현이 준수를 따라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 집안의 빚을 갚고 동생들을 대학에 보낼 꺼라는 준수를 따라 기계공고에 입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기계공고는 두현에게 잘 맞았고, 그렇게 두현은 3학년이 된 것이다.


그런데 교실에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 강태가 다시 돌아오면서 평화롭던 자현기계공고에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두현과 준수가 복어와 기린이라면 강태는 악어였다. 자기보다 작고 만만한 상대라면 동족도 가리지 않고 사냥하는 포악한 악어말이다.


그리고 두현, 준수, 재경 그리고 강태의 담임이면서 아이들을 착실히 챙기는 정명진 선생님.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아이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그의 이야기는 하이텍기계과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우리의 마음도 일렁이게 만든다. 돈을 좇던 아버지를 통해 세상의 일면을 알게 된 두현, 녹록치 않은 가정형편으로 일찌감치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현실을 깨우친 준수, 현장 실습에 나가 사고를 다친 오빠를 둔 재경의 이야기는 돈, 학벌이 최고인 이 세상이 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잔인하고 가혹한지를 깨닫게 만든다. 이 아이들의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아마 책을 읽자 마자 두현의 일렁이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언젠가부터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으로' 쓰기 시작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두현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책을 읽고 인터부를 거듭할수록 우리 사회의 모순에 맞닿게 되었고, 잊혀가는 사건들을 생각하면 서글프고 화가 났다고 한다. 그 서글픔과 화는 이 책에 우리 사회가 가진 모순과 함께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그렇기에 더더욱 세상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 아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한 두현, 준수, 재경이라면 일렁이는 마음에 '투지'라는 이름을 붙여 힘차게 앞으로 걸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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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무 무지개 택배 3 - 수상한 주문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박현숙 지음, 백대승 그림 / 우리학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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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미만의 어린이가 신청한 택배는 무조건 배달해주는 무지개 택배 이야기를 담은 <무무무 무지개택배>의 마지막 이야기, 3권이다. 이번 책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배달한다고 하는 데 과연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이 책의 이야기는 한 아이기 무지개 택배의 입간판을 보고 찾아와 자신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고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배달한다니.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에게 수줍은 마음을 배달해 달라고 의뢰를 하는데 마음을 배송하는 게 처음인지라 왕 팀장도 약관을 찾아보고 몇 번이고 반복해 읽고 난뒤 아이의 의뢰를 받아들인다. 과연 아이의 마음은 무사히 잘 배달이 될까? 이야기의 시작부터 이야기에 완전 빠져들게 만든다.


마음을 배달하는 특별한 주문을 받은 무지개 택배의 배달원은 바로 유난히 키가 작고 자신감이 없는 만지다. 처음 배달을 나가는 만지에게 왕 팀장은 택배상자와 위기의 순간에 벗으면 남들에게 보이지 않게 되는 마법의 조끼, 아무리 큰 택배 상자도 담을 수 있는 요술 가방, 지도 앱이 깔려 있어 배달할 주소를 금세 찾을 수 있는 스마트폰 등을 챙겨준다.


바닷가 어느 마을에 도착한 만지는 무사히 택배상자를 배달하고 택배 수신자인 홍두리에게 전달할 내용을 귀에 대고 말한다. 그리고 돌아서 나오면서 택배 배달이 소문과는 달리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지가 배달 완료 버튼을 누르려는 바로 그 순간, 홍두리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홍두리는 택배를 받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 만지는 알지도 못하는 여자아이에게 마음을 고백한 이상한 애로 취급당해 경찰서에 불려가게 된다. 그리고 홍두리의 아빠에게 자신의 딸에게 치근덕거리지 말라며 멱살까지 잡히게 된다. 그 후 만지는 계속해서 이런 저런 상황들에 휩쓸리게 되면서 점점 위기에 몰리게 되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


그러던 중 만지는 30일의 마지막날에 가까스로 배달에 성공하고서 주인을 만나게 된 1권의 주인공인 깍지가 다시 그림자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자신의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된다. 깍지를 기다리면서 만지는 유혹에 빠져 그림자를 팔아 자신을 무지개 택배원으로 만들고 이렇게 곤경에 처하게 만든 주인이 원망스러웠지만 왕팀장의 말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마음이 착한 깍지는 동료 만지의 고생이 남일 같지 않아 만지를 도우려고 정보를 준다. 그 마을 아이들의 특징과 사연을 알려주며 택배 의뢰자가 누구인지 자신있게 말하지만, 깍지가 준 정보로 인해 일은 더 꼬이게 된다. 만지는 조끼와 가방에 이어 택배 상자까지 잃어버리고 만다. 겨우 찾은 택배 상자는 테이프가 뜨겨져 있고, 또 겨우 찾은 택배 의뢰자는 택배 배달을 없던 일로 해달라고까지 하는데.. 과연 만지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사히 배달에 성공하여 다시 무지개 택배로 돌아갈 수 있을까?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서는 초등학생 아이들 사이에서 조금씩 싹트는 이성을 좋아하는 마음을 소재로 삼고 있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나 좋은 표현이 아닌 놀리거나 괴롭히는 짖궂은 방식으로 관심을 표현했을 때 상대에게 개구쟁이 취급을 받거나 오히려 싫어하는 아이가 되는 상황이 일어나곤 한다. 이 책에선 이러한 상황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마져 거절이 두려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잘 포착하여 이 책은 재미나게 잘 담아내었기에 아마 많은 아이들이 공감하며 이야기 속에 빠져들 듯 싶다.


