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산타는 온다 초록달팽이 동시집 40
서금복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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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산타는 온다>는 제목만 봐도 마음이 설렙니다. 여름에 찾아오는 산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마음에 얼른 시를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시인이 왜 산타가 여름에도 온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입가에 피식 웃음이 번집니다.

이어지는 <1학년의 짝사랑>과 <비밀이야>에서는 짝꿍을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이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집니다. 자신을 ‘동시 산타’라고 표현한 시인의 따뜻한 유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합니다.

<밀고 당기기>, <텔레파시>, <진짜 좋아하면> 속에는 때 묻지 않은 동심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어르신>을 읽을 때는 절로 기분 좋은 웃음이 지어지기도 합니다. 시계바늘을 의인화한 <시간>이나 <물방울들을 위하여> 같은 작품에서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반면 <함박눈>을 읽을 때는 연탄재가 들어간 눈덩이에 맞아 엉엉 우는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선해져 마음이 내내 안쓰러웠습니다.

이 동시집은 수필가이자 동시인, 시인으로 활동중인 서금복 시인의 여섯번째 동시집이기도 합니다. 시인의 말 중에 ‘자연과 물질문명, 사랑과 미움, 의지와 게으름이 어우러져 있는 동시의 숲을 어른과 어린이가 거닐며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길 바란다’ 는 부분이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동심을 잃지 않고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애쓰는 시인의 진심어린 시선과 유쾌하고 다정한 유머가 시어에 가득하여 읽는 내내 울고 웃으며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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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 씨의 눈부신 날들
박산향 지음 / 다시서는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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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달팽이 출판사로부터 박산향 시인의 시집 「채봉 씨의 눈부신 날들」 을 서평 도서로 선물받았습니다.

핑크빛 표지 위 나뭇잎들이 나비처럼 보여,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이 설렜는데 박산향 시인의 말을 읽으며 자연스레 부모님이 떠올라 마음이 울컥해졌습니다.

첫 장에 실린 어머님의 사진과 함께한 <엄마는 유치원생>을 읽으며 ‘햇살처럼 미소 짓는 일곱 살’이라는 표현에서 미소를 짓다가, 마지막 연에서는 끝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이어지는 <꽃밭에서>, <복사꽃과 엄마>에서도 시인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게 됩니다.
책표지의 그림이 나뭇잎인지 나비인지 궁금했는데,
<빈손>에 등장하는 낡을대로 낡아서 형태를 알수 없는 나뭇잎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희가 행복하다면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괜찮아.”
이 구절에서는 친정엄마의 얼굴이 아른거리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어쩌면 시인은 저 작은 나뭇잎 하나로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이렇게 깊이 담아낼 수 있을까요.

<가을 소식>은 마치 우리 엄마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웃음이 나기도 하고, <단풍 손도장>에서는 칭찬 도장을 받은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시인의 어머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초판 인쇄일이 5월 8일이라는 사실도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이 시집에는 어머니를 향한 시인의 애틋함과 그리움, 그리고 절제된 사랑의 미묘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읽는 이의 마음까지 깊이 흔듭니다.

책을 덮으며 자연스럽게 연로하신 친정 부모님과 시어머님이 생각나 마음속으로 조용히 고백하게 됩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아버지 어머니.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또한 그림책 「눈 깜짝할 사이」의 장면들이 겹쳐지며,
어머님의 삶을 기록하고 시로 남긴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일인지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어버이날에 이 시집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신 초록달팽이 출판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시인님의 어머님께서도 이 시처럼 따뜻한 기억들 속에서 늘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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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반듯 네모 동시
김경구 지음, 박인 그림 / 초록달팽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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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달팽이에서 보내주신 서평 도서를 받았습니다.
여름을 겨냥한 듯한 시원한 수박이 그려진 표지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김경구 시인의 이름을 보는 순간,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분처럼 반가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이 동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의 첫 동시 「붉은 네모」를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여름이면 아이들을 위해 수박을 깍둑썰기해 냉장고에 넣어두면 금세 비어버리던 통처럼, 소소한 일상을 시인은 그 모습을 ‘깍두기’에 빗대어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요즘처럼 장미가 한창인 계절, 「선 넘기」를 읽으며 울타리 너머로 고개를 내민 장미꽃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타일」, 「놀란 글자」, 「끝까지 보기」 등 1부의 동시들은 유쾌하고 환한 웃음을 건네며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풀어줍니다.

2부의 「각설탕」에서는 시인의 엉뚱하면서도 다정한 상상력이 느껴지며, 읽다 보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3부의 「기차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함께 기차 놀이를 하듯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며, 아이들과 놀이처럼 즐거운 글쓰기를 해보고 싶은 기대도 들게 합니다. 「양은 도시락」에서는 급식이 없던 시절, 도시락을 열던 순간의 따뜻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필통」 속 친구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듯 학용품을 의인화하여 엄마의 따뜻한 품처럼 포근하게 표현한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4부의 「할머니가 하늘나라 가시고」에서는 할머니를 향한 시인의 애틋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데, 「쉿! 토끼에게 알리면 안 돼」를 읽을 때는 마치 동시 속 아이가 되어 비밀을 나누는 것처럼 잔잔한 웃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이 동시집은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작은 장면들
을 따뜻하게 비추며, 읽는 이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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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
김숙.김보나.김미영 지음, 굳세나 캘리그래피 / 북뱅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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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로하는 그림책」 은 책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아직 펼쳐보지도 않았는데도 괜찮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에세이는 그림책 테라피스트이자 작가, 출판사 대표, 그리고 책방지기로 살아가는 세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그림책을 만나고, 그 안에서 자신을 투영해 온 시간들이 차분히 펼쳐진다.

