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마이클 무어 지음, 이규리 옮김 / CRETA(크레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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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소크라테스부터 현대의 비트겐슈타인까지, 한 권으로 엿보는 지금까지의 철학!

철학은 통상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평생에 걸쳐 이루어낸 사상을 단기간에 이해하려는 것부터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다양한 철학자와 그 사상이 궁금하여 선택한 도서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는 철학 개념 중 50가지'를 선별해 담아 놓았다.

역시나 철학은 쉽지 않음을 느끼게 해 준 도서였지만 그만큼 또 철학 개념을 간단 명료하게 이해시켜 준 도서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현실에서 철학이 미치는 영향이 일반인들에게는 크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써 철학 개념을 알려고들 하지 않는데 나 또한 독서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그러했을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는 격언의 기원은 계몽주의 시대나 르네상스 시기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프로타고라스의 이 언설은 긍정적 의미만 내포하는 것이 아닌 절대적 사실을 부정하는 것과 무엇이 옳은지 또는 최선인지는 신들이 알려준다는 믿음을 부정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 언설의 전문은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존재하는 만물의 척도이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는 만물의 척도이기도 하다.'라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그저 검색을 통해 알게 된 매우 단순한 의미로만 알고 있었기에 인간 만물 척도론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플라톤 철학까지 살펴보아야 했고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음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소리테스 역설은 무척 흥미진진한 철학으로 '모래 한 톨도 더미가 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매우 복잡하며 다양한 난제를 품고 있는 소리테스 역설은 진정한 앎이란 가능하지 않다는 근거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무척 유명한 '플라톤의 동굴 우화'도 만날 수 있었다. 플라톤 국가 제7권에 등장하는 동굴 우화를 간단히 살펴보며 의미하는 바를 하나씩 짚어 나갔다.

'에피쿠로스의 죽음을 향한 두려움에 대한 관점'도 흥미로웠다. 육신의 죽음은 우리의 끝이며, 연회의 비유로 살펴보는 죽음을 통해 살짝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외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인론, 범주론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과 철학적 난제까지 살펴볼 수 있는 도서였다. 때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그림과 함께 내용 요약과 비교본도 잘 되어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서로 닿아있는 철학 사상이었고, 다른 개념들과도 연결되어 있음에 겹치는 부분도 있어 내게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철학의 50가지 핵심 개념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철학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마구마구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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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
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 지음, 사라 노트 그림, 김희정 옮김 / 북스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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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

그리스 비극은 곧 연극의 기원, 특히 희곡의 기원과도 일치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문학의 기원이자 예술의 기원이기도 한 그리스 비극을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의 작품 8편과 사티로스극(익살극) 1편, 희극 1편을 이 책을 통해 읽어보았다. 원전을 간추려 동화책 형식으로 각색하였고, 삽화도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 원문이 궁금한 분들은 완역본을 추천하고 있다.

아이스킬로스의 '페르시아인들'은 고대 아테네 비극 중 하나로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을 소재로 한다.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인 수사에는 남자와 여자, 노인과 어린이가 살고 있었는데 전쟁을 치르기 위해 남자들이 모두 떠나 조용하고 한산한 도시가 된다. 남자들이 언제 돌아올지, 전쟁의 승패는 어찌 될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함에 불안과 두려움의 침묵이 도시를 가득 메운다. 그들의 왕 크세르크세스 대왕의 어머니이자 다리우스 대제의 미망인인 아토사 태후는 원로들을 찾아가 꿈 해몽을 부탁한다. 분명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꿈이었지만 원로들은 차마 정직하게 얘기하지 못하고 꿈은 꿈일 뿐이라며 태후를 안심시키기 바쁘다. 그때 전령이 다급히 나타나 전쟁 상황을 전한다. 결국 불길한 꿈이 맞았음을 알게 되지만 크세르크세스대왕이 생존했다는 소식에 태후는 안도한다. 전쟁에서 패한 가장 큰 이유는 페르시아의 안일함도 있었지만 결코 전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리스의 용맹함이 아니었을까. 패전 소식은 곧 전 도시로 퍼졌고 제국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다리우스대제의 영혼을 불러내기로 한다. 다리우스는 원로들에게 페르시아가 이제 더 이상 전쟁을 선포하지 않고 자국 번영에만 전념한다면 영광스러운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초라하고 지친 몰골로 수사에 돌아온 크세르크세스는 원로들의 원망의 눈빛에 변명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크세르크세스의 비열하고 신중하지 못한 모습은 결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의 자격이 없음에도 여전히 옥좌에 앉아 명령이나 하는 모습이 참 한심하고 어이없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다 보니 그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솔깃해진다. 내가 처음 접한 그리스 로마 신화는 동화책이었고 이 책 역시나 비슷한 구성에 옛 기억이 새록 떠올랐다.

