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라 ㅣ 초록달팽이 동시집 20
최명란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월
평점 :
<보라> 제목부터 보라색으로 이중의 의미를 보여준다.
노란 우비를 입고 보라색 물웅덩이를 폴짝폴짝 뛰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을 보라. 보라를 좋아하는 저 아이의 설레는 두 볼을 보라^^
보라는 색깔을 의미하기도 하고 ‘보다’의 의미를 말하기도 하는데
주인공 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친구 보라이자 작가가 쓴 동시의 제목 ‘보라’ 를 보며, 문득 몇년 전 유행하던 방탄소년단(BTS)의 ‘보라해’가 떠오른다 ^^
이 동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달팽이처럼 깜찍하고 친구를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을 보며 <티나의 종이집>처럼 심장이 쿵쿵쿵 설레며 나도 모르게 주인공의 마음에 감정 이입하게 된다.
1부에서 맘에 들었던 동시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뭐든 연관성 있게 만드는 <관계있는 것끼리>, 제목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이제 괜찮아>, 설레는 아이의 마음을 잘 표현한 <보라>, <내 마음처럼>, 키다리 나무처럼 키가 크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담긴 <키다리 나무 아래서>가 눈에 들어왔다.
2부에서는 아기 개구리가 우는 이유가 설득력 있는 <밤이라서>, 아이의 마음이 엿보이는 <개미야>, <좋아하니까>, <자다가 깨서>, <있다 없다>를 보며 사랑에 빠진 주인공의 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물구나무서서 걷는다는 발상이 재미있는 <닭>, 동백나무 아래 모여 콩벌레를 관찰하는 아이들이 모습이 그려지는 <콩벌레>를 감상하며 몇년 전 돌봄 친구들과 바깥놀이를 하던 어느 날 나무 밑에 삼삼오오 모여 콩 벌레를 구경하며 행복해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3부에서는 절로 웃게 만드는 <엉뚱한 기도>, <학원 길>을 보며 내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서 안쓰럽기도 하고, <기도 대신 전화>를 보며 동생의 말에 깔깔 웃어보기도 했다.
4부에 <주근깨>는 하얀 쌀밥에 빨간 쌀을 보고 주근깨를 연상시키다니 작가의 위트가 느껴지며 <이 뽑는 날>을 따라 읽으며 조금은 장난스러운 작가의 동시에서 해 맑은 어린 아이가 보인다.
5부의 <바람아 고마워>, <야호~>, <폭설 반대> 등 동시를 통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과 함께 좋아하는 친구를 기다리는 아이의 설레는 마음을 간접경험 하며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어본다.
시인은 동심의 싹을 틔우는 씨앗 동시를 쓰고 싶다고 시인의 말에서 전하고 있듯이 그녀의 동시집을 읽는 내내 순수한 아이가 되어 웃기도 하고 가슴 설레며 행복했다. 언젠가 나도 이런 상큼 발랄한 동시를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어떤 이야기들이 쏟아질지 궁금해지는 동시집.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