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홍나리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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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어도 뭉클해지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을 담아 만들어낸 책으로, 주인공 아이와 장애인 아빠와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일깨워주며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 책의 이야기는 주인공 나가 아빠를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빠는 어렸을 때부터 걷지를 못해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그리고 아빠는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아빠는 나에게 자전거를 같이 못 타서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말한다. 왜냐면 나는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아빠랑 함께 앉아 공원에서 예쁜 꽃을 보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겨울에 같이 스케이트를 못 타서 미안한 아빠에게 나는 또 괜찮다고 말을 한다. 왜냐면 나는 스케이트보다 아빠와 함께 얼음 낚시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책은 아빠가 자신의 장애 때문에 딸에게 해 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딸은 그런 아빠에게 전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며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자신이 훨씬 더 좋아하고 있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아빠의 장애로 못하는 것보다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더 좋아서 괜찮다는 딸의 이야기가 울컥하게 만들며 감동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웃는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보며 "아빠는 늘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매일매일 아빠와 함께여서 정말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주인공 나의 모습은 가족간의 사랑이 가져다주는 찡한 감동을 선사하며 온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 책에 나오는 아빠는 걷지 못해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의 그림 속 아빠에겐 휠체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주인공 나에게 있어 아빠의 휠체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오롯이 아빠의 존재만이 중요하고, 아빠는 비록 나에게 해주지 못한 것들을 미안해 하지만 딸은 지금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로 인해 행복하고 즐거우며 재미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의 색연필 그림은 그 따뜻한 사랑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듯 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 보니 늘 아이들에게 해주지 못한 것들로 인해 미안해하였던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 때마다 아이들은 괜찮다고 지금 엄마와 함께 하는 것들이 훨씬 더 재미있고 좋다고 말하며 나를 안심시켜주곤 했었는데, 이 책의 딸의 모습은 딱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라서 더욱 공감하게 되는 듯 하다. 어쩌면 아이들이 우리 어른보다 보다 더 넓은 마음과 깊은 사랑을 가지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아본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5월,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따스하고 행복한 추억을 다시금 떠올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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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 밖에서 월급보다 많이 법니다 - 경제적 자유를 찾은 42인의 N잡 프로젝트
방준식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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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N잡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N잡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N잡은 어떻게 해야 가능한 것일까? 이 책은 은퇴를 준비하는 직장인, 자금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 경력 단절 주부, 가난한 유학생 등등 어찌보면 무언가 부족한 42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브랜들를 만들고 작은 성공을 이루어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루어낸 부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경제적 자유를 찾은 작고 확실한 42가지의 방법을 읽다보면 그 속에서 N잡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될 듯 싶다.


이 책의 시작은 저자가 4년간 억척스럽게 모은 전 재산으로 구입한 마포구 연남동의 빌라에 에이비앤비를 하려다 실패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혼자 사는 집에 세 개의 침대만이 덩그러니 남는 실패를 맛본 저자는 그래도 큰 손해를 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고, 그 때부터 옆자리의 동료나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돈을 벌었고 자산을 증식했는지 묻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2023년부터 'N잡의 시대' 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이때껏 수십명의 N잡러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인기 시리즈가 된 <N잡의 시대>를 통해 만난 수많은 N잡러 들 중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42명의 인터뷰를 재구성하여 이 책에 담았다. 요즘 뜨고 있는 N잡 직종부터, 레드 오션 속에서도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비법과 구체적으로 나에게 맞는 플랫폼과 직업을 찾는 방법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42명의 N잡러들의 이야기 중 인상 깊은 한 명의 사례를 통해 이 책의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24년차 방송 작가인 그는 지상파와 종편에서 주로 음악 예능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방송작가는 프리랜서이다 보니 일과 생활이 불규칙적이었고, 3년전 코로나로 인해 대면으로 예능 촬영이 불가능해지자 순식간에 그의 일을 뚝 끊어지고 야 만다. 그렇게 부업의 필요성을 절감하다 무인점포 빨래방 사장님이 된 그의 이야기.