「행복은 아주 작은 것들로부터」 를 읽으며,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의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조용히 되돌아보게 되었다. 사소해서 놓치기 쉬웠던 장면들이 마음에 오래 머물며, 나의 하루를 따뜻하게 비추는 시간이었다.

이어 「밤을 산책하는 개」를 통해서는 반려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말없이 걷는 밤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잔잔하게 스며들었고, 리투아니아 그림책만의 낯설고도 서정적인 분위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같은 그림책을 읽어도 누군가는 다정한 위로에 마음을 기대고, 누군가는 깊이있는 질문을 품고, 다른 누군가는 잊고 있던 기억을 깨운다. 그렇게 서로 다른 결로
스며드는 순간들 속에서 그림책은 저마다의 이야기로 다시 살아난다.

김숙 작가가 위로받았다는 「행복을 파는 가게 Life 」 가 궁금해 책을 집어 들었다. 읽다 보니 한라경 작가의 「오늘 상회」 와 어딘가 닮아 있으면서도, 결이 다른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머물렀다. 특히 챕터마다 담긴 ‘마음 마주하기’는 책을 덮고도 다시 돌아가 그 장면을 천천히 되짚게 만든다. 그림책 한 권이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곰과 수레」 를 읽으며 누군가는 아이를, 누군가는 부모를 떠올린다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나를 떠올리며 지금의 나와 마주하고 있었다.
‘공수레 공수거’라는 말이 머릿속을 스치며, 그동안 꽉 쥐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생각에 잠기며 되묻게 된다.
“ 나에게 수레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무엇을 끌고 가고 있는 걸까.”
에세이를 읽는 동안 어떤 문장은 깊이 공감되어 마음에 스며들고 어떤 문장은 낯설게 머물며 나를 잠시 머뭇거리게 한다.

평소 SNS에서 눈여겨보던 굳세나 작가의 캘리그라피를 책 속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다정하게 쓰인 문장들을 천천히 필사하다 보니,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다만, 소개된 그림책들이 흑백으로 인쇄되어 본래의 생생한 색감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실물 그림책의 진짜 빛깔이 더욱 궁금해졌고, 원화가 지닌 온기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는 설레는 기대를 품게 한다.

세 작가의 이야기는 멈춰 있던 나의 글쓰기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담담한 힘이 되어주었다. 이 책은 그림책을 처음 접하는 성인 독자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이미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마음을 환기하는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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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어리연꽃이 피어나는 시간 초록달팽이 동시집 39
전병호 지음, 채승연 그림 / 초록달팽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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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어리연꽃이 궁금해 검색창에 띄워보니 우리나라의 연못과 늪에서 자라는 다년생 수초로 얕고 고인 물 위에 수줍게 피는 꽃이라 했다. 경기도와 경남, 전북 등지에서 자란다지만 가까이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꽃이다.

이 드문 꽃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시집, 전병호 시인의 《노랑어리연꽃이 피어나는 시간》 은 마치 아이의 마음속에서 천천히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을 닮았다.

이 동시집은 5부로 이루어져 있으나, 첫 장을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시가 이야기가 되어 마음속에 잔잔히 흘러든다.
아이의 하루와 계절, 그리고 성장의 시간이 시인의 따뜻한 눈길 속에서 이어진다.

책표지의 그림이 담긴 「여자 남자」는 읽는 이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그 유쾌한 장난기 속에서 시인은 순수한 아이의 마음과 솔직함을 담아내고 있다.

채승연 작가의 그림은 시의 정서를 한결 더 깊고 맛깔나게 표현해낸다. 시와 그림이 서로의 여운이 되어, 어린이 독자에게도 어른 독자에게도 마음의 문을 다정히 열어준다.

「엄마만 없다」, 「왜 그러니, 응?」, 「마트에서 만난 선생님」 같은 시를 읽다 보면 엄마와 함께 있고 싶은 첫째 아이의 마음이 마치 내 아이처럼 느껴져 코끝이 시려온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따뜻한 웃음이 번진다. 특히, 「도둑 가족」의 “내 마음을 훔쳤어요”라는 구절에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문득 사이다 작가의 그림책 《심장 도둑》이 떠오르며, 사랑의 도둑질이 이렇게 다정할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또 「꽃잎반 전호연」을 읽을 때는 첫째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 반 이름이라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문득 그 아이가 시인의 손주일까 하는 생각이 스며든다. 시 속에는 할아버지의 따스한 손주 사랑이 잔잔히 묻어난다.

「포대기 할머니」에서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지난 세대의 따뜻한 품이 아련히 그려지며, 그 오래된 정과 그리움이 포대기 속 포근한 온기로 피어오른다.

시인은 노랑어리연꽃을 통해 조용히 속삭인다.
꽃이 피기까지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피어나기 전의 시간 또한 아름답다고.

한 권의 동시집을 다 읽고 나면, 작은 연못 위에 피어난
노랑어리연꽃 한 송이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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