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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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에는 그 물건의 사용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긴다. 그렇다보니 각각의 물건들에는 저마다 제각기 다른 사연이 있다. 이 책도 그렇다. 도심에서 떨어진 주택가 한 가운데 평범해 보이는 중고상점이 있다. 찾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구해주고, 출장 감정 서비스에 대량 매입까지하는 고객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하는 가게다. 개업한 지 2년 내내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이 중고상점을 운영하는 가사사기 점장과 히구라시 부점장에게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물건에 얽힌 사연을 해결하는 일이다.


누군가의 손때 묻은 물건들이 거래되는 이 곳에는 저마다 상처와 아픔을 지닌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가사사기와 히구라시는 가게를 찾아오는 낯선 손님들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 고군분투하는데, 누가 보면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따스한 위로로 다가온다. 당장의 눈앞의 이익보다는 타인의 아픔과 고민에 진심으로 귀기울이고 공감하며 사려깊은 마음을 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누군가 쓰던 물건을 거래하는 가사사기 중고 상점은 아픔과 상처, 고민을 가진 누군가에게 위로와 환대의 공간이 되어간다.

이 책의 이야기는 히구라시가 주지 스님에게 장롱을 바가지를 쓰며 매입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히구라시가 보기에는 장롱이 대형 쓰레기처럼 보이는데 주지 스님은 광고지의 "뭐든지 매입합니다."를 근거로 사가길 강요하였고, 어쩔 수 없이 협상 끝에 히구라시는 별 쓸모 없어 보이는 장롱을 칠백엔에 사서 혼자 낑낑대며 미니 트럭 짐칸에 실고서 가게로 오게 된다. 가게에 도착 후 혼자 짐칸에서 내린 장롱을 창고까지 옮기려 시도는 해봤으나 혼자서는 역시 무리였다. 결국 장롱을 도로에 내버려 둔체 가게로 들어오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대 출신에 낡은 물건도 금세 수리하고 새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새 상품에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서 오래된 물건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동업 제안을 받아 부점장으로 일하고는 있지만 장사 수완이 별로 없어 매번 손님들에게 바가지를 쓰곤 하는 히구라시. 그리고 사실 가게 운영에는 별 관심이 없고, 어던 사건에 휘말리기를 기대하며 엉뚱한 추리를 늘어 놓기 바쁜 점장 가사사기. 말 못한 사정으로 중고상점을 드나들며 이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어 이제는 가게의 어엿한 일원이 된 중학생 미나미. 바로 가사사기 중고상점을 지키는 세 명이자,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장롱을 가게 안으로 옮기는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앞에 나타난 수상한 한 소년. 소년은 며칠 전에 가게 안에 손수건을 떨어뜨렸고, 그 손수건을 찾으러 왔다는데 어제까지 추웠기에 가게 안에서 땀을 닦다가 손수건을 떨어뜨렸다는 말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 과연 이 소년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나미가 말하는 '청동상 방화 미수 사건'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전에 어딘가에서 소중히 간직되었을 물건들이 다시 중고상점으로 나오며 그 물건에 얽힌 사연들과 각자이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치유되어 가는 과정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려내고 있다.


맨 처음에 실린 봄에 벌어진 <까치로 만든 다리>의 주요 사건은 바로 나미가 이야기한 '청동상 방화 미수 사건'이다. 며칠 전 밤에 누군가가 가사사기 중고상점이 침입을 했고, 누군가 창고에 있는 청동상을 불태웠다. 과연 누가 왜 중고상점 창고에 있는 수많은 물건 중 청동상만을 불태웠던 것일까. 이후 손수건을 찾겠다며 가게를 찾아온 소년으로 인해 청동상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게 된다.


수상한 소년으로 인해 가사사기, 히구라시, 미나미는 다시 창고로 내려가 불에 탄 청동상을 꼼꼼히 살피게 된다. 그리고 새처럼 생긴 청동상의 배부분 딱 한가운데 언저리가 마치 배꼽처럼 파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누가 청동상을 불태우고 그러한 흔적을 남긴 것일까.


그리고 그제서야 생각나는 지난 주에 걸려온 한 남자의 전화. 그 남자는 새 모양으로 된 청동상을 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소년이 가고 나서 그 남자가 가게로 찾아온다. 그리고 그 남자는 상처가 난 청동상을 사가고, 히구라시는 그 남자를 미행한다. 과연 청동상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청동상에 대한 사연과 나머지 계절에 중고상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하면서도 따뜻한 에피소드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시길 추천한다.