그는 무인점포 빨래방이었지만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사람들과 소통이라고 말한다. 주변 점포 사장님들과도 얼굴을 익히려고 했던 그의 노력은 주변 점포 사장님들이 그의 빨래방의 손님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꽉 차 있는 빨래방의 쓰레기통을 그를 대신해 비워주게도 하는 등 도움을 주고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무인 점포지만 매일 점포로 출근하여 고객들을 만나 세탁기와 건조기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불편한 점을 개선해 나가고 한쪽 벽면에 포스트잇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은 그가 3년 만에 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끔 했던 것이다. 일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사람들과의 소통이 무인점포 빨래방의 성공 비법이 되겠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사연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소개된 직종에 대한 알짜 정보도 부록으로 함께 제공하고 있는데, 무인점포 빨래방 이야기 뒤에는 '무인점포 운영의 현실'을 수록하여 무인 점포에 대한 이해와 장담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렇게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N잡을 찾고 그 안에서 어떻게 성공을 이루어 내었는지를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스타트업, 무인점포, 단기 임대, 공간 대여, 웹소설작가, 블로그, 소셜링, 스마트 스토어 등등 너무나 다양한 직종에 각자 N잡을 시작하게 된 사연은 다르지만 업에 대한 본질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겪은 불편이나 관심사에서 시작하고 초기에는 수익화보다는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노하우를 쌓아 수익을 확장한다. 그리고 그 업에서 내 가능성이 증명딘다면 사업으로 확장하고, 나의 노하우를 파는 것으로 추가 수익구조를 만든다. 이러한 과정의 이야기를 각 챕터별로 5챕터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N잡을 찾고 어떻게 이를 업으로 삼고 성공에 이르게 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특히 이 책에 담긴 42명의 N잡러들은 10대 고등학생부터 , 전업주부, 사회초년생, 젊은 직장인 혹은 유학생 등등 우리 주변에는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다양한 생가과 삶의 방식과 이야기들은 아마 이 책을 읽는 그 누구라도 N잡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줄 듯 싶다. 그리고 이 책에 너무나 상세히 담긴 42명의 노하우, 예를 들어 책을 출간하는 법, 제주에서 카페 매물을 보는 법, 블로그 콘텐츠를 수익화 하는 방법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곳곳에 부록으로 수록하여 많은 이들에게 N잡러가 되는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누구라도 '회사 밖에서 월급보다 많이 벌' 수 있는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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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성의 만화 한국사 1 전근대편 - 역사의 흐름이 한눈에 읽히는 최태성의 만화 한국사 1
최태성 지음, 김연큐 그림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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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최태성'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책이다. 재미있는 만화 형식으로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한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역사의 흐름대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뒤죽박죽 섞여 있던 한국사의 흐름을 보다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고 할까. 그리고 이 책은 초중고의 교과서에 수록된 필수 개념들을 수록하고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학습 만화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인 듯 싶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시험 점수를 잘 맞기 위해, 좋은 성적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단순 암기로만 그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최태성 선생님은 늘 한국사 수업 전에는 우리가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를 정말 자세히 설명하시곤 하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자세히 말씀하시고 있다. 역사는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적당히 공부하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해야 하며 단순 사실을 이해하며 공부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역사는 사람들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임을 잊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만을 공부하고 암기한다면 시험에서 100점은 맞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암기한 사실들은 금방 잊혀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태성 선생님은 이 책을 통해 두 가지 키워드로 사람들을 만나보길 추천하고 있다. 1권 전근데에서는 '소통'으로, 2권 근현대에서는 '꿈'이라는 키워드로 역사 속 사람들을 만나 공부하며 소통함으로써 과거의 사실들, 과거의 사람들과 지금의 나를 연결시키면서 고민해 볼 수 있기를 추천하고 있다.


현장에서 마치 생생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듯한 강의 형식의 이 책의 진행은 우리로 하여금 한국사의 기나긴 여정을 함께 하게 하며 현재의 나를 뒤돌아보게 만든다.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신분제 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 않고, 타국의 식민지가 되어 살고 있지 않다. 그리고 독재와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누리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시간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들의 꿈이 현실이 되어 녹아 있다는 것을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우리는 깨닫게 되고, 우리가 은연 중에 받고 있는 역사의 선물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지를 고민해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새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역사에 무임승차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선생님의 조언을 보다 많은 이들이 가슴이 새기길 바래본다.


그리고 이 책은 각 시대별 특징을 정말 간략하면서도 재미나게 쏙쏙 기억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는데 제일 먼저 수록된 구석기 시대의 뗀석기 4종을 홈쇼핑 화면을 통해 정리하고 표현하여 웃음을 유발한다. 이렇게 재미난 설명으로 습득하게 된 지식은 단순 암기보다 이해가 잘 될뿐만 아니라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듯 싶다.

그리고 알쏭달쏭 헷갈리는 것들은 '보너스 퀴즈'를 통해 확실하게 정리하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헷갈리는, 예를 들어, "구석기 시대의 농사기구는 무엇일까요?"에 대한 답은 "구석기 시대에는 수렵과 채집만 했으니 농기구가 없습니다."라는 것처럼 재미있지만 확실하게 한국사를 정리해볼 수 있다. 그리고 청동기 시대의 농기구는 청동기가 아니라 돌로 만들었다는 것, 철기 시대의 농기구는 철로 만들었다는 것도 보너스 퀴즈를 통해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각 시대별 문화에 대하여 알아 볼 때는 만화지만 최대한 사진과 비슷하게 문화재를 그려내어 한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재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다. 만화를 통해 재미난 설명과 현재 모습에 가까운 그림은 문화재에 대해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헷갈리기 쉬운 사실도 제대로 집고 넘어가게 한다.


