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질문 - 나를 깨닫는다는 것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단 하나의 질문만 남기고 싶다."


사람에 삶을 살면서 마지막 남기고 싶은 질문은 과연 무엇일까. 띠지의 적힌 문구를 보며 과연 그 질문은 무엇이 될지가 궁금해졌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삶은 척박하고 고되었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삶의 가르침을 가르켜 주는 참 스승과 같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가 남긴 마지막 질문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다산 정약용이 오십이 되어 왜 다시 <논어>를 꺼내었는지, 그는 어떻게 <논어>를 새롭게 해석했을지도 궁금했다.

이 책은 조윤제 작가의 베스트셀러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다산이 생의 마지막에서 나란히 읽었던 두 책, 유교 경전 가운데 가장 심오한 <<심경>>의 <다산의 마지막 공부>, 가장 쉬운 <<소학>>의 <다산의 마지막 습관>에 이어 다산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정리한 <<논어고금주>>를 오늘날에 맞추어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문답을 엮은 경전으로, 연속된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기에 매락을 살피기가 쉽지 않아 글 자체만 봐서는 온전한 해석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사서삼경 가운데 특히 읽기 까다로우며 가장 많은 해석이 붙고, 가장 많은 이견이 갈리는 경전이다. 동시에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공자의 명언집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일상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기에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고 온고지신부터 과유불급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구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논어>가 동양 고전 가운데서도 한국인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까닭은 이처럼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렵다는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경전을 안내하는 이가 맥락을 잡아주면서 행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 또한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같은 주석이라도 누가 해석하는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논어>에 대한 다산의 독창적이면서도 주체적인 해석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휘리릭 한번 읽기에는 다산의 통찰력과 가르침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과 같기에 너무나 아쉽다. 이 책은 하루에 한 구절씩 필사를 하면서 읽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다. 논어의 구절을 적고 그에 대한 다산의 해석을 적어 나 자신에게도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며 읽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나또한 이 책을 하루에 한 구절씩 새기며 다시 읽고자 한다.

이 책은 <논어>에 제일 먼저 실린 구절 너무나 유명한 '학이'편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구성은 먼저 <논어>의 구절을 적고 이에 대한 다산의 해석을 적고 있는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말 친절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다산이 해석한 학이시습지에 대한 설명을 정말 오늘날의 관점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공부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그저 입시, 취업, 승진 등 무언가의 수단으로 하는 공부는 하는 자신에게도 바라보는 이에게도 괴로울 뿐이다. 하지만 다산이 말한 공부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하는 공부는 즐겁다. 무언가를 알아가는 즐거움, 그리고 내 삶에 바로 적용하는 노력들은 공부를 진정으로 즐겁게 만든다.


'학이'편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질문은 바로 "공부는 나에게 무엇인가?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 나만의 해답을 찾자면 나는 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40이 넘고 어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나는 여러 문제 앞에서 망설이며 고민한다. 그렇기에 내가 알아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고, 깨달아야 할 것들도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렇게 모자르고 부족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나는 과연 떳떳한가? 나는 항상 나에게 묻는다. 과연 나는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부를 계속 이어갈 것이다. 깨어 있는 어른이고 싶기 때문이다. 38페이지 마지막 문장이 와닿는다. 공부를 통해 나를 알아가고 깨달아 갈때 진정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듯 하다.


일상에 담긴 위대함을 강조했던 다산은 <<논어>>를 평생 곁에 두고 삶의 지침으로 삶았다. 그가 <<목민심서>>나 <<마괴회통>>과 같은 책을 집필하며 이웃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 이유도, 말년에 <<소학>>이라는 유학의 첫 경전과 <<심경>>이라는 마지막 경전을 나란히 읽으며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고, 그러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말한 것도 이에 있다. 그는 '남은 나와 다르지 않다'는 <<논어>> 의 서를 자신의 삶 속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은 참 힘겨운 시기다. 코로나 19 이후 개개인의 삶만을 강조하다 보니 고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통과 공감의 부재는 누군가의 고통을 그저 뉴스거리 혹은 사회적인 이슈로만 바라보게 한다. 이렇게만 살아간다면 누구라도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이라면 남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며, 어른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다산이 마지막까지 붙잡은 '마지막 질문' 속에는 인간으로 제대로 살기 위한 우리를 위한 질문들과 답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나부터 이 책의 구절을 다시 되새기면 읽고 깨우쳐 내 삶 속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 것이다. 다산이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고 그의 영향력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진 것처럼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고 싶다. 다시금 나에게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묻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