책 속의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에 나오는 각자의 아픔을 가진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우리가 살면서 잊었던 소중한 가치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엄마를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소년과 자신이 쓸모와 능력치에 대해 고민이 많지만 그 누구에도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없었던 신입 목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없었던 여성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지만 하나같이 저마다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늘 사건에 대한 추리를 늘어놓는 가사사기. 히구라시는 가사시기 옆에서 그의 실수나 잘못된 추리를 하나씩 지적하기보다는 그의 추리가 진짜처럼 보이게 한느 증거를 꾸미거나 아무도 모르게 사건의 진상을 풀어낸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의 의도를 헤아리기도 하고, 일단 부탁받은 일이라면 손해를 보더라도 해내기도 한다. 그런 그와 가사사기, 미나미가 한 팀처럼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사건을 진실을 밝히는 일이 곧 아픔을 털어내고 다시 희망을 꿈꾸게 하는 일이 되며 이는 비록 적자를 내더라고 또 다시 중고상점을 운영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늘 적자에 허덕이지만 누군가에게 위로와 행복, 따스함을 선물하는 수상한 중고 상점은 그렇기에 '오늘도 정상 영업중'일 수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유쾌하고도 가볍지만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이 책은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당연하기에 잊었던 관계의 소중함, 순간의 동경으로 시작했지만 어떻게든 계속해온 일에 대한 열정 등 삶을 긍정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선물한다.

책 띠지에 적인 "비싸세 사서 싸게 팝니다. 아픈 마음까지도 매입합니다"를 토대로 오늘도 활발히 정상 영업중인 수상한 중고상점에서 지치고 힘든 오늘의 고민은 잠시 잊고 한 걸음 쉬어가며 마음의 위안을 받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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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마지막 질문 -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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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단 하나의 질문만 남기고 싶다."


사람에 삶을 살면서 마지막 남기고 싶은 질문은 과연 무엇일까. 띠지의 적힌 문구를 보며 과연 그 질문은 무엇이 될지가 궁금해졌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삶은 척박하고 고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삶의 가르침을 가르켜 주는 참 스승과 같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가 남긴 마지막 질문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다산 정약용이 오십이 되어 왜 다시 <논어>를 꺼내었는지, 그는 어떻게 <논어>를 새롭게 해석했을지도 궁금했다.

이 책은 조윤제 작가의 베스트셀러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다산이 생의 마지막에서 나란히 읽었던 두 책, 유교 경전 가운데 가장 심오한 <<심경>>의 <다산의 마지막 공부>, 가장 쉬운 <<소학>>의 <다산의 마지막 습관>에 이어 다산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정리한 <<논어고금주>>를 오늘날에 맞추어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문답을 엮은 경전으로, 연속된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기에 매락을 살피기가 쉽지 않아 글 자체만 봐서는 온전한 해석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사서삼경 가운데 특히 읽기 까다로우며 가장 많은 해석이 붙고, 가장 많은 이견이 갈리는 경전이다. 동시에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공자의 명언집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일상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기에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고 온고지신부터 과유불급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구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논어>가 동양 고전 가운데서도 한국인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까닭은 이처럼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렵다는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경전을 안내하는 이가 맥락을 잡아주면서 행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 또한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같은 주석이라도 누가 해석하는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논어>에 대한 다산의 독창적이면서도 주체적인 해석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휘리릭 한번 읽기에는 다산의 통찰력과 가르침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과 같기에 너무나 아쉽다. 이 책은 하루에 한 구절씩 필사를 하면서 읽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 논어의 구절을 적고 그에 대한 다산의 해석을 적어 나 자신에게도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며 읽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나또한 이 책을 하루에 한 구절씩 새기며 다시 읽고자 한다.

이 책은 <논어>에 제일 먼저 실린 구절 너무나 유명한 '학이'편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구성은 먼저 <논어>의 구절을 적고 이에 대한 다산의 해석을 적고 있는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말 친절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다산이 해석한 학이시습지에 대한 설명을 정말 오늘날의 관점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공부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그저 입시, 취업, 승진 등 무언가의 수단으로 하는 공부는 하는 자신에게도 바라보는 이에게도 괴로울 뿐이다. 하지만 다산이 말한 공부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하는 공부는 즐겁다. 무언가를 알아가는 즐거움, 그리고 내 삶에 바로 적용하는 노력들은 공부를 진정으로 즐겁게 만든다.