그리고 무지개 택배 직원을 아이들이 어떤 일로 인해 자기의 그림자를 누군가에게 팔아버리고 그 그림자는 무지개 택배 직원이 되어 무사히 배송을 완료해야지만 다시 주인에게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주는 판타지적인 재미는 이야기이 곳곳에 또다른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더 재밌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3권으로 무지개 택배 시리즈는 끝이 났다고 하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이야기를 담아 4권, 5권... 더 많은 이야기로 돌아오길 바라게 된다. <무무무 무지개 택배> 시리즈는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박현숙 작가를 이야기꾼이라 칭하며 박현숙 작가의 작품 속에 빠져들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게 만드는 굉장히 매력적인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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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무 무지개 택배 2 - 사라진 상자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박현숙 지음, 백대승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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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택배만 받아주는 무무무 무지개택배. 이번에는 잃어버린 택배도 배달해준다하여 더욱 눈길을 잡아끈다. 이 책은 무무무 무지개택배의 1권과 같은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표지 속 등장인물도 달라지고, 잃어버린 택배도 배달해준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며 1권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한 아이가 무료 택배!라는 입간판을 보고서 골목 안 깊숙이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이는 가로등 아래 놓인 무지갯빛 상자를 발견하고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갔다. 상자 뚜껑에는 큼직하게 붙여진 '잃어버린 택배를 찾아드려요!' 종이를 보고서 아이는 자신이 찾고 있는 물건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고 있는건지 신기해하며 상자에서 종이를 꺼내 자신의 사연을 꼼꼼하게 적었다. 그렇게 시작되는 무무무 무지개택배의 2권. 과연 이 아이는 누구이며, 아이가 간절히 찾는 물건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이어지는 무지개택배 회사이야기. 왕팀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그림자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그에 따른 몰려드는 그림자 배달원. 그간 배달원들을 살뜰이 챙겨온 왕 대장은 신설팀을 만들고 배달원의 고충을 줄여주기로 한다. 우선 늘어나는 택배 업무에 따라 새로운 2팀을 신설하는데, 2팀의 업무는 바로 잃어버린 택배를 찾아 배달하는 것이다. 또한 각 팀의 배달원들이 혹시라도 서로 다른 규칙으로 인해 갈등이 생길까 따로 지낼 수 있도록 기숙사도 분리한다. 게다가 사무실도 깔끔하게 고쳤다. 그리고 배달원들에게는 큰 택배도 거뜬히 담을 수 있는 마법 가방과 지도 앱이 깔린 배달원 전용 스마트폰을 추가로 제공한다. 1권의 주인공 깍지와 같이 길을 못 찾아 헤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큰 택배도 가방에 들어갈때는 크기를 줄여 쏙 들어가게 된다는 마법 가방과 배달원 전용 스마트폰은 왠지 그럴 듯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잃어버린 택배의 첫 배달을 맡게 된 이 책의 주인공인 순지. 친구 명지의 응원을 받으며 배달지까지 곧장 나간다. 배달을 재빠르게 마치고 배달 완료 사진을 보내고 나니 갑자기 몰아든 졸음에 순지는 계단에 누워 깜빡 잠이 들고야 만다. 얼마쯤 잤을까 잠에서 깬 순지는 아직도 인증 사진이 오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서 기다리다 못해 택배를 받으셨다는 인증 사진을 보내달라는 문자를 다시 보낸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택배를 받지 못했단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잃어버린 택배를 또 잃어버렸단 말인가? 과연 순지는 잃어버린 택배를 다시 찾아 무사히 택배를 배달시킬 수 있을까? 순지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추천해본다.



이 책에서 나오는 잃어버린 택배와 관련된 시구와 성호는 평소에 잘 어울리며 말썽 짓도 함께하던 친구 사이다. 하지만 윤성이 택배 분실 사건으로 인해 아는 사이보다 못한 관계가 되고야 만다. 친구라고 여겨 어울렸지만 어떤 갈등이 일어나자 서로의 탓을 해버리는 아이들. 딱 현실의 아이들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이들의 모습은 진짜 친구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가지거나 서로를 의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요즘의 아이들의 고민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친구간의 갈등은 배달원인 순지와 명지 사이에서도 일어나면서 이 책은 진짜 우정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윤성이의 운동화와 똑같은 운동화가 동시에 배달되어 섞여버리자, 각자의 것을 찾던 중 가짜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시구는 이에 대해 자신의 것이 진짜이고 다른 게 짝퉁이라고 말하는 데 실은 자신의 것이 가짜이면서 거짓말을 하여 가짜, 진짜의 논란이 발생시키고 이는 배달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게 된다. 그리고 성호가 자신이 생각하는 게 다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에게 소중한 물건이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장면은 찡한 감동을 준다. 우리는 다 그렇게 잘못을 하면서 성장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이 책을 아이들을 통해 다시금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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