그리스 비극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작품 속 주인공의 불행을 다루면서 그 이면에 있는 인간의 오만과 한계, 욕망 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현재에도 여전한 인간의 본성으로 어쩜 이다지도 변함이 없을까 신기했다.

연극 문화의 시초이자 서양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연극은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시기까지 약 1,200여 편 정도가 공연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지금까지 전해오는 작품은 33편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시대의 오락인 연극이 지닌 가치는 인간의 삶에 대한 고뇌와 성찰 및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탐구 정신에 있음을 저자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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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나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 쇼펜하우어의 인생에 대한 조언(1851) 라이즈 포 라이프 2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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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책을 즐겨 읽는 요즘이다. 냉철하면서도 고독하고 뭔가 이율배반적인 느낌의 '쇼펜하우어의 인생에 대한 조언'은 나처럼 친구도 별로 없고 사람 만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에겐 힐링이 된다고나 할까, 위안이 된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런 글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뭔가 용기도 주고, 인생 살아보니 쇼펜하우어의 말이 맞는다고 동조할 수밖에 없음에 계속 찾아서 읽고 또 읽는 것 같다. 인생은 어차피 홀로서기라는 걸 나이가 들면 들수록 느끼게 되어 더 열심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요즘이다. 인간관계 다 부질없고 그런 것에 시간 낭비하고 싶지도 않다.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쇼펜하우어의 책과 달리 아무 주석 없이 원문 그대로 실었다는 점이다. 쇼펜하우어의 몇몇 책을 읽어봤지만 저자의 견해가 들어간 재해석 된 책은 정말 내용이 실망스러웠다. 다소 난해한 문장들의 쇼펜하우어의 글을 독자 스스로 의미를 해석하게 내버려둔 이 책은 내용이 만족스러움에 진정 나 스스로가 쇼펜하우어의 글을 읽고 깊은 생각과 고민에 빠져들 수 있었다.

행복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쇼펜하우어가 말하길 '고통은 적극적인 것, 즉 사실 그대로 느껴지기에 '고통 없는 상태'가 행복의 기준이 된다. 이 고통 없는 상태에 지루함마저 없다면, 행복의 본질적인 조건이 충족된 것이다.'라고 했다. 쇼펜하우어를 알기 전의 난 고통과 최대한 멀어지는 게 행복이라 생각했다. 쇼펜하우어를 만나면서 쇼펜하우어식 행복에 대해 사색하며 그의 의견에 점점 동화되어 가는 나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와 그에 다다르기 위한 방법을 조금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서평은 짧지만 책 속 내용은 너무 알차고 귀하니 부디 정독하길 권한다. 나는 필사까지 생각하고 있다.

세상의 온갖 번뇌와 고민에서 해방되고자 그 길을 찾는 분들과 마음이 헛헛한 분들에게도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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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 현대판 단테의 『신곡』 오에 컬렉션 5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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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구원과 재생의 소설!

단테의 신곡을 읽은 적이 있는데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현대판 단테의 신곡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도서이다. 다소 두툼한 두께 속 소설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리운'이란 단어가 풍기는 아련함이 읽기도 전에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다소 어려울 거라는데 과연 내가 잘 이해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소설 속 등장인물을 차례로 메모를 우선해 두며 읽는 버릇이 있다. 아니 그래야지 뭔가 편안함을 느끼며 헷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게 소설이다. 이는 나의 방식이기도 한데 읽는 즉시 모두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나고 자란 숲의 골짜기 동네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이동생으로부터 온 전화의 내용은 기이 형이 대규모 사업을 벌였는데 그 결과가 불안하다며 그의 아내인 오셋짱이 의논을 하러 방문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주인공은 기이 형을 처음 만났을 당시를 회상하며 그와의 추억을 풀어놓는다. 기이 형은 주인공보다 다섯 살이 많은 인물로 그를 처음으로 가까이 보곤 이렇게 아름다운 소년도 있구나 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는 마른 잎으로 몸을 뒤덮고 낡은 우편배달부 모자를 쓴, 갈색 수염으로 덮인 얼굴로 변했다며 그의 아내는 반박한다. 기이 형과의 일화를 뒤로하고 어느덧 결혼하여 한 가정을 꾸린 주인공을 만난다.