'학이'편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질문은 바로 "공부는 나에게 무엇인가?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 나만의 해답을 찾자면 나는 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40이 넘고 어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나는 여러 문제 앞에서 망설이며 고민한다. 그렇기에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고, 깨달아야 할 것들도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렇게 모자르고 부족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나는 과연 떳떳한가? 나는 항상 나에게 묻는다. 과연 나는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부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 깨어 있는 어른이고 싶기 때문이다. 38페이지 마지막 문장이 와닿는다. 공부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깨달아 갈때 진정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듯 하다.


일상에 담긴 위대함을 강조했던 다산은 <<논어>>를 평생 곁에 두고 삶의 지침으로 삶았다. 그가 <<목민심서>>나 <<마괴회통>>과 같은 책을 집필하며 이웃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 이유도, 말년에 <<소학>>이라는 유학의 첫 경전과 <<심경>>이라는 마지막 경전을 나란히 읽으며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고, 그러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말한 것도 이에 있다. 그는 '남은 나와 다르지 않다'는 <<논어>> 의 서를 자신의 삶 속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은 참 힘겨운 시기다. 코로나 19 이후 개개인의 삶만을 강조하다 보니 고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통과 공감의 부재는 누군가의 고통을 그저 뉴스거리 혹은 사회적인 이슈로만 바라보게 한다. 이렇게만 살아간다면 누구라도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이라면 남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며, 어른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다산이 마지막까지 붙잡은 '마지막 질문' 속에는 인간으로 제대로 살기 위한 우리를 위한 질문들과 답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나부터 이 책의 구절을 다시 되새기면 읽고 깨우쳐 내 삶 속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 것이다. 다산이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고 그의 영향력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진 것처럼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고 싶다. 다시금 나에게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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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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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중독, 커피중독, 게임중독 등등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중독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쓴다. 그런데 중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갑자기 중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던 찰나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약물, 술, 도박, SNS 등 중독의 문제에 있어 우리는 흔히 개개인의 의자 박약이나 타락한 도덕성을 원인이라 생각한다. 중독을 개인의 일탈로 여겼지 사회적 차원에서는 접근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중독에 대한 치료는 약물 처방, 심리 치료, 또는 도덕적 각성이나 상담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2021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지금까지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이 책 <도파민네이션>에서는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개인의 의지나 도덕성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쾌락과 고통을 지휘하는 신경물질인 도파민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중독성 물질, 자본주의, 디지털이 결합된 오늘날의 현실에서 중독은 더이상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받아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최신 뇌과학, 신경과학 연구와 저자 자신이 20년동안 만난 수 만 명의 임상사례를 통해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도파민의 법칙을 이해하고 고통과 화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세상은 무엇이든 넘쳐나는 시대이다. 그렇다 보니 그 누구도 중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과학자들은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보편적인 척도로서 도파민을 활용한다. 뇌의 보상 경로에 도파민이 많을수록 경험의 중독성은 더 커진다.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지난 한 세기 동안 신경과학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는 바로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쾌락과 고통은 양 끝에 놓인 추와 같다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뇌가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처리하는 지를 신경과학과 뇌과학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쾌락과 고통 사이에서 더 좋은, 더 건강한 균형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뿐만 아니라 저자의 환자들의 실 사례를 통해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파민의 법칙을 보다 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반세기 동안 신경과학은 두 가지 획긱적인 발견을 한다.

 먼저 쾌락과 고통의 지휘자인 도파민의 발견이다. 도파민은 인간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1975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스웨덴에서 아르비드 칼손과 영구의 캐슬린 몬터규. 두 명의 과학자는 도파민을 발견하였고, 칼손은 훗날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는다.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십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그리고 두번째 발견은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사실이다.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 편의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 우리의 뇌에 저울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중간에 지렛대 받침이 있는 저울이 될 것이다. 평소에는 수평을 이루지만 우리가 쾌락을 경험할 때, 도파민은 우리의 보상 경로에 분비되고 저울은 쾌락 쪽으로 기울어진다. 우리의 저울이 더 많이, 더 빨리 기울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쾌락을 느낀다.

