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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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말하는 대로, 쓰는 대로 성장하는 데일리 루틴

10분의 기적, 요즘 어른의 말과 문장을 깨우는 '말글' 필사 노트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언어는 기술보다 태도에 가깝다.'라고 했다. 가끔씩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 때면 그 순간을 지워버리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되풀이되는 말실수를 줄일 수는 없는지 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선택한 필사집인데 쉽게 변화를 꾀하긴 힘들겠지만 이 필사집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길 희망해 본다.

최근에 친구랑 통화하면서 친구가 지금 연기대상한다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그딴 거 안 본다고 답했다. 통화를 끊고 나서 생각해 보니 친구를 무시한 것 같은 뉘앙스의 대화가 아니었나 싶어 만나면 사과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내가 그런 프로를 안 본다는 뜻을 전해야 했었는데 말투와 대화에서 경솔함이 묻어났음을 뒤늦게 인지하며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서 저자의 '언어는 기술보다 태도에 가깝다.'라는 글에서 따끔함이 느껴졌다.


말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말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이 역시나 알면서도 가끔씩은 통제가 안 된다. 책 속 철학자, 사상가, 작가 들의 문장을 읽고 따라 쓰면서 태도 개선을 꾀해 본다.

내가 생각하는 필사집의 조건은 필사하기 편한 책 펼쳐짐과 종이의 두께에 있다. 필사집인데 필사하기에 불편하다면 그 목적에 다소 부적합하다. 종이가 너무 얇아도 불편한데 비침이 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필사집으로 완벽했다.

"경청은 사랑의 시작이다."라고 '장 바이에'가 말했다. 하지만 가끔씩 과도하게 자기 말만 하는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경청이 쉽지 않다. 그래서 서로서로의 수준이 맞아야 친구로 오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상대방이 겪은 아픔과 기쁨을 함께 견디어주겠다는 침묵 속의 동행이 바로 경청이라고 알려준다. 나 또한 힘들고 속상한 일을 수다로 풀어 놓을 때, 다정히 들어만 주고 있어도 큰 위안이 되는 걸 느낀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

하루 10분의 필사를 통해 말과 글의 지성을 나날이 쌓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과 함께라면 하루하루 성장하는 본인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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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 티처의 111 라틴어 필사집 - 10대의 빛나는 순간을 써 내려가다.
산초 티처 조경호 지음 / Orbita(오르비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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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의 숨결에서 비로소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언젠가 식탁에서 첫째랑 대화를 하는데 말하길, 의학용어가 라틴어인 이유는 라틴어가 사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그동안 책을 아무 생각 없이 읽었구나 싶어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또한, 이런 걸 보면 응용력이 낮다는 게 드러난다.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

총 111편의 라틴어 문장으로 구성된 도서이다. 저자는 '고대 문장을 천천히 음미하며 써 내려갈 때, 우리는 비로소 느림의 미학을 되찾는다.'라고 말한다. 평소 마주하기 쉽지 않은 오래된 언어인 라틴어가 조금은 이질적으로 다가왔지만 그만큼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 컸다. 저자의 조언대로 천천히 필사를 하며 입으로 읊으며 라틴어 문장에 담긴 뜻을 의미해 본다.

- ... 이 책은 '학습의 도구'이자 '사색의 벗'이며, 무엇보다 고대와 현재, 그리고 나 자신을 연결하는 조용한 통로입니다. 111개의 문장을 따라 쓰는 느림 속에서, 여러분의 언어 감각과 깊은 사유의 바다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서문 중에서

처음 마주한 라틴어 문장은 '시작이 반이다'이다. 새해에 걸맞은 문구란 생각이 들었고 매년 별다른 각오를 다지는 건 아니지만 굳이 올해 목표를 정하자면 등록한 운동을 빠지지 말자 정도이다. 그리고 갱년기 비만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다이어트 또한 하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배고픔 참는 게 너무 힘든데 이겨낼 수 있는 힘과 노력이 절실한 요즘이다. 그래서 이와 연결되는 또 다른 라틴어 문장이 가슴을 울렸다. 바로 '저녁 식사 후에는 서 있거나 천 보를 걸어라'라는 문구이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행동이기에 더 의미가 있는 문장이다. 오늘도 저녁을 먹고는 너무 피곤해서 잠시 침대 속으로 들어가 체온을 높이며 쉬고 싶었지만 이 라틴어 문장을 상기하며 설거지와 집안 청소를 이어갔다.

