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은 몇해 전에 반 출판사의 신간 그림책으로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함께’라는 단어는 어휘만으로도 우리에게 용기와 힘을 줍니다. 책장을 넘기면 할아버지께 쓴 루크 아담 호커 작가의 헌사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책표지의 노인과 강아지는 어떤 사이일까요? 함께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관계.한때 가족과 함께 해돋이와 일몰을 보러 먼 길을 달려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 태어나고 양육하는 동안 몇년은 해돋이는 생각도 못했는데 아름다운 자연의 경이로움을 함께 바라보는 사이라면 분명 돈독하고 끈끈한 사이일 것입니다. ’인생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계 같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모든 순간 순간 할아버지는 강아지와 함께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폭풍우로 온 세상을 뒤덮은 검은 그림자 속에서 사람들은 일상을 잃고 자신마저 잃어버린 채 공허하고 피폐한 삶을 살아갑니다.폭풍우가 몰려와 아무 것도 할수 없는 좌절과 힘듦을 보며 코로나19로 세상과 단절되고 서로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까지도 황폐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루크 아담 호커 작가의 펜 드로잉이 압도적으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펜만으로 폭풍우가 가져온 후폭풍을 실감하고 적랄하게 묘사하고 등장인물의 감정과 심각한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작은 일에 감사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손길이 있었기에 우리가 외로움과 고독에서 벗어날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험난한 시련이 몰려와도 함께 마음을 나누며 소통할 때 전혀 두렵지 않고 새로운 세상과 나와 너를 만나게 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거대한 먹구름은 너와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수도 있고 내면의 아픔, 어두움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루크 아담 호커 작가는 폭풍이 먹구름을 몰고 올지라도 태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음을 기억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작은 일에 감사하며 살아갈 때 마음의 평화와 기쁨이 일어나 우리는 진정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전하는 듯 합니다. 수백년동안 폭풍을 견디며 우뚝한 나무의 시간처럼 우리도 시련을 견디고 이겨내면 우리의 내면도 단단해질수 있다고 위로합니다. 우리를 강하게 하는 힘은 ‘함께’ 연대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요?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지만 이 그림책을 읽다보며 마음까지 단단하게 하는 위력이 있습니다.“시련은 더 나은 나를 찾는 기회였습니다. 작은 선물을 크게 받을 줄 아는 손이 되었습니다.기다림의 열매를 보는 눈이 되었습니다.시간이 가져다 준 생각의 씨앗을 심고,싹틔우고 가꾸고 기다리며또 다른 시간을 기다렸습니다.기다림에 답하듯, 반가운 소식도 날아왔습니다. ”- 본문 중에서 다시 삶을 되돌아보며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을 생각하며 일상의 소중함과 연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그림책 선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