 하지만 저울에 관한 중요한 속성이 하나 있다. 저울은 수평 상태, 즉 평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한쪽이나 다른 한쪽으로 오랫동안 기울어져 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울이 쾌락 쪽으로 기울어질 때마다, 저울을 다시 수평 상태로 돌리려는 강력한 자기 조정 매커니즘이 작동한다. 이러한 자기 조절 매커니즘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다. 그저 반사 작용처럼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 쾌락을 추구할수록 고통 또한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임계점이 넘으면 마약, 알코올, 포르노 등 어떤 강력한 자극을 주어도 뇌는 더이상 쾌락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기존의 약물 중심 치료법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미국은 이미 과도한 약물 처방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오늘날 의사들은 치료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기 위해 모든 고통을 없애려고만 한다. 그렇기에 고통은 어떤 형태로든 위험하고 여겨지고 있다. 아파서만이 아니라 회복 불가능한 신경 손상을 남겨서 완치를 해도 고통을 느끼도록 뇌를 자극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약물 처방은 중독의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이는 저자가 경험한 수많은 임상 사례를 통해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합법적인 처방이라는 가면 하에 벌어지는 미국의 약물 남용은 총기와 자동차 사고보다 더 많은 미국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수많은 죽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과 2017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새로 나타난 우울증 사례 수는 오히려 50퍼센트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부유한 국가일수록 더 심하다고 한다. 최근 G2로 떠오른 중국에서도 항우울제의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사례를 정말 솔직하게 이 책에 서술하고 있다. 본인이 겪은 로맨스 소설에 대한 중독과 우울증에 대한 약물을 복용하였을 때와 약물 복용을 중지하였을 때를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저자의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솔직한 경험은 꽤 인상적이며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의견을 동의하게 만드는 데 있어 큰 역할을 담당한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저자는 약물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지금의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틀릭 한 번으로도 중독의 대상을 너무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에서 약물 치료는 불법 약물 확산으로 이어지거나, 약물을 대체하는 새로운 중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약물에서 술로, 약물에서 음식으로 그 자극의 대상이 바뀌었을 뿐 중둑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과연 이에 대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중독자들의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중독에서 벗어날 방법을 가르쳐줄 사람은 전문가가 아니라 중독을 몸소 체험한 중독자들이라는 거다. 이 책은 중독의 희생양이 되었다가 빠져나온 환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뇌의 균형과 삶의 중심을 찾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추천해 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중독은 개인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중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된다. 저자는 중독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바로 고통과 직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뇌에서 과연 어떠한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의학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자신의 현재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DOPAMINE 7단계'와 공간, 시간, 의미를 제한하여 중독에서 벗어나는 3가지 자기 구속 전략은 꽤 유용할 듯 싶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의 고통 마주보기를 통하여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찾는 방법과 관계를 개산하는 있는 그대로 말하기 방법은 정말 좋은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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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알아보는 바이오 사이언스 - 25가지 생명과학 미래유망기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전승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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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바이오 사이언스'는 더이상 낯선 분야가 아니다. 이 책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환경, 의료, 식품 산업 속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25가지를 한 권에 소설의 형태를 빌어 담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생명과학 정책 연구진이 전문 과학자들에게 조사를 진행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위원들의 검증을 통해 선정하여 매년 한 차례씩 발표하고 있는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저자는 2019년부터 2년 동안 발표된 미래유망기술이 완전히 실용화된 2035년 ~ 2041년 사이의 미래 사회 모습을 21편의 옴니버스식 단편 소설과 일러스트를 통해 보다 쉽게 소개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몸으로 직접 체감하게 된 것은 바로 코로나19 이후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19가 장기화 되어가면서 건강, 의료, 의학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현재 가장 각광받는 분야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 책은 바이오 분야의 수많은 기술 중에서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선정 및 발표한 2019년, 2020년의 각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과 2021년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중 감염병 예방과 관련된 다섯 개의 기술만을 뽑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정리하여 소설 형식을 빌어 설명함으로써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과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과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바이오 기술을 그냥 설명하고 있는 게 아니라 2년 동안 발표된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이 완전히 실용화된 2035년 ~2040년의 미래사회에서는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화될까를 고민하고 그 내용을 짤막한 단편 소설 형식을 빌어 보다 쉽게 설명하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생활, 배경에 대한 설명, 인물 간의 갈등 등 상황을 통해 더 생생하게 생명과학에 대한 설명을 담아 누구라도 쉽고 재밌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생명과학에 스토리를 더함으로써 누구라도 이야기에 몰입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쉽게 생명과학에 대한 이해를 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은 총 21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맨 마지막 '과학이 결국 승리한다'편을 제외하고는 각 이야기 당 하나의 기술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기술의 개념부터 시작하여 여러 활용 방안과 실제 우리 생활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모습인지까지 여러 각도로 설명하고 있다.