- 그것을 계기로 비로소 기이 형은 이미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읽고 연구한 핵심이었던 단테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p 54

책 말미에 '작가의 말'과 '해설'을 통해 이 소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 본인에게 특별한 이 소설은 기본적인 톤을 모양 잡는 소재로서는 벌써 단테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단테를 지속적으로 읽어 가는 것으로 가까스로 대항 가능할 정도의 위기를 겪었음을 인정하며 소설의 탄생 배경을 밝힌다.

천천히 숨 고르기 하면서 읽기를 추천하는 도서이다.

문화충전200 카페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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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행위 - 부서지는 인간, 활자 너머의 어둠 오에 컬렉션 2
오에 겐자부로 지음, 남휘정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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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는 인간 - 활자 너머의 어둠

이 책은 '독서에 의한 경험은 진정한 경험이 될 수 있는가, 독서에 의해 훈련된 상상력은 현실 속의 상상력일 수 있는가'라는 스스로의 물음에 저자는 독서로 단련된 상상력은 확실한 실체로 존재한다는 답을 내린다. 작가 스스로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자 확답, 독자들에 대한 선험자로서의 제언이 담긴 책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읽는 걸 좋아하지만 저자와 같은 질문을 해 본 적이 없기에 매우 신선한 주제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래서 생경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다소 모호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것이 독서 경험에는 들어 있는 듯하다. 또 현실로 향하는 상상력의 근원에서 독서로 단련된 상상력은 결코 맥없이 물렁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실체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글 읽는 행위에 불과한 독서 경험으로 얻어지는 상상력은 생명을 북돋는 것이며, 현실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자가 지닌 상상력과는 다른 뿌리를 갖고 있다는 의식도 완전히 떨쳐 버릴 수는 없다. p 14

저자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책과 현실 생활 사이에 이어진 연결 통로를 확실하게 끊어 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죽음은 활자로 읽었던 어떠한 죽음과도 비슷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이에 죽음이라는 단어가 실은 동일한 실체를 뜻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 버려 타인에 의한 죽음이라는 말이 책에 나오는 죽음이란 활자처럼 가공의 단어로 느껴졌다고 한다. 감정의 유무에 따른 죽음이 지닌 의미는 이렇게나 다르게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나와는 반대로 활자로 인쇄된 것이 아닌 이야기는 그대로 받아들여 가공이 아닌 현실 그 자체라 믿었다 말한다. 골짜기 마을의 역사 이야기는 계속 저자의 인생에 깊숙이 파고들어 때때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 나는 골짜기 마을 사람들이 고양감과 상상력을 해방시켰던 옛이야기를 모두 거짓말이라고 거부하는 이들과 함께 현실에서 뒤섞여 미래를 살아야 한다는 두려운 예감으로, 이러한 현실 세계보다 완전한 가공으로서의 책이 더 낫다고 깨닫게 된 것이었다. p 40

이 책을 읽으니 불현듯 나의 어린 시절 소문이 떠올랐다. 내가 책을 좋아하기 전 유년 시절 학교에서 떠돌던 괴담 이야기가 나를 엄청난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적이 있다. 유독 실체가 없는 귀신 이야기는 혹여나 그 존재가 나의 눈에 띌까 하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기우가 컸다. 사실 그것은 그저 생각으로만 존재할 뿐이었지만 말이다. 캄캄한 골목길을 유달리 싫어하고 무서워한 이유도 하필이면 그때 떠오르는 귀신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읽는 행위와 듣는 행위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상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읽는 행위에서 보다 듣는 행위에서 더 상상력이 발휘되었던 것 같다.

- 나는 이제까지 반복해서 이야기한 것처럼, 진정한 말을 상실하면서 활자 너머 어둠을 향해 나 자신을 추방시켰다. 그리고 한번 그 세계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만나는 것들을 새로운 현실 세계와 대조하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p 52

조금은 난해하기도 한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직접적인 고백이 담긴 도서이다. 그 고백의 매개 역할이 되는 숲은 그가 숲속 골짜기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인데 저자에겐 그곳이 가장 자연스러운 환경이었다고 한다. 저자에게 있어 읽는 행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그의 작가 정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문화충전200 카페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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