'네가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면, 듣고, 보고, 그리고 입 다물어라.'- 이 라틴어 문장 또한 귀 기울이며 가슴에 새겨본다. 직장에서나 모임에서나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실천이 잘되지 않아 고민이다.

111가지 인생 주제를 전하는 라틴어 문장을 오롯이 집중하며 천천히 필사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여러 번 반복해서 필사하며 삶의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라틴어의 숨결과 지혜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추운 겨울날 느림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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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인생 수업
알베르 카뮈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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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저서로는 이방인, 시지프 신화, 페스트 정도 읽어봤다. 시지프 신화는 거의 생각이 안 나고 이방인과 페스트는 드문드문 기억이 난다. 세상엔 고전이 무수히 많고 그 명성에 혹해서 읽기에 도전했지만 나의 수준 미달로 그 가치를 느낀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책 말미에 있는 해석을 읽고 이해를 하곤 한다.

이 책은 카뮈 철학의 논리적 발전 단계인 '부조리 인식 -> 실존적 자유 쟁취 -> 고독과 반항 -> 연대와 사랑'라는 6단계의 서사 구조를 뼈대로 삼아 구성해 놓았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카뮈 철학의 11가지 핵심 열쇠' 부조리, 실존, 반항, 명료, 순수, 충실, 양의 삶, 대지, 연대, 한계, 호소 없이에 대해 설명한다. 이렇게 하나씩 간단 명료하게 짚어 주니 처음부터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들어갈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카뮈의 대표 서적은 물론 에세이집 여름과 전락, 칼리굴라, 정의의 사람들 등 그의 주요 문학 및 철학 저술에서 핵심적인 단상들을 발췌해 카뮈 사유의 전체 윤곽을 입체적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더불어 그저 아름다운 문장 모음집이 아닌 가장 깊이 있는 철학적 분석과 가장 정교한 편집 기획이 결합된 결과물임을 자부하는 만큼 내용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부조리'란 단어를 떠올리면 나는 '이치에 맞지 않다.'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카뮈 철학에서 부조리는 단순히 '모순'이 아닌, '세계의 무의미함과 인간의 의미 갈망 사이의 불화'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시지프 신화 속 주인공 시지프는 모든 부조리를 짊어진 인간의 초상이다. 1장에서는 '삶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한다'라는 주제로 카뮈의 철학을 만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삶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 카뮈는 '왜'라는 형이상학적 호소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는 곧 우리의 삶과 행동의 근본을 이룬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는 이 질문에 침묵할 뿐이며 이유를 찾으려는 인간의 간절한 호소와, 그에 아무런 응답이 없는 세계의 침묵이 맞닥뜨릴 때, 비로소 '부조리'가 태어났다고 한다. 카뮈 철학의 '부조리'를 명쾌히 잘 설명하고 있어 모호함이 완전히 사라졌다.

'부조리한 세계를 사랑하는 법'이란 부제에 충실한 내용으로 가득한 도서이다. 카뮈의 작품들이 어렵다 느끼는 분들과 카뮈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카뮈의 철학을 통해 부조리를 이해하고 진정한 삶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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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옳았던 그들의 황당한 주장 - 과학사를 바꾼 위대한 이단아들의 이야기
이경민 지음 / 닥터지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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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를 바꾼 위대한 이단아들의 이야기

시대를 앞서간 아홉 명의 과학자들의 「결국 옳았던 그들의 황당한 주장」은 당시엔 어이없는 황당한 주장으로 여겨졌으나 시간이 흐른 후 옳다는 걸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을 담아 놓았는데 알고는 있었지만 그러한 과정까지는 세세히 몰랐던 터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도서였다.