2019년 10대 바이오 유망기술로 선정된 'DNA기록기술'이 바로 이 책의 첫번째 이야기로 나온다. DNA기록기술이란 생명체의 유전자기록 코드인 DNA에 인공적인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이 책의 첫 이야기는 주인공 강현과 권하선의 커플의 1000일 기념일에 시작된다. 1000일 기념일에도 바쁜 하선을 두고 홀로 퇴근하는 현의 퇴근길 상황은 2035년 바로 DNA기록기술이 완전히 상용화되었을 때의 모습이다. 물론 이 책만 읽고 기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도로의 모든 차들이 주고받는 데이터를 저장할 정도면 어마어마한 저장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DNA기록기술이 그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에 저자는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이렇게 이 책의 21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는 누구라도 이러한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쉽고 재밌게 최신 생명과학 기술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편인 '과학이 결국 승리한다'는 2041년, 더이상 감염병으로부터 위험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하여 전세계는 협력하여 국제적인 방역시스템을 완성시켰다. '세이프 콘택트'한 세상의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하루 빨리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날이 다가오기를 더 간절히 바라게 된다.


21편의 옴니버스식 단편 소설 자체를 보다 보면 내용의 흐름이 조금은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저자가 이 책을 쓰는 데 있어 줄거리의 개연성보다는 미래의 모습과 기술을 소개하는 데에 더 중점을 두고 글의 흐름을 거기에 맞춰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저자의 기획의도를 알아챈다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25가지 바이오 유망 기술을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 정리하고 알기 쉬운 해설을 통해 미래 사회의 모습과 생명과학에 대한 상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기에 과학 공부를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특히 유익할 듯 싶다. 오늘날의 세상은 과학을 모르면 생활 자체가 불편한 세상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더 발전하게 될 것이며 과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은 필수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공부는 상식과도 같다. 하여, 필수적인 과학 공부를 보다 쉽게 이끌어 주는 이 책과 같은 책들이 보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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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공주와 마법 거울
나타샤 패런트 지음, 리디아 코리 그림, 김지은 옮김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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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공주이야기를 들었고, 읽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공주이야기와는 참 많이 다른 여덟명의 공주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들었던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공주 이야기, '잠자는 숲속의 공주'나 '신데렐라', '백설공주' 와 같은 공주 이야기에는 일종의 공식들이 있다. 먼저 너무나 착한 여자, 공주가 주인공이다. 공주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어쩌다 위기에 처하게 되고, 이 때 위기를 해결해 줄 왕자 혹은 부와 권력을 지닌 남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왕자 혹은 부와 권력을 지닌 남자는 공주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공주와 그녀를 구해준 남자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괴롭히던, 혹은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던 악의 무리들을 죄값을 달게 받게 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인 공주들은 자신들을 구원해 줄 왕자를 기다리거나 혹은 주변인들의 구박이나 괴롭힘을 꿋꿋하게 감내할 뿐이다.


하지만 이 책 속의 공주 이야기는 옛날의 공주 이야기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 책에서는 '휼륭한 공주란 무엇인지'알아 오라는 마법사의 지시를 받은 마법 거울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여행을 하며 기존의 공주들과는 너무나 다른 여덟명의 공주들을 만나다. 그렇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만나는 다양한 공주들의 이야기. 아마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우리에게 굳어져 있던 공주의 이미지를 깨게 되는 쾌감을 얻게 될 듯 싶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우리는 아홉 번째의 전혀 새로운 공주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옛날 먼 옛날, 머나먼 곳에 홀로 떨어져 잇는 나라의 왕과 왕비가 딸을 낳은 것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마법사를 불러 아기의 대모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마법사는 흔쾌히 승낙하며, 아기가 훌륭한 공주로 자라나게 돕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 잘 준비를 하던 마법사는 '훌륭한 공주'가 과연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리하여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찾아가 묻는다. "거울아, 거울아, 훌륭한 공주가 되려면 어덯게 해야해?"라고 말이다. 과연 거울은 어떤 대답을 할까?

마법사는 세상에 많고 많은 공주들을 연구하여 '훌륭한 공주'는 과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조그마한 거울로 만들어 버리고, 그렇게 마법 거울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덟 명의 공주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등장하는 엘로이즈 공주는 병에 걸린 동생 에멀린을 낫게 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간다. 온갖 무예 실력을 자랑하며 에멀린 공주에게 구혼을 하던 기사들은 의사가 에멀린을 더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든 닭처럼 굴었다. 엘로이즈는 기사들에게 에멀린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기사들 중 한 명이 깊고 어두운 숲속에 살고 있는 마녀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아무도 엘로이즈 공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엘로이즈는 혼자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그녀는 마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녀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여 동생의 병을 낫게 하고, 동생을 낫게 하는 일에는 무관심하던 기사들이 성안에 마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리를 피우는 기사들로부터도 마녀를 지켜낸다.