이렇게 최태성 선생님과 함께 한국사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대별로 차근 차근 정리하면서 읽다 보면 어느새 한국사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근대 전체의 흐름 역시 한번에 정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만화 형식이다 보니 단순히 글로 읽는 것보다 더 쉽게 풀어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며 최태성 선생님의 목소리를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더욱 좋다. 한국사에 대한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 한국사를 공부해야 하는 데 도무지 이해도 암기도 되지 않는 사람, 한국사의 흐름을 한번에 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한국사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 모두에게 이 책은 완전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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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 마! 왕재미 1 - 지구 온난화는 진짜야? 가짜야?
다영 지음, 유영근 그림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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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재미있을 듯한 책이다. 이 책은 현직 초등 학교 선생님이자 EBS 교재 집필진인 '달콤 짭짤 코파츄' 시리즈의 다영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해결해야만 하는 가장 큰 과제인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하여 우주 경찰 왕재미가 지구 온난화를 둘러싼 각종 가짜 뉴스를 타파해 나가는 이야기를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내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매일 쏟아지는 방대한 정보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능력을 아이들이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 제일 큰 매력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탐구력, 그래프를 바르게 해석하는 도해력, 통계 자료 속 숨은 정보를 찾아내는 추론력, 인과 관계가 타당한 지를 살피는 논리적 사고력, 정보의 진위를 따지는 비판적 사고력을 재미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내듯 담아 이 책을 읽으며 왕재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듯 거짓 정보에 더이상 현혹되지 않을 수 있는 법을 터득하게 될 듯 싶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이 책 속 배경이 되고 있는 이야기와 등장인물이 나온 신문을 배치하여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동시에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의 이야기는 어느 날 우주 경찰 총장 왕재미가 거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지구에 불시착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지구에서 마주하게 된 개구리를 따라가다 어느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된 왕재미는 악당 개구라에게 속아 초능력이 담긴 우주 반지를 넘기고야 만다.


우주 반지 수리계약서인 줄 알고 서명했던 문서가 '우주 반지 임대 계약서'였고, 왕재미는 이제 조그맣고 초라한 개미로 변하고야 만다. 과연 왕재미는 개구라에게 넘어간 우주 반지를 무사히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우주 반지를 손에 넣은 개구라는 어떤 악행을 펼칠까?


