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시집에는 아이의 투명한 마음과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고요하게 스며 있다.<성의 없는 독후감>과 <반가사유상>에서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아이의 생각이 오히려 더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꾸밈없이 드러나는 마음이 읽는 이에게 조용히 닿는다.<귀뚜라미>를 읽으며 가을을 사랑하는 작은 생명의 마음이 잔잔하게 전해지고, 그 생명에 숨을 불어넣는 시인의 다정한 시선이 함께 번져온다.<누구일까요?>는 수수께끼처럼 궁금증을 자아내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에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맨발>에서는 남편의 발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단수>는 일상의 평범한 순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어쩌면>은 나의 마음과 겹쳐지며 조용한 공감을 건네고, <연기의 무게>는 아이의 생각처럼 가볍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괴산 할매체>를 마주하면 엄마의 정겨운 글씨체가 떠올라 마음이 포근해진다. <다시 쓰는 여우와 두루미>는 익숙한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풀어내며,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귀신 없애는 법>은 두려움마저 상상으로 감싸 안는 아이의 용기를 보여주는 동시로, 상상력과 재치가 어우러진다.그리고 <오늘은 내가 참는다>는 낙우송처럼 묵묵히 서 있는 마음을 담아낸 시로 읽는 이의 마음까지 잔잔하고 따뜻하게 적셔 준다. 이 동시집은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울림으로 마음을 다독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