마법사는 세상에 많고 많은 공주들을 연구하여 '훌륭한 공주'는 과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조그마한 거울로 만들어 버리고, 그렇게 마법 거울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덟 명의 공주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등장하는 엘로이즈 공주는 병에 걸린 동생 에멀린을 낫게 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간다. 온갖 무예 실력을 자랑하며 에멀린 공주에게 구혼을 하던 기사들은 의사가 에멀린을 더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든 닭처럼 굴었다. 엘로이즈는 기사들에게 에멀린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기사들 중 한 명이 깊고 어두운 숲속에 살고 있는 마녀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아무도 엘로이즈 공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엘로이즈는 혼자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그녀는 마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녀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여 동생의 병을 낫게 하고, 동생을 낫게 하는 일에는 무관심하던 기사들이 성안에 마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리를 피우는 기사들로부터도 마녀를 지켜낸다.

마법사는 세상에 많고 많은 공주들을 연구하여 '훌륭한 공주'는 과연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마법사는 마법 거울을 조그마한 거울로 만들어 버리고, 그렇게 마법 거울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덟 명의 공주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등장하는 엘로이즈 공주는 병에 걸린 동생 에멀린을 낫게 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간다. 온갖 무예 실력을 자랑하며 에멀린 공주에게 구혼을 하던 기사들은 의사가 에멀린을 더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든 닭처럼 굴었다. 엘로이즈는 기사들에게 에멀린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기사들 중 한 명이 깊고 어두운 숲속에 살고 있는 마녀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아무도 엘로이즈 공주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엘로이즈는 혼자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그녀는 마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녀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여 동생의 병을 낫게 하고, 동생을 낫게 하는 일에는 무관심하던 기사들이 성안에 마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리를 피우는 기사들로부터도 마녀를 지켜낸다.

그리고 엘로이즈는 이제 깨닫는다. 자신이 비록 작고, 여느 공주와는 다르지만 지혜와 용기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여느 공주이야기와는 너무나 달리 엘로이즈는 열심히 공부하여 사람들의 병을 고치는 휼륭한 치료사가 된다.


이렇게 이 책의 공주들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던 공주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두번째 공주 레일라는 장난꾸러기의 대명사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이 여행이 된다면 주변 사람들이 한시로 지루해하지 않겠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세번째 공주 아베요미는 자신의 외모에서부터 생활 태도까지 모든 것을 고쳐놓으려는 엄격한 새엄마를 맞이하지만, 새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하지는 않는다. 네번째 엘렌 공주는 동경하던 새로운 세상을 향한 항해를 하기 위해 직접 배를 몰고 떠나며, 다섯번째 티카 공주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 어른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일곱번째 시얼사 공주는 이야기를 통해 자기 자신이 누군지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직접 일자를 읻고 돈을 벌어 궁전 밖에서도 진정한 공주가 된다. 그리고 마지막 공주는 왕족도, 귀족도, 촌장의 딸도 아니다. 이름이 '공주'인 공주는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세상과 사람들을 움직인다.


나머지 일곱 개의 이야기 속에서 제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공주들을 이 책을 통해 꼭 만나 보시길 추천해본다. 이 책 속 여덟 명의 공주들은 대담하고 지혜롭고 용기가 넘치고 궁금한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 끝까지 파고들며 자기 자신의 고민 앞여 정직하다. 이 공주들은 운명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서 스스로 자신을 구출하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작은 생명 하나도 소중히 여긴다. 이 외에도 그녀들은 제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정말 멋진 공주들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아마 여덟명의 공주들의 매력에 모두가 폭 빠지게 될 듯 싶다.

옛날 먼 옛날의 공주 이야기로 시작된 이야기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오늘을 살아가는 이름이 공주인 이야기로 끝이 난다. 여덟번째 공주가 사는 시기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다. 하지만 이 책의 공주 이야기는 마무리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아홉 번째 공주, 바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여덟 가지 이야기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주 이야기가 아마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서 펼쳐지게 되지 않을까. 아홉번째, 열번째, ... 그렇게 지속되는 새로운 공주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이 책을 덮어본다. 옴니버스식의 재밌는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공주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자기만의 삶을 개척하여 더 멋진 공주로 거듭나길 바래본다. 그렇게 새로운 공주들이 바로 우리 곁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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