그리고 부록으로 수록된 '개구라의 사기특강' 재미있는 제목으로 계약서를 바로 읽는 방법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계약서에 쓰여진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로 풀어 다시 설명하고 개구라가 어떻게 왕재미를 속였는지를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이야기하여 계약서나 중요한 문서를 읽을 때 어떤 부분을 놓치지 않고 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면서 글을 읽어내는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이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만든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보잘 것 없는 개미로 변하게 된 왕재미는 어찌 어찌하여 라이어 시티 경찰서의 청소부로 취직하게 되고, 왕재미는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우주 반지를 손에 넣고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개구라에 대항하여 지구 동물들을 돕고 개구라를 무찌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경찰서의 청소부가 된 왕재미가 마주하게 된 북극횡령 사건. 뉴스에서는 북극곰이 구호 기금을 빼돌리기 위해 북극곰의 개체수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고 하는데 과연 이 뉴스는 진짜일까? 왕재미는 이 뉴스를 하나하나 파헤쳐가며 이 뉴스가 결국에는 사진부터 모든 것들이 조작된 가짜 뉴스라는 것을 밝혀내고 있는데 과연 누가 왜 이런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뜨리는 것이며 이를 통해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왕재미는 가짜 뉴스와 사기 범죄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지구 주민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서 각종 가짜 뉴스와 뜬소문의 근원을 추적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동물들을 하나씩 물리치기 시작한다. '북극곰의 개체 수가 늘고 있으니 지구 온난화는 거짓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할수록 곡식이 많이 자란다', '파리 기후 협정 때문에 우리 사회의 발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와 같은 주장은 실제로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일부 사람들이 진지하게 설파하는 내용이기도 하여 이 책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너무나 황당한데 어떻게 보면 그럴싸해 보이는 말들을 왜 과학적으로 검토해야 하는지, 결국에는 이 주장들이 왜 거짓인지를 밝혀내는 왕재미의 이야기를 통해 과학이 앞선 법칙과 원리를 뒤집거나 보안하며 발전하는 과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비판적 사고력과 과학적 탐구력은 덤으로 늘어갈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배경이 되고 있는 라이어 시티는 몸집이 큰 동물들이 우대 받고, 조그마한 곤충들은 하찮게 여겨지는 사회로 곤충들 역시 자신들이 무언가를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다. 하지만 왕재미는 동료인 짱센풍뎅이와 예반디를 독려하여 그들이 왕재미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며 그들 역시 여느 경찰 못지 않은 용감한 존재라고 독려한다. "우주에 수많은 별이 있다고 해도 우리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오직 우리뿐이에요. 우리가 뭉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라는 왕재미의 말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오며 이태껏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꿈꾸는 일을 짱센풍뎅이와 예반디는 이제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속지마! 왕재미>의 첫번째 이야기라 이 책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고 앞으로 계속됨을 시사하며 책을 끝내고 있는데, 앞으로 왕재미 앞에는 또 어떤 사건들이 펼쳐지게 될까? 그리고 짱센풍뎅이와 예반디는 또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까?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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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루프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박서련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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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집이라 하여 읽게 된 책이다. 총 7편의 단편이 실린 이 책에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박서련 작가의 매력을 뽐낸다. 현실에 근거하여 소설 본연의 재미와 감동을 보여주는 1부에서 상상의 공간에서 전개되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이야기들이 담긴 2부, 저자가 고등학생 시절 지었던 소설을 담은 3부까지 제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작품들이 실려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각 부마다 들어 있는 작가의 말을 통해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박서련 작가의 진솔한 창작 후기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 제일 처음 실린 <솔직한 마음>의 첫 문장으로 학교에서 주인공 나가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지내고 있는 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솔직한 마음>은 왕따이지만 친구를 사귀고 싶은 아이돌 소녀의 고군분투기를 담고 있다. 인기가 아주 많아 썩 잘나가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이돌 그룹의 막내로 사랑을 받아왔던 주인공 나는 어느 날 멤버를 따돌렸다는 루머로 인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된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초대된, 주인공 나의 반 단톡방인 줄 알아 들어갔던 채팅방에서 온갖 험한 말을 다 듣는다.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나는 고소하고 싶었지만 이 마져도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어떻게든 왕따에서 벗어나 친구를 만들고 싶었던 나는 원래 왕따였던 '원따'와 친해지기로 마음 먹고 고군분투 하지만 채팅방에 자신을 초대한 주범이 바로 원따임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 미안해하는 원따와 친구가 되려 하지만 자신이 이내 원따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려 한 것은 아니었음을 깨달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야기 속 나의 심정을 너무나 생생하게 담아내어서 일까.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나의 심정에 공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원따와 친구가 되려는 하지만 실은 원따를 이용하려 하였음을 깨닫는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오죽하면 이 정도까지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솔직해서 더 생생하게 더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고향 철원을 떠나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을 담았다는 <안녕, 장수극장>은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인상깊고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폐업을 앞둔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나가 중간고사를 끝나고 집으로 가 극장의 매표소를 지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멍하니 매표소를 지키는 나를 찾아온 학생회장은 나의 아버지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하였다. 인터뷰 영상을 학교 축제 때 상영하겠다는 제안에 아버지는 "왜?"라는 질문과 함께 안방에서 캠코더와 삼각대를 꺼내 밤새 정성껏 촬영을 하고 영상을 보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축제 날, 나는 마을 사람들이 극장에 얽힌 각자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서 비록 촬영도, 편집도 엉망, 그것도 모자라 억지스러운 내레이션까지 있는 총체적으로 웃기지도 않은 영상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리고 나의 오른편에 아버지 영상을 보고선 역시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그리고 이 엉성한 영상을 영화라 부르며 극장의 마지막 상영장으로 틀자고 말한다. 아버지가 말한 "이 영화를 우리 극장에서 틀자."라는 마지막 말이 가슴에 파고들었다. '장수극장 마지막 상영작의 주인공은 장수극장이 되어야했다.'라는 문장은 아버지의 마지막 말과 함께 감동을 가져다 준다. 작은 시골의 폐업을 앞둔 극장이지만 나의 가족뿐만 아니라 온 마을 사람들의 추억이 얽혀 있는 그곳. 이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아마 오래오래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지 않을까.


이 책에는 앞서 내가 언급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SF요소를 가미하여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저자가 청소년기에 쓴 작품들까지. 아주 다양하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읽다보면 박서련이라는 작가의 한계는 없는 걸까라는 생각과 함께 과연 다음이야기는 또 어떨련지 기대를 하게 된다. 박서련 작가의 매력을 엿볼 수 있으면서 청소년기의 아이들이라면 좋아할만한 이야기가 가득한 이 책, 완전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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