지금은 당연한 상식으로 알고 있는 과학적 진실들은 '오류를 바로잡을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의 손이 병을 옮긴다는 황당한 주장' 속 이야기 중 '손 씻기로 감염병을 퇴치하다' 편은 예전에 처음 접했을 때 너무 어이가 없었다. 지금은 손 씻기가 기본 중의 기본이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의사의 오만한 위상은 여전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 당시 산모들의 어이없는 죽음의 원인과 두려움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 헝가리 출신의 산과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는 시체의 부패한 물질이 의사의 손을 통해 산모에게 옮겨져 산욕열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이런 그의 주장은 의사들은 자신의 고결한 손이 산모에게 죽음을 옮긴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분이 가장 어이없긴 했지만 세균의 존재조차 몰랐던 시대임을 생각하면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안타깝게도 제멜바이스의 노력과 성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모함과 냉대로 극심한 스트레스의 끝은 결국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1860년대 파스퇴르에 의해 발효와 부패의 원인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생물임이 밝혀지며 향후 세균설 확립의 과학적 토대가 된다. 이후 영국의 외과의사 조지프 리스터에 의해 제멜바이스의 주장이 재평가되며 의학계에 받아들여진다. 감염 예방이라는 개념이 부재했던 당시, 리스터는 파스퇴르의 연구를 통해 화농이 공기 중의 미생물에 의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화학적 소독을 시도하게 된다. 이런 석탄산 소독법은 외과 수술 후 감염률을 극적으로 끌어내리며 환자의 생존율을 높였다. 이를 계기로 19세기 후반 멸균 수술의 시대로 이어지며 20세기 후반부터 의학계는 제멜바이스가 요구한 손 씻기를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시스템으로 구축했다고 한다.

- 제멜바이스의 생애는 이러한 인간 본연의 오만과 오류에 대한 경고로 남아, 현대 의학이 끊임없이 자기반성과 시스템 개선을 이어가야 함을 일깨웠다. p 72

시대를 앞서간 과학자들이 사회적 조롱과 배척 속에서도 과학적 진실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음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과학을 좋아하는 자녀와 함께 읽기 좋은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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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관객 - 분더비니 뮤지컬 에세이
분더비니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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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만 분명 존재했던 순간을 기록하는 사람,

모태 연뮤덕 분더비니의 첫 번째 그림 에세이

사람은 누구나 본인이 좋아하는 일엔 열정적이다. 나의 경우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해서 카페 갔다가 집에 오면 카페에서의 그 즐거움이 계속 남아 있어 활발하게 무언가를 한다. 카페를 가지 않는 주말엔 집에서 하는 것이라곤 별로 없다. 이상하게 집에선 집중이 안 되어 책 읽기도 쉽지 않다 보니 카페를 가지 않는 주말엔 거의 무기력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자는 스스로 연극, 뮤지컬 덕후라고 칭한다. 나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싫어하진 않지만 일부러 찾아서 관람하는 편은 아니다. 애들이 어렸을 땐 아동용 연극을 가끔씩 관람했었다. 내가 본 가장 재미있는 연극은 '룸넘버 13'이다. 얼마나 웃기던지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리고 당첨되어 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애들 때문에 1부만 겨우 봤었다. 너무 아쉬웠었고, 괜히 애들 데리고 갔나 후회도 되었다. 오페라는 지역 오페라 축제 기간에 직접 예매해서 몇 번 봤었고, 피켓팅의 경험도 있는데 그건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공연 예매 건이다. 결국 예매는 실패했는데 당일 밤 12시 넘어까지 열심히 광클릭을 해서 취소표를 건질 수 있었다. 그때의 쾌감은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팬이라면 다 알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연극에 대한 열정이 진실하게 다가왔다. 나는 어릴 때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서 남들 앞에 나가서 뭘 하는 게 극도로 싫고 두려웠던 터라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꿈을 키운 저자가 참 용기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은 일인데 하여튼 어릴 때의 나는 그랬다.

수신인이 없는 편지는 너무 슬픈 내용을 담고 있었다.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불행한 죽음은 더욱더 가슴이 아프다. 진솔하게 써 내려간 글을 읽으며 저자의 진심이 잘 느껴져 내가 책 선택을 잘 했구나 싶었다.

이 책을 읽으니 나도 연극과 뮤지컬 관람에 관심이 생겨 버렸다. 워낙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이 또한 혼자서 관람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정말 본인이 좋아하는 곳엔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는 카페에서 큰돈을 쓰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주말이면 카페를 간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공연은 기를 쓰고 예매를 하려고 하는 걸 보면 나 역시나 그런 사람이다.

책 제목도 참 잘 지었고 내용은 더 좋았던 도서이다. 분더비니님, 두 번째 그림 에세이 기다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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