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건조기 초록달팽이 동시집 46
전지영 지음, 김선정 그림 / 초록달팽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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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이름 다섯〉, 〈비상구〉.
사랑스러운 다섯 살 아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귀여운 명령〉.

시인의 마음이 담긴 <마음 건조기>처럼 마음까지 뽀송하게 말려줄
마음 건조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얄미운 종이〉를 읽노라면,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전해져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집니다. 〈눈사람 나라 뉴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듣는 아이처럼
재밌고, 〈금붕어 꽃〉을 보니 우리 집 베란다에도 금붕어 꽃 한 송이 피어오르면 좋겠다는 마음이 피어납니다.

〈다행이야〉에 등장하는 집 없는 떠돌이 고양이에게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는 장면은 잊히지 않습니다. 햇살의 온기로 고양이를 어루만지는 시인의 마음 또한 이렇게 따뜻했구나 싶습니다. 〈강아지와 나〉, 〈더위에게〉 의 동시 속 화자의 이야기는 나의 어린 날과 겹쳐져 깊이 공감하게 합니다.

〈까만 쉼표〉에서 ‘지구를 쉬게 해주는 까만 쉼표’라는 표현은 참으로 아름답고, 〈맛집〉은 우리가 무심코 건네는 먹이가 동물들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주는지 일깨워 줍니다. 〈바나나 잠〉을 읽다가는 곤히 잠든 아이와 남편의 모습이 똑 닮아 미소 짓던 일이 떠오릅니다. 시인의 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사계절의 숨결이 손끝에 닿는 듯합니다.

시인의 말처럼, 축축하게 마음이 늘어진 날이 오면 마음까지 뽀송뽀송하게 해주는 마음 건조기 버튼을 살며시 누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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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디카동시 반짝! 초록달팽이 동시집 43
박인 지음 / 초록달팽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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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여는 〈환영〉의 할미꽃 두 송이는 숲속의 안내자처럼 살며시 인사를 건네는 듯해 마음이 따뜻해졌다. 봉오리를 다문 하얀 목련을 아이스크림이라 부른 〈아이스크림〉은 봄의 달콤한 온기를 한 입에 녹여주는 듯한 발상이었다.

화초가 노랗게 물들어 가는 아침을 보며 바나나를 떠올린 〈배고픈 오전〉은, 일상의 작은 변화를 시로 빚어내는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을 보여주어 미소를 짓게 했다.

나무 기둥 사이로 초록초록 솟아난 새싹을 단추로 표현한 〈특별한 단추〉와, 초록잎 무성한 나무들의 모습을 털이개로 연상시킨 〈초록 털이개〉를 보다 보면, 바람과 어우러진 초록 생명의 장난기가 전해져 마음까지 가벼워진다.

〈소문난 팝콘〉을 읽으며 우도 바다 돌멩이를 직접 보러 가고 싶어졌다. 맑은 날 하늘을 우러르면 구름이 뭐라고 속삭이는지 궁금해지곤 하는데, 〈무슨 소원을 말할까?〉를 마주하니 나도 모르게 지니에게 소원을 빌고 싶어진다.

〈원피스를 만든다고요?〉를 보니 어릴 적 집 앞에 심어 풍성했던 맨드라미가 문득 떠오른다. 예전에는 길가에서 흔히 보던 꽃이었는데 요즘은 만나기 힘들어 더욱 애틋하다. 활짝 핀 맨드라미를 레이스로 묘사한 시인의 눈빛은 참으로 섬세하고 다정하다.

〈백설기〉와 〈나무 코끼리〉 역시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사소한 것들이 시 속에서 숨결을 얻어 살아 움직이는 기분이 든다.

〈함께 하는 세상〉과 〈겨울 꽃〉은 마음을 포근하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 독자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안내하는 “디카동시 잘 쓰는 법”도 마음에 들어, 당장 카메라를 들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시인의 말처럼 사진은 추억으로 남듯이, 디카 동시로 남기는 추억은 더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것 같다. 올여름, 내가 찍은 한 장의 사진 위에 짧은 동시 한 줄을 얹어 나만의 작은 동시집을 만들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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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프라이버시가 있다 초록달팽이 동시집 44
윤현자 지음, 김순영 옮김 / 초록달팽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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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시와 시조를 써 온 시인의 동시는 정겹고 구수하면서도 아이처럼 순수하고, 귀엽고, 발랄하다. 그래서일까, 한 편 한 편을 읽다 보면 마음이 스르르 풀어지며 어느새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이 동시집은 4부로 나뉘어 있는데, 특히 1부에 실린 「숨구멍」을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내 아이의 하루가 떠오른다. 방과 후 학원을 오가며 바쁘게 이어지는 시간들, 그 사이에서 숨을 고르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얼마나 지치고 고단할지 짐작이 되어 마음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문득 내 아이에게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숨구멍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2부의 냉장고 소리를 아빠의 코골이로 바꾸어 놓은 「코골이 냉장고」는 소소한 웃음을 건네고, 달팽이를 의인화하여 존중을 이야기하는 「프라이버시」는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정답」에서는 고3 아이의 마음이 잔잔히 전해지고, 「212-1=211」의 엉뚱한 발상은 웃음을 자아낸다. 「미역」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부분 역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있는 유머가 돋보인다.

3부에 「편식」, 「양면테이프」, 「독차지」, 「보물 1호」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해 자연스레 공감하게 된다.

4부에 실린 「성묘」를 읽으며 나를 유독 예뻐해 주셨던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오구, 우리 강아지.” 그 한마디에 담겨 있던 따뜻함이 다시 살아나듯, 가슴 한편이 뭉클해진다. 「주름이 웃는다」, 「비싼 거」를 읽을 때는 친정엄마의 마음이 겹쳐진다. 값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이 뒤늦게 마음 깊이 스며든다.

동시를 읽는 동안 함께 웃고, 때로는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위로를 건네고,
신선한 상상력을 자극해 감동을 전하고 싶다는 시인의 말이 오래 남는다.

「나에게도 프라이버시가 있다」는 마치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린다. 아이뿐 아니라 나 역시 지켜지고 싶은 마음을 품고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동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결에 따라 깊이가 달라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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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나에게 엄지 척 초록달팽이 동시집 42
고영미 지음, 이영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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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나에게 엄지 척 」이라는 책 제목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동시집은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들에게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너는 존재만으로도 아름답다고 읽는 이에게 조용한 응원을 건넨다.

시인의 말은 그 자체로 다정한 위로가 된다. 이 동시집을 “나 자신을 칭찬하는 연습장”이라 부르며, “시를 읽는 동안 스스로 마음에 엄지 척해 보세요. 그 순간, 나는 이미 빛나는 존재니까요. 빛나는 너에게, 오늘도 잘하고 있는 나에게 엄지 척!”이라고 건네는 문장은 읽는 이의 마음을 포근하고 말랑하게 만든다.

목차를 보면 이 동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의 소제목은 마치 시인이 나에게 직접 건네는 격려처럼 느껴져 읽기 전부터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1부에서는 <수양벚꽃>을 읽으며 황인찬 시인의 「내가 예쁘다고?」의 한 장면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지고, <미루나무>에서는 어린 시절 불렀던 동요가 귓가에 맴돈다.

<조약돌>은 마음을 살랑살랑 간지럽히고, <벼꽃>을 읽는 동안에는 김동성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꽃밥』이 자연스레 떠올랐고, <계수나무>에서는 김선남 작가의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와 맞닿아 있는 따뜻한 울림이 느껴졌다.

2부의 <나에게>는 내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동시였다. <숨길>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가끔은>은 마치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처럼 잔잔한 위로를 준다.

3부의 <내일은 반짝이겠지>를 읊조리다 보면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뭉클해지고, <아빠 마중>은 그림과 시가 잘 어우러져 읽는 순간 나 역시 시속의 아이가 되어 아빠를 응원하게 된다.

4부의 《열쇠》를 읽는 순간에는 아이스크림 한 통에 환하게 웃던 내 아이들의 미소가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긴긴밤》의 문 밖에 서 있는 아이를 마주할 때는 그 마음이 너무나 잘 느껴져, 가만히 아이의 손을 잡고 오래도록 품에 안아 주고 싶어졌다.

이 동시집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다정한 응원을 전한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독자는 어느새 스스로에게 격려와 함께 엄지 척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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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산타는 온다 초록달팽이 동시집 40
서금복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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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산타는 온다>는 제목만 봐도 마음이 설렙니다. 여름에 찾아오는 산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마음에 얼른 시를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시인이 왜 산타가 여름에도 온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입가에 피식 웃음이 번집니다.

이어지는 <1학년의 짝사랑>과 <비밀이야>에서는 짝꿍을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이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집니다. 자신을 ‘동시 산타’라고 표현한 시인의 따뜻한 유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합니다.

<밀고 당기기>, <텔레파시>, <진짜 좋아하면> 속에는 때 묻지 않은 동심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어르신>을 읽을 때는 절로 기분 좋은 웃음이 지어지기도 합니다. 시계바늘을 의인화한 <시간>이나 <물방울들을 위하여> 같은 작품에서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반면 <함박눈>을 읽을 때는 연탄재가 들어간 눈덩이에 맞아 엉엉 우는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선해져 마음이 내내 안쓰러웠습니다.

이 동시집은 수필가이자 동시인, 시인으로 활동중인 서금복 시인의 여섯번째 동시집이기도 합니다. 시인의 말 중에 ‘자연과 물질문명, 사랑과 미움, 의지와 게으름이 어우러져 있는 동시의 숲을 어른과 어린이가 거닐며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길 바란다’ 는 부분이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동심을 잃지 않고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애쓰는 시인의 진심어린 시선과 유쾌하고 다정한 유머가 시어에 가득하여 읽는 내내 울고